영의 달 – 9화 / 드라마 웹소설 추천

– 영의 달 – 9화 / 드라마 웹소설 추천

영의 달 -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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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9화 / S#1 고은동 골목 [낮] ————-

비참했다. 저 사모님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우리 엄마가 무릎을 꿇고 빌었어야 했을까…

바보…

그냥 다른 일 구하면 될걸 꼭 이 집에서 일했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을 텐데 왜… 바보같이…

영은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양희의 말처럼 여자 두 명이 먼저 집으로 들어갔고 은성은 반대쪽 길가를 한번 쳐다보고선 두리번거리더니 사고 난 현장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나서 차는 차고로 들어갔고 이후 나온 사람도 없었다.

양희 : 마지막까지 메이드들은 식구들 눈에 띄어서는 안된다는 말이 생각나 뛰었겠지… 은성 씨는 그런 사람이니…

영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영 : 아뇨. 엄마는 누명을 쓴 거예요. 누명을 쓰고 쫓겨나고 혹시나 누명 쓴 사람이 쫓아올까 봐 겁을 먹고서 뛰어간 거라고요!

아직 동트기 전 어둠이 한가득인 건물 뒤편. 영의 외침이 공허하게 울렸다.

양희 : 얘가 미쳤나 봐.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누가 그래 누명이라고! 은성 씨 일은 안타깝지만 누명 때문에 죽은 건 아니야!

영 : 아니요… 제가 들었어요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영은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눴던 이야기를 양희에게 이야기했다. 양희의 두 눈이 반짝였다.

양희 : 이모, 고모라… 누군지알겠네.
이모님은 사모님 동생일 테고, 고모님은 상무님일 텐데…

두 분이 장례식장을 다녀가셨다는 거지?
그럼 지금까지 식기를 빼돌렸다가 가져다 놓은 사람이 이모님이라는 건데…

내부자가 있다 보다 이모님을 도와주는…
근데 뭐 그럴 수 있지.
근데 얘. 억울하게 누명 쓴 건 썼다고 지차. 그래도 이게 은성 씨가 죽은 결정적인 이유는 될 수 없어.

혹여나 이상한 생각은 하지 마.
당연 엄마를 잃은 슬픔에 무엇인가 이유라도 찾고 싶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이제 와서 이모님을 찾아가서 따져봤자 범인이 아니야. 사고잖아.

영 : 하지만… 하지만…

양희 : 네 맘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죽음에 결정적으로 관련된 사람들도 아니고. 억울하다고 표출해 봤자 이미 지난 일이기 때문에 들어줄 사람들도 아니야.

너와 은성 씨 가족들한테는 비극적인 일이지만.
거듭 이야기 한 것처럼 그 사람들한테는 그래서?
죽음에 직접적인 관련된 일도 아니고. 억울하게 누명 쓰고 퇴직당했다고 쳐.

하지만 임금이나 이런 건 다 깨끗하게 처리했는데 왜?라는 반응일 거야…

어휴… 아직 어려서 세상을 잘 모르겠지만… 세상이 그래 얘야…
내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도 해줄 수 있는 것도 이게 끝이다.

이제 돌아가 그리고 억울한 부분은 머릿속에서 지워. 계속 생각해 봤자 너만 힘들 거야. 그럼 난 그만 갈게.

양희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고선 이번에 나갈 때는 스카프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고 코드만 다시 한번 점검하고선 영을 혼자 둔 채 들어왔던 문으로 다시 돌아나갔다.

영의 달 -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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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양희의 말이 맞다.

지금 주차장에서 봤던 그 사람들을 찾아간다고 해도 은성의 죽음을 그 사람들에게 물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

죽음에 대한 사과를 받는 게 아닌, 눈 감는 순간까지 억울했을 은성에게 사과하게 할 것이다. 꼭 그럴 것이다.

영은 두 주먹을 꼭 쥐었다. 어떻게 해서든 그들에게 닿아서 은성 앞에 무릎 꿇리겠다고.

영의 달 – 9화 / S#2 금성의 집[밤] ————-

고은동에서 돌아온 영 은 금성이 퇴근하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가만히 방안에 앉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주 그룹.

전자기기부터 자동차, 의류까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고 각 집마다 주 그룹 관련된 물건이 하나쯤은 있는 대기업 중에 대기업.
은성이 그런 집에서 일했다니.

그런 집은 음식 만드는 사람이라도 급여는 많이 줬겠지?

그래서 은성이 그렇게 빌고 빌었던 것일까?

양희가 보여줬던 동영상을 받고 싶어서 양희에게 동영상을 줄 수 있냐 문자를 보냈지만 ‘NO’라고 답변만 왔을 뿐.

양희는 더 이상 영과 연락하고 싶어 하지 않는듯했다. 답답하다.

그 사람들과 엮이려면. 아니 그 사람들은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 집에 취직을 할까?

아니 취직을 목적으로 그 집에 들어가 은성의 억울함을 이야기해 봤자 그런 사람들이 순순히 미안하다며 은성의 앞에 무릎을 꿇어주지 않을 것 같다.

똑같이 쫓겨날 것이 분명했다.

시간이 충분히 흐른 뒤 이야기한다고 해도 양희에게 들은 바로는 일정 기간 이상 일할 수가 없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 집에 들어가 봤자 사전조사를 하는데 시간을 다 써버릴지도 모른다.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완벽히 준비해 그 집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아낸 뒤에 차근차근 은성과 똑같이 비참하게 만들어야 속이 시원할 거 같았다.

‘똑똑’ 금성이 영의 방문을 두드렸다.

금성 : 영아 나 밖에 계단 청소 좀 하고 올게 그러고 나서 저녁 먹자 찌개는 끓이고 있으니까 금방 다녀올게. 하여튼 이 빌라 사람들은 이런 건 정말 돈 아낀다니까 요즘은 집집마다 돈 모아서 청소업체 맡긴다던데

구시렁거리며 금성이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이제 시작인데 갑자기 당장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다.

차근차근 다시 계획을 세워서… 청소?
그래 청소다.

청소부로 취직하는 거다.

그 집에 청소부로 들어가는 게 아닌 회사로 가는 거다.

아침이든 밤이든 그 사람들을 마음껏 염탐할 수 있는 곳.

그 사람들 곁에 계속 맴돌아도 신경 쓰지 않을 위치.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100전 100승이다. 우선 그들의 곁에 먼저 가는 게 순서가 맞는 것 같다. 이제야 길이 보이는듯한 영의 눈에 확신이 들어섰다.

금성 : 아휴 추워. 5층밖에 없어서 다행이지. 더 높은 집에 살았어 봐 계단 비질하는데 한세월이겠다.

영 : 이모 밥 먹자!

금성 : 웬일이야 오늘도 안 먹겠다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래도 기분이 좀 나아졌나 보네?

영 : 응! 이모 고마워~

금성 : 왜 이래~ 나도 고마워 기운차려 줘서~

영과 금성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

moon in dark night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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