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4화 / 드라마 웹소설 추천

– 영의 달 – 4화

아직 미성년자인 영 이였기 때문에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턱없이 작았다. 금성이 있어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변변치 않았던 생활 때문에 보험도 제대로 들어놓지 않았던 터라 영화나 드라마처럼 몰랐던 어마어마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상황은 없었지만

은성의 앞으로 실비보험이 한 개 들어져 있었고 상해로 사망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으나 금성의 권유로 며칠 있으면 성인이니 영이 성인인이 된 이후 직접 지급받기로 하였으며

현재 살고 있던 월셋집도 정리해 금성과 집을 합쳐 살기로 하였다.

금성도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혼자보다는 둘이 나을 테고 상황을 전달받은 집주인이 다행히도 곧바로 영의 통장으로 보증금을 입금해 주기로 하였고

당장 집을 내놓은 상황도 아니고 지금은 이사 철도 아니니 세간살이는 넉넉히 한 달 이내에 정리하라고 충분한 시간을 주셔서 보증금에서 한 달 치 월세를 제외하고 받았다.

집 정리 또한 금성이 도와주기로 하였으나 짐도 많지 않았고 가구들이나 세간살이 모두 버리기로 하여 영의 옷과 진형과 은성의 유품 외 챙길 것이 많지 않아 영이 짐을 싸놓으면 금성이 차로 데리러 오기로 하고 영이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영의 달 -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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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4화 / S#1 영의 집 [낮] ————-

일주일 정도 집을 비운 것뿐이었는데 작은 대문을 열기 전 벌써부터 한기가 느껴졌다.

무엇이든 사람 손을 타면 망가져버리기 마련이지만 집은 반대로 사람 손을 안 타면 망가진다는 은성의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심호흡을 한 뒤 영이 집으로 들어섰다.

마당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마당은 오늘따라 너무 커 보였다.

눈으로 한번 스캔을 한 뒤 현관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당기니 힘없이 끼이고 거리는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영 : 현관문도 안 잠그고 갔구먼. 뭐 가져갈 건 없지만… 정신없었을만하지

살짝 현관문을 열고 신발장으로 들어선 순간 영은 눈을 의심하고야 말았다.

작은 신발장의 문도 열려있었으며 바로 보이는 주방 식탁 위에 온갖 접시와 냄비들이 늘어져있었으며 싱크대 상 부장과 하 부장 모두 열려있었다.

영 : 할머니…?

혹시나 집주인이 집에 먼저 들어와 정리를 시작한 것인가 생각 들었지만
그렇다면 직접 도와주겠다 이야기를 할 성격의 집주인이었기에 영은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 순간 방 안에서 ‘쿵’ 무엇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고 영은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고 말았다.

영 : 누… 누구세요…?

그 순간 방의 문이 열렸다.

clouds under full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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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 : 어… 영아 왔니?

영 : 하… 아니 작은아빠 뭐 하는 거야? 나 진짜 도둑 든 줄 알고 깜짝 놀랐잖아. 언제 온 거야 어떻게? 현관문은 작은아빠가 연 거야? 아니 왜 연락도 없이

진성 : 아 미안해. 나 한국 들어오자마자 바로 집으로 왔어 연락을 먼저 했어야 했는데 공항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렸나 봐. 짐 정리는 할 거 같아서 도와주려고 집으로 먼저 왔어. 대문이란 현관문 다 열려있더라

영 : 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아니 짐 정리한다고 지금 물건을 다 꺼내놓은 거야?

진성 : 정리는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미안하다 내가. 형수부터 해서 내가 다 옆에서 도와줬어야 하는데 비행기 편이 마땅치가 않았어. 하던 일도 정리하고 오려니까 시간은 하염없이 가버리고 정말 미안해

영 : 아니야… 할머니도 다녀가셨었어… 이모가 많이 도와줬고… 나도 짐 정리하려고 온 거야

진성 : 어… 그랬구나 다행이다… 우선 영아 물건 챙겨 할머니 집으로 가자

영 : 아… 아니야 나 이모네 가기로 마음먹었어… 할머니랑 작은아빠랑 있는 거보다는 이모랑 있는 게 나도 편할 거 같아서…

진성 : 음 그럴래? 하긴 내가 집에 계속 붙어있는 것도 아니니 그게 좋겠다. 짐 정리하는 거 도와줄게 뭐 뭐 챙겨야 하니?

영 : 아 아니야 내 거는 내가 챙길 수 있고. 이 가구랑 이것저것 다 웬만한 건 버리려고 해…

진성 : 그래 그럼 내가 구청 가서 폐가구 신고를 하던 뭘 하던 하고 올 테니까 정리하고 있어

영 : 어… 고마워…

진성이 급하게 집 밖으로 나갔고 한숨을 내쉰 영이 집에서 가장 큰 가방에 옷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방 한 칸, 거실, 화장실이 전부인 집.

중학교에 들어선 이후 하나 있는 방은 영의 차지였기 때문에 웬만한 은성과 진형의 물건들은 거실 서랍장에 있었고

영 또한 물건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물건 정리는 금방 끝이 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진성이 방에 있던 장롱부터 거실에 서랍장까지 모두 열어놓았기 때문에 물건 찾는 번거로움 또한 없었다.

당장 필요한 옷가지 몇 벌과 신발. 그리고 은성과 진형의 결혼반지는 이미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따로 챙길만한 것이 없었다.

가족사진 액자와 은성과 진형의 숟가락만 챙겼다.

마음 같아선 첫 혼수로 구매했다던 이불도 챙겨가고 싶었지만 이 이불을 덮고 생활하다 보면 계속해서 생각이 날 것 같아 이내 마음을 접었다.

영 : 엄마 아빠. 젓가락도 안 챙기고 숟가락만 챙겨갈게. 매년 밥은 내가 꼭 맛있게 해줄게…

짐 정리를 다 했음에도 진성은 돌아오지 않았다.

영이 내가 너무 짐 챙길 게 없긴 했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밖에서 클랙슨 소리가 들렸고금성이 도착했다.

금성의 차에 짐가방을 넣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수거가 편하도록 작은 마당에 모든 짐을 빼놓았고 손바닥에 있는 먼지를 탈탈 털어내고 현관문을 보면서 영은 마음속으로 말했다.

( 영 : 나 정말 간다. 엄마 아빠도 이 집에 미련 남기지 말고 생각하지도 말아. 진짜 잘 있어 )

차가 출발하려고 할 때까지 진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영은 집주인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친인척의 도움으로 구청에 수거 신고도 했고 대문과 현과 문도 열어놨으니 수거만 하면 된다고 알려주었고 감사했다는 말을 끝으로 통화를 종료했다.

이제 영의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었다.

full moon on a day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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