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34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34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34화
Photo by Alex Fu on Pexels.com

영의 달 – 34화 / S#1 금성의 집 앞 [밤] ————-

영의 표정을 보고선 윤혁도 더는 캐묻지 않고선, 데려다 줄 테니 우선 집으로 가자고 영을 이끌었다.

영은 힘없이 초점을 잃은 눈으로 경찰서를 나와 윤혁과 택시를 타고 집까지 왔다.

집에 오는길에도  영은창밖만 바라보며 아무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생각이 너무 많아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드문드문 가로등이 켜져 있는, 벤치가 있는 집 앞 공터에서 잠깐 휴식을 취했다.

윤혁은 마실 것이라도 사오겠다며 편의점에 다녀왔고 심신이 불안정할 때는 차가운 것보다 따듯한 게 나을 거라며 온기가 있는 음료를 건넸다.

'참 이런 것 하나하나까지 신경 쓰다니 정말 이 사람은 마음쓰는 것도 예쁘다' 라고 영은 생각했다.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윤혁은 영의 옆을 지켜주었다.

그렇게 윤혁이 건네준 음료를 마시다 보니 차차 입이 열리기 시작하는 영이었다.

영 : "가족끼리 놀이공원에 놀러 가고, 때 되면 휴가 다니고 이런 것을 바랬을 때도 있었지만, 현실과 금방 타협하고 세 식구 떨어지지 않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생각했어요.

누가보면  일찍철이들었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철든 척 한 거였죠. 대학교에 입학도 할 수 있었어요. 합격한 학교도 있었기 때문에, 내가 대학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방이 한 칸뿐인 작은 집이 아니라 방 두 개짜리 집에서 엄마·아빠 방 내방 따로 쓸 수 있는 집으로 이사시켜 줘야겠다 항상 생각했어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내가 상상하고 그렸던 미래가…그게 다 무너진 거죠. 온 세상이 미웠어요. 행복할 기회도 시간도 주지 않는 세상이… 온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먹고사는 게 바쁘다 보니까 불행하다고,힘들어할 시간도 없더라고요. 그러다…오늘까지 온 건데… 또 세상이 흔들리는 것 같아요"

영의 어깨가 흔들리더니 고개 숙인 영의 손등에 눈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영 : "모든 것을 이겨내고 앞으로 가기 위해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잘하고 있는 거로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놓친 것도 너무 많고, 후회되는 것도 너무 많아요. 그래서 내가 잘 알았다고 스스로 칭찬하던 것도 그저 세상과의 타협이었구나 내가 착각했던 거였구나 싶어요…"

윤혁은 아무 말 없이 영을 다독여주었다.
윤혁의 따듯한 손길에 긴장이 차차 풀어졌는지 눈물이 그쳐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무거운 것은 여전했다.

윤혁 : "그런 말이 있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는 고난과 역경이 닥쳤을 때 이겨내는 힘이 있다고, 영이 씨를 봐요. 지금 정말 잘하고 있잖아요. 이건 내가 보장할게요.

영이 씨가 어떠한 환경에서 자랐는지 내가 100% 알 순 없지만. 부모님께서 영이 씨에게 엄청난 사랑을 주셨다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예쁘고 멋있게 자랐겠어요. 너무 울지 마요. 부모님께서 보시면 속상하실 거예요.

영이씨 부모님의 그늘이 그립고, 기대야 하는 곳이 필요하다면 내가 있다는 것만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나 내가 할 수 있는 온 힘을 다해서 영이 씨를 도와줄 자신 있거든요. 준비도 되어있고요. 그러니까 언제든 말만 해요 알겠죠? 궁금하고 물어보고 싶은 것 많지만, 오늘은 하지 않을게요. 준비되면 그때 이야기해요."

윤혁의 말에 영은 진심으로 감동했다.  
금성에게도 어떻게 말해야 하나 고민되었던 상황인데, 윤형의 말을 듣고 영이 스스로 준비가 되면 금성에도 윤혁에게도 말을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은 윤혁의 눈을 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영의 얼굴을 윤혁이 손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윤혁 : "이렇게 눈이 빨개져서 들어가면 이모님 놀라시겠네 조금만 더 바람 쐬다 들어가요. "

그렇게 한참을 윤혁과 영은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벤치에 앉아 많은 시간을 보냈다.

gray metal candle lantern on boat dock
Photo by Burak The Weekender on Pexels.com

영의 달 – 34화 / S#2  송화경찰서 [밤] ————-

형사1 : "팀장님 진짜 이진성이 자기 형까지 죽음으로 밀어 넣었다고 생각하세요?"

이음 : "사기꾼들은 거의 세 종류야. 첫 번째, 본인의 사기가 발각되었을때  덤덤하다. 두 번째, 속은 사람들이 바보라고 한다. 세 번째, 본인은 사기꾼이 아니라며 노발대발하며 흥분한다.

말로만 들으면 세 번째 사례인 사람이 가장 위험해 보이지만 사실상 가장 위험한 건 첫 번째 사람들이지. 잔잔한 물에 돌을 하나 던져서 파도를 만드는 순간. 본인의 사기를 발각되게 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려고 하거나, 다음에는 더 정교하게 사전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만약 내부고발 등으로 사기가 발각된 경우 본인을 궁지에 몰아넣은 사람을 해칠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지.  물론 언젠가 걸릴 줄 알았다는 생각으로 사기를 친 사람들 제외"

형사1 : "그럼 이진성의 형이 이진성의 사기 건을 피해자에게 고발했거나, 피해자가 고소할 수 있게 도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이음 : "피해자가 행방불명인 상태이기 때문에 그건 알 수 없어. 다만 내 추측은, 이진형 씨가 동생의 사기행각을 어떠한 경로로 알게 되어 말렸지만, 끝까지 이행하는 바람에  사이가 틀어졌거나,

아니면 고소취하가 되고 피해자가 행방불명이 된 이후 이진형 씨가 알게 되어 이진성의 자백을 요구했지만, 이진성이 응하지 않아 계속 불화가 계속되는 와중에 홧김에 형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 이게 내 추측이야 "

형사1 :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이긴 한데…이거 증거며 뭐며 찾을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이진형 씨 사건을 중심으로 CCTV를 찾아봐도 이진성 모습이 나온 게 없었잖아요…더군다나 정식 수사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서장님 아시면…"

이음 : "이진성 뒤쫓은 지 6년이야.  뭔가 더 큰 게 숨겨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아. 이진성 찾아서 모든 걸 밝혀내고 나면 서장님도 용서해주시겠지"

photo of full moon on a twilight sky
Photo by Roberto Nickson on Pexels.com

영의 달 – 34화 / S#3  구실동 J.U.그룹 32층 [낮] ————-

비서팀 1: "영이씨  회의실 일정 표 받으셨죠? 이번 주 일정 꽉 찼으니까 잘 부탁해요!"

영 : "네!"

윤혁의 도움으로 영은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다.
이음을 만난 그날 영의 눈가에 눈물 자국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옆에서 최근 재미있었던 회사에서의 일화, 인기 있다는 영화줄거리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며 영의 기분이 안정화가 되도록 온 힘을 다해주었다.

윤혁과의 대화가 이어질수록 윤혁에 대한 영의 마음도 점점 더 열어가는 듯했다.
아직 윤혁의 마음을 받을 준비는 되어있지 않지만 윤혁이 영에 대한 마음이 계속된다면, 영의 복잡한 마음이 모두 해소된 후에는, 언젠간 윤혁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도 영은 잠시나마 상상했다.

윤혁과 함께 보낸 시간이 꿈이라도 되는 듯, 현실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온종일 들이닥치는 사람들과 일 거리 속에 영은 쳇바퀴로 운동을 하는 동물처럼 쉴 틈 없이 일을 반복하여 잠시 짬이라도 나면 자리에 앉아 쉬기 바빴다.

하지만 오히려 영은 이처럼 바쁘게 생활하는 것이 한편으론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다.

퇴근 후 집에서 잠들기 전 무한대로 쏟아져 오는 걱정이 일하고 있는 동안만큼은 사라진다는 것이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은성과 진형을 떠나보낸 후 학교도 가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와중에 이음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옆에 윤혁이 없었다면, 해가 뜨고 달이지는 모든 순간에 잠도 자지도 못하고 걱정에 시달릴 리도 있을 수도 있다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영은 한순간 최선을 다행 움직였다.

영은 짬이 나고 비서팀은 바쁠 때 다과 준비하는 것을 돕기도 하고 테이블에서 전화를 대신 받기도 했으며 더 나아가 회장실도 임원실도 모두 비어있는 경우 다른 구역의 청소도 도와가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