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8화 / 드라마 웹소설 추천

– 영의 달 – 8화 / 드라마 웹소설 추천

영의 달 -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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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이 출근 준비를 위해 막 일어난 시각.

영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신발을 신고 있었다.

금성이 눈도 다 뜨지 못한 채로 방 밖을 나오는 모습을 본 영은 아침 일찍 산책하고 오겠다며 출근 잘하라는 인사를 하고선 지하철역으로 빠른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다.

영은 이제 나의 인생은 여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빠르고 정확하게 발길을 옮겼다.

영의 달 – 8화 / S#1 고은동 골목 [낮] ————-

이르다면 이른 아침 시간 지하철에 수많은 사람들을 뒤로한 채 영 은 어제 지났던 길목으로 다시 들어섰다.

사람 한 명 없던 낮과 달리 출근시간이라서 그런지 간간이 이곳저곳 골목길에서 흘러나오는 차량들을 보였다.

하지만 많은 숫자들은 아니었다.

지나치는 사람들과 차들은 구석구석 살펴보던 영은 카페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카페 오픈 시간은 9시라고 적혀있었다. 뭘까.

문자를 보낼 때 시간을 잘못 적어놓은 걸까? 다시 전화를 해봐야 할지 문자를 보내야 할지 핸드폰을 보고 고민하고 있는 영의 손목을 누군가 낚아챘다.

영 : 아야! 누구세요??

? : 쉿! 조용히 하고 따라와

아침해가 뜨기도 전인데 스카프를 둘러쓰고 선글라스를 쓴 여자가 영을 잡아 이끌어 카페 뒤쪽 건물 출입구로 보이는 곳으로 잡아 이끌더니 뒷문을 통해 외부 창고로 보이는 곳으로 데려왔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의 검은색 코드와 낮은 높의 구두. 스카프를 제외한다면 뒷모습만 보면 직장인처럼 보이는 행색이었다.

마른침을 삼키며 따라온 영은 문자 보낸 사람이 분명하다는 느낌으로 아무 말 없이 뒤따랐다고.

영을 잡아 끈 사람은 뒷골목에 도착하니 선글라스를 벗고 누가 있는지 고개를 들고 이곳저곳을 살피고선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선 스카프까지 벗어 코트 주머니 속으로 넣었다.

? : 겁도 없이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전화를 걸면 어떻게 해?

영 : 아… 죄송합니다. 저 근데…

양희 : 김양희라고 해. 은성 씨 딸이라고? 만나서 반갑다고 하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만나서 반가워.

영 : 아… 네… 안녕하세요.

양희 : 인사도 없이 다짜고짜 끌고 와서 미안해. 이 동네 보기보다 보는 눈도 많고 소문은 또 빠르거든 무례한 행동에 대해서는 사과할게 정말 미안.

스카프와 선글라스를 멋은 양희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외모였다.

full moon during nigh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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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처럼 뒤로 빗어 고정한 머리와 진하지도 옅지도 않은 화장 마르진 않은 건강해 보이는 몸.

최고로 본다면 50대일 수 있겠으나 최저로 본다면 30대일 수 있겠다 싶은 외모였다.

양희 : 이 아침에 불러낸 것도 그 때문이야. 보는 눈이 없는 것 같아도 낮에 만나기엔 너무 위험부담이고.

이 동네는 이 시간이 쉬는 시간이나 똑같거든. 출근할 사람들은 다 나가고 집에 있는 사람들은 아침식사하고 다시 잠들거나 운동하느라 바쁜 시간? 그래서 보는 눈이 제일 작아. 뭐 때문에 연락한 거야?

영 : 엄마… 때문에

양희 : 은성 씨 일은 나도 들었어. 듣고 나서 많이 놀랐고

장례식장에 가보려 했는데 어디다 물어보고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몇년을 같이 일했는데 은성씨 번호 말고는 나도 아는 게 없더라고. 그래서 못 가봤어 미안. 잘 보내줬지?

영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양희 : 참 순하고 좋은 사람이었어. 불평불만도 할 줄 모르고 그저 네~네~ 지각도 한 번 없었고 늦게 끝나면 늦게 끝나는 데로 일찍 끝나면 일찍 끝나는 데로 그냥 묵묵하게 일만.

상주 도우미인 우리들보다 집은 더 빠삭하게 잘 알고 음식 말고도 청소도 잘했어.

영 : 그럼 엄마가…

양희 : 은성 씨가 무슨 일을 했는지 전혀 모르는구나? 생각보다 매정한 딸이네.

은성 씨는 제이. 유. 그룹 즉, 주 그룹 오너가 집에서 식사 일을 주로 맡아서 하는 출퇴근하는 도우미였어.

요즘은 고급 지게 메이드라고 부르기도 하지. 난 메이드들 총괄하는 실장직.

보안을 위해서 모든 메이드들은 출퇴근이 아닌 상주하면서 일하고 5년 이상 근무할 수 없어. 나도 이제 3년 차이고.

그런데 은성 씨는 예외였어.

자세한 건 나도 모르지만 10년 전쯤 갑자기 사람이 그만두는 바람에 1달 정도만 예비로 일하게끔 하려 했는데 음식 솜씨가 좋아서 계속 일하게 되었다는 정도?

정원관리사분들 본관에서 근무하는 메이드들 말고 은성 씨처럼 음식만 담당하거나,

분리수거만 담당하는 메이드들은 식구들하고 얼굴도 말도 섞으면 안 되는 것이 규칙이라

사모님 말고는 메이드가 몇 명이 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

영 : 근데 엄마가 왜…

양희 : 흠… 은성 씨가 죽은 건 사고라고 들었는데?

영 : 네 사고가 맞기는 한데 왜 갑자기…

양희 : 음 우선 내가 알고 있는 걸 말해줄게. 대신 내가 이야기해 줬다는 건 어디 가서든 말하면 안 돼. 나도 밥줄 끊어지고 싶지 않거든.

영 : 네…

양희 : 우선 사고 날 갑자기 은성 씨가 퇴직당하게 된 건 맞아.

그날 내가 외부 일정을 전달받아서 자리에 있지는 못해 당시 상황은 전해 듣기만 했는데.

여름때 부터 음식 준비하는 주방이 있는 별관에 있는 찻잔이나 고급 식기류를 보관해놓은 찬장에서 1-2세트가 없어지기 시작했어.

그 찬장에 있는 식기류들은 접대해야 하는 손님들 오시거나 하지 않는 이상 꺼내지를 않거든.

워낙 종류도 가짓수도 많다 보니까 사모님도 처음에는 몰랐는데 골고루 한 세트씩 없어지지 뭐야? 그래서 이상하다 생각하고 있어서 재고를 체크해 보면 또 정상이고

그래서 그냥 다들 하도 맨날 보니까 기분 탓인가 보다 했지.
그런데 그날 저녁식사가 끝나고 갑자기 사모님이 별관에 들어오시더니 식기류들 재고를 확인하시기 시작했데.

근데 정말 재고가 모자랐다는 거야 그것도 사모님이 아끼는 찻잔세트가 통째로 없어진 거지. 그때 바로 은성 씨가 쫓겨난 거야.

영 : 우리 엄마가 그럴 리가 없는데 하루아침에 사람은 왜…

양희 : 증거는 당장 없었겠지. 은성 씨 짐에서 찻잔세트가 나왔을 리도 없었을 거고 당연히?

근데 보안 때문이라도 사람을 일정 기간만 두고 갈아치우는 집에서. 별관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 출퇴근하는 사람은 은성 씨뿐이었어. 그러니 당연히 은성 씨가 의심받겠지?

( 중주 : 난 정말 다음 주에 가져다 놓으려고 했는데… ….혹시나 오해 있으면 가는 길에 마음 풀라고)

양희의 이야기를 듣는 은성의 머릿속에 장례식장 앞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그 사람들의 말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 그래… 엄마는 그 여자 때문에 도둑으로 몰렸고… 그 때문에 쫓겨났고… 나쁜 일을 당할까 봐 그 빗속에서 허둥거리다 넘어진 거야… )

양희 : 얘. 그렇다고 이상한 생각 말아. 그냥 퇴사하는 걸로 마무리하고 찻잔 값은 받지 않겠다고 그러셨다 하더라.

나도 솔직히 사람이기 때문에 은성 씨가 죽기 전에 쫓겨나다시피 퇴직당하고

혹시나 사모님과 싸움이 있었나 싶어서 몰래 현관 앞 CCTV도 봤는데 아무도 네 엄마한테 손찌검하거나 한사람 없었어.

영 : 근데 엄마는… CCTV 속 엄마는 뭐에 쫓기는 사람처럼 뛰어다녔어요. 누가 나쁜 짓을 하려고 쫓아오거나 하지 않았을까요?

양희 : 아니? 그럴 일이 없지. 그때 당시 현관문 앞에는 은성 씨, 사모님, 사모님 전담 메이드밖에 없었거든… 쫓기는 사람처럼 뛰었다라… 그럼 답은 이걸 꺼 같아. 은성 씨가 가고 나서 3-4분 뒤에 회장님 차가 도착했거든. 아마 회장님과 마주칠까 싶어서 뛰어갔겠지. 어휴 말로 해서 뭐해 그냥 이걸 봐.

양희는 본인의 핸드폰을 보여줬다. 그 안에는 현관문 앞에 있는 CCTV의 영상이 담겨있었고. 은성이 죽기 전 마지막 모습이 담겨있었다.

full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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