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32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32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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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32화 / S#1 구실동 J.U.그룹 앞 [밤] ————-

영이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소담과 윤혁과의 만남은 회사 내부에서 말고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몇번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고 연락이 왔었지만, 이런저런 고민 탓에 웃고 즐기기에 집중하지 못하여, 분위기만 망칠까 걱정되어 만나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경자에게 직접은 연락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경자는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고 이제 진성만 만나면 되지만 방법이 없었기에
잠시나마 이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날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 퇴근길에 소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바로 통화가 종료되었다.

아무래도 아직 일을 하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터덜터덜 퇴근길을 나서던 중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 : "이영씨 맞으시죠."

영 : "누구세요?"

? : "경찰입니다."

본인을 경찰이라고 소개하며 명함을 한 장 건넸다.
안 그래도 심경이 복잡한 이 상황에 경찰이라니?  
영은 명함을 찬찬히 살폈다.

이 사람이 진짜 경찰이 맞을까? 서울 송화경찰서 강력계 양이음 경감.

영 : "경찰이 무슨 일로 저를…"

이음 : "이진형 씨 사건 때문에 확인할 것이 있어서 기다렸습니다. 전화를 드릴까 하다 만나서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요. 시간 있으시면 같이 서로 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이 어리둥절해 있는 사이 이음이 따라오라는 듯한 몸짓을 취했고 영은 홀린 듯이 이음의 뒤를 따르려 하는 순간 누군가 영의 손목을 꽉 잡았다.

윤혁 : "잠시만요. 영 이씨 그 명함 줘봐요."

윤혁이였다.
영의 손에 들려진 명함을 거칠게 뺐더니 윤혁은 자신의 휴대전화기로 송화경찰서를 검색해 전화를 걸어 양이음 경감이 실제 소속 경찰이 맞는지부터 확인했다.

윤혁 :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 휴대전화기와 명함을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으며) 진짜 경찰은 맞으시네요. 그런데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먼저 전화라도 해주시고 약속을 잡으시는 게 맞지 않을까요?

저녁 시간에 회사 앞에서 기다리셨다가 이렇게 데리고 가시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아 보이는데요 형사님. 충분히 연락처 정도는 이미 알고 계실 거 같은데."

냉철하게 이야기하는 윤혁의 모습을 영은 가만히 바라만 보았다.

이음 : "관계가?"

윤혁 : "친구 겸 보호자입니다. 본인이 동의하면 함께 가도 상관없는 거겠죠?"

이음 : "개인사가 접해있는 거라 웬만하면 본인만 함께하셨으면 좋겠는데요."

윤혁 : "그럼 변호사는 함께해도 되는 거겠죠? 아무리 경찰서라지만 여성분 혼자 보내는 게 마음이 편치않아서요. “

이음이 아무 말 없이 영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영 : "아,. 저는 괜찮아야 같이 가도 되는 거 맞죠?"

이음이 대답없이  뒤를돌아 걸어가기 시작했고, 윤혁은 아무 일 없을 것이라는 듯 영에게 싱긋 웃어 보이더니 이음의 뒤를 따라갔다.

영은 경찰차를 타고 가는 건가 생각했지만 아무런 표식이 없는 일반 승용차를 탑승하였고,

보조석에는 수첩부터 서류까지 이것저것 잡동사니들이 많아 윤혁과 함께 뒷자리에 탑승했다.

경찰서로 가는 길 동안 차 내부에서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사실 은성을 먼저 떠나보내고 마음을 정리하기도 전에 진형의 일까지 겹쳐졌기 때문에 진형의 죽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진형에게 미안하겠지만, 금성을 통해 연락을 받아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슬픔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모든 기운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silhouette of tree under half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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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32화 / S#2  송화경찰서 [낮] ————-

저녁 시간이어서 그런지 경찰서 내부는 한산했다.

이음의 뒤를 따라 한없이 걷다가 한 방에 도착했다.
취조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공간이었다.

사방이 방음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맨 처음 은성의 일 때문에 경찰서를 방문한 일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갑갑한 마음이 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왠지 모르게 긴장되고 식은땀이 흐르는듯했다.

윤혁은 취조실까지 함께 들어가려 하였으나 이음이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자. 영에게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하고 취조실 문을 닫아주었다.

영의 긴장한 표정이 밖으로 드러났는지 이음이 물 한 컵을 건넸다.

이음 : "이진형 씨가 어떤 사건에 연류되었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확인해야 할 것이 있어서요"

영 : "어떤…"

이음 : "이진형 씨 사망경위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가족분들께 전달받으셨나요?"

영 : "제가 어머니상을 치룬지 얼마 안 되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이모를 통해서 듣게 되어서 자세한 것은 듣지 못했어요. 맨 처음 저에게 연락이 왔지만 제가 연락이 안 닿아서 이모에게 전화가 온 것 같았거든요."

이음 : "아마 사망 당시 이진형 씨의 휴대전화기에 있던 연락처에 있던 가족분들께 연락을 모두 했을 것입니다. 병원에서요. 이진형 씨 휴대전화기 가지고 계신가요?"

영 : "아니요…"

이음 : "사실 이진형 씨 휴대전화기는 가족분들께 없을 것입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거든요.병원에서 저희가 수집해왔습니다."

이음은 지퍼백에 들어가 있는 진형의 휴대전화기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이곳저곳 상처투성이인 휴대전화기였다.

영 : "이게 왜 경찰서에…"

이음 : "사실 병원에서 경찰서로 임의로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가족분들이 연락해주셨으면 반환처리 해드렸을 텐데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으시더라고요. 저희로서는 잘된 일이긴 했지만 이것도 어쨌거나 간단하게 설명하면 절도나 마찬가지 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사과드리겠습니다."

이음은 말로는 사과한다고 했지만 전혀 사과하는 것 같은 느낌이 아녔다. 오히려 눈이 번쩍였다.

영 : "사건에 연류된 건 아니라고 하였는데 휴대전화기는 왜 가지고 계신 건가요?"

이음 : "맨 처음에는 단순했습니다. 이진형 씨 사망 당시 병원에서 사망자가 인계되었는데  신고자도 알 수 없고 소지품이 하나도 없어서 가족들에게 연락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진형 씨가 발견되었던 곳으로 가 수색을 하기 시작했고, 거기서 휴대전화기를 발견해 가족분들께 연락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

영은 마른침을 삼켰다.

이음 : "그런데 여기서 이 상한점을 발견한 거죠. 해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병원에서도 타살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고 휴대전화기에 유서도 발견되었지만 119에 신고한 게 이진형이 휴대전화기이더라고요.  "

이음은 종이뭉치를 영 앞에 꺼내 들었다.
여러 가지 사진들도 함께 들어있는 뭉치였다.

유서이야기는 영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금성이 숨겼을 리도 없지만, 더욱더 진형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진형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처럼 살아왔던 것이다.

찬찬히 종이뭉치를 읽던 영은 진형의 휴대전화기 메모장에 적인 유서가 쓰여있는 사진을 발견했다.

은성의 죽음에 너무 괴로워 함께 길을 떠난다는 내용이었고 경자와 영에게 미안하다고 적혀있었다.

짧게 간결했다.

아무말없이 두꺼운 종이뭉치를 한 장씩 넘겨보는 영의 모습을 이음은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영이 종이뭉치를 다 읽어갈 때쯤 말을 꺼냈다.

이음 : "오늘 이렇게 영이 씨와 제가 만나게 된 건 이진형 씨 때문이 아니라 이진성 씨 때문입니다."

full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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