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36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36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36화
Photo by Roberto Nickson on Pexels.com

한순간  무거운 분위기로 이어 갈 수도 있었던 것을 눈치 빠른 윤혁의 도움으로 즐거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윤혁의 제의 덕분에 동네 곳곳을 영이 윤혁에게 소개해줬다.
영의 어린 시절 추억은 덤이었다.

맨처음 동네로 이사와 복잡한 골목에서 길을 자주 잃어버려, 은성이나 진형이 데리러 올 때까지 신세를 졌던. 지금은 없어진 약국 자리.

하교 후 볼펜, 공책 등 필기구 구경을 하며, 친구들과 삼삼오오 100원씩 모아 닭강정과 사탕을 사 먹었던 지금은 허름해진 문방구.

모든 것이 작아져 버린 학교의 운동장과 교실 책상들.
월급날에는 항상 세 식구가 함께했던 수제비 집에서 점심도 먹었다.

즐거웠던 어린 시절의 추억 속에서, 복잡한 현실을 뒤로한 채 영은 웃음꽃을 피웠다.
즐거워하는 영의 모습을 보며 윤혁은 본인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온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잘 지내던 영과 윤혁은 언덕 위 공원에 자리를 잡았다.
노을이 진 하늘은 한 폭의 그림처럼 너무나 예뻤다.

윤혁 : "영 이씨 꿈이 뭐에요?"

영 : "어렸을 땐 화가를 꿈꾸기도 했어요."

윤혁 : "아니 현재의 꾸고 있는 꿈이요. 바라는 미래. 하고 싶은 거."

영은 순간 주성호,주성아,안강주,안중주 이 사람들에게 끝없는 고통을 주고 관련되어있는 모든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현재 품고 있는 꿈이자 원하는 미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내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나선 한참을 노을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영 : "딱 지금만큼만. 지금처럼만 지내면 될 거 같아요. 정신없이 일하고 퇴근해서는 이모랑, 윤혁씨랑 소담 씨랑 저녁 먹으면서 오늘 하루 있었던 일 이야기하고, 직장상사 뒷말도 하고 쉬는 날엔 늘어지게 늦잡고 일어나서 책도 읽고… 바람도 한 번씩 쐬러 가고. 저는 지금이 더할 나위 없이 좋거든요.

엄마·아빠 생각에 가끔 끝없이 깊은 물 속에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면 옆에서 끌어내 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해요. 오늘도 아마 윤혁씨가 없었으면 아직도 집에 있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옛날 일들은 수없이 끄집어내서 추억하고 또 추억하고 하면서요. 가라앉고 있었겠죠.

…엄마아빠가  저한태 준 선물 같아요. 지금 제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요. 혼자 외롭지 않아도 된다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이어주신 인연들 같아요."

윤혁 : "고마워요 그렇게 말해줘서. 마음이 엄청나게. 뭐랄까. 벅차게 기쁘네요. 살면서 이렇게 마음이 두근거리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말을 들은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지난번에도 약속했지만. 영이 씨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항상 응원하고 지켜줄게요. 힘이 되어줄게요. 제가 바라는 미래가 그거거든요. 영이 씨만을 위한 기사는…좀 그렇고 응원단장 정도?"

영 : "응원단장 좋은데요? 저는 딱히 해드린 것도 없는데… 항상 고맙고 감사해요. 나중에 꼭 갚을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보답 받은 거"

윤혁 : "아뇨. 영이 씨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너무나도 큰 것을 해주고 있어요.  나, 집에서도 외롭고, 회사에서도 외로웠거든요. 학창시절을 함께했던 동창들, 동기들은 시간이 흘러 사회인이 되면서 자기 밥그릇 챙기기도 힘들어지니 연락은 점점 뜸해지고 만나기도 어려워지고,

집에서는 외톨이나 다름없고, 회사에서는 …사실…아시잖아요. 직장동료는 그 이상으로 가기 힘들다는 거. 근데 영이 씨를 만나서 정말 사람 사는 것처럼 하루하루 보내고 있어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나한테는 정말 소중한 하루하루에요. 그리고 그 어떤 친구들과도 속 깊은 이야기 나눈 적이 없거든요. 항상 즐거운 척, 행복한 척만 하고 살아서.

근데 영이 씨랑 있으면 정말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도 서슴없이 할 수 있을 만큼 온몸이 편안해지고 안정감이 들어요. 이런 행복한 시간이 오래오래 되었으면 좋겠어요. "

윤혁의 진심 어린 말이 눈빛을 통해서도 느껴졌기에 영은 윤혁의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사람사는것은 모두 똑같은 걸까, 신은 공평하다는 것이 맞는 것일까.
부모는 잃었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 영, 항상 밝아 보기만 하는 윤혁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

영은 과연 자신이 윤혁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을 없애줄 수 있는지 확신은 들지 않았지만, 윤혁이 영을 다독여주고 행복하게 해주는 만큼 윤혁에게 더 신경 써야 갰다고 마음먹었다.

영 : "제가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모습의 저라도. 이런 저라도. 윤혁씨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거라면. 윤혁씨에게 행복한 시간이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

윤혁은 기쁜 듯 환한 미소를 띠며 영의 손을 잡았다가 끌어안았다.

silhouette photo of woman during 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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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36화 / S#1  구실동 J.U.그룹 32층 회장실 [낮] ————-

대부분의 사무실은 비어있는 주말 성호는 공허함이 감도는 회사로 출근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회장직을 맡은 이후 편안하게 잠을 잔 적도 마음 놓고 쉬어본 적도 없는 성호.

집안일이라도 신경 쓰지 않게끔 흘러가면 좋겠지만, 항상 성호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신경 쓰이게는 것은 처가였다.

배우자인 강주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성호가 신경 쓰지 않을 정도의 선을 지켜가며 행동하기 시작했고, 서로 신경을 거슬릴만한 일을 만들지도 않고 대화도 걸러서 했다.

식사시간에도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강주 외 모든 처가 식구들은 선을 지키지 않기 일쑤였다.

강주가 아는지 모르겠으나 장인,장모는  개인 연회부터 여행까지 특별한 이슈사항이 있을 때마다 연락해 금전적인 것을 요구하기 일수였고

처제인 중주는 눈에 훤히 보이는 수법으로 그룹이름에, 성호의 명성에 얼룩을 만들어내기에 선수였다.

그 요구들을 들어주고, 얼룩을 닦아내는데 성호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입지를 더 굳건히 하고

이 모든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입지를 더 굳건히 해야겠다고 생각도 해봤지만, 혹시나 본인이 이 기업을 더 성장시켜나가는 만큼 요구가 커질까 한편으로 걱정되기도 하였다.

영원한 친구도, 진심을 나눌 가족도 없는 쓸쓸한 현실에  마음놓고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성호에게 그곳은 집도 아니고,  사무실이였다.

사무실 옆 비어있는 공간에 덩그러니 의자만 들여 놓은 것도 그때 문이었다.

집에 있어도 갑갑함을 느낄 때, 사무실에 있어도 혼자 있는 것만큼 편안함을 느끼지 못할 때, 아무것도 없는 방에 홀로 누워 잠을 자지 않아도 멍하니 있을 수만 있어도, 그것은 성호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휴식이었다.

하지만 영을 알게 된 이후, 오롯이 혼자만의 공간에 영을 들여놓아도 반감이 생기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의 공간,나만이 쓰던 공간에 영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직접 보지는 않아도, 느낄 수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했다.

굳이 말을 섞지 않아도 느껴지는 느낌이라는 것이 있었다.

한집에서 강주와 십수 년을 살았지만, 항상 남모르는 사람과 집을 공유하는 느낌이 들기 일쑤였으나 영은 존재만으로도 편안했다.

가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들여다보고 싶기도 하고, 일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좋겠다 생각이들어  일부러 불러내 청소하는 것을 모니터하는척하며 곁눈질로 보기도 했다.

이런속내를 들킬까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복하며 모든 일정을 회사 안에서 처리하기 시작했다.

계열사들 상황을 정확히 알려면 현장으로 가야 했지만, 현장에 가는 횟수를 줄이고 본사에서 업무처리와 회의를 진행했다.

외부에있는 시간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영과 한 건물,한공간안에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가지기는 충분했지만, 자꾸 욕심이 났다.

이성으로써, 남녀의 감정으로써 욕심이 생긴다기보다는 사람 자체가 욕심이 났다.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고 눈길이 갔다.

이것이 이성의 감정이 아니길 성호는 바랐다.

삐-.
성호는 전화기의 호출버튼을 눌렀다.

성호 : "김 실장 들어오라고 해요."

곧바로 수현이 들어왔다.

수현 : "필요하신 것 있으실까요?"

성호 : "김 실장님 수행비서. 따로 두셔야 하지 않겠어요?"

수현 : "저요? 제가요? 전 지금 딱히 불편한 게 없는데… 혹시 "

성호 : "곧바로 비서팀에 소속시키면 기존 직원들 분란이 있을 수 있으니, 김 실장 업무가 바빠 개인심부름 정도 할 사람이 필요해 옮겼다고 하는 게 좋겠네요. 참, 운전은 못한다고 하니 업무 투입할 때 참고해주세요. 고은동관련 업무를 시켜도 상관없네요. "

수현 : "어떤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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