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28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28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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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28화 / S#1 31층 중주의 사무실 [낮] ————-

중주 : "아니 약속이랑 다르잖아요. 나한테 넘겨준다며!'

중주가 휴대전화기 너머로 소리를 지르고 있던 차, 갑자기 방문이 열리더니 강주가 들어와 중주의 뺨을 세게 올려쳤다.

중주 : "어..언니"

강주 : "너 내가 뭐라 그랬어, 네가 하는 행동하나부터 말소리 하나까지 날 대신해서 하라고 생각하고 언제나 자중자애 하라고 했지. 그리고 무엇이든 나랑 상의하고 하라고 했을 텐데 도대체 너 뭐하고 다니는 거야?"

잔뜩 화가 난 강주를 보고 중주는 겁에 질려 손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

중주 : "언니 내 말 좀 들어봐, 나는 그게 아니라 나 진짜 잘해보려고 한 건데"
강주 : "너 당장 지금 이 자리에서 세상 사람들 다 보는데 머리채 잡혀서 끌려나가고 싶지 않으면 똑바로 이야기해"

갑작스럽게 찾아온 강주 때문에 중주에게 보고할 새도 없이 소담은 문 밖에서  귀를 기댄 체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중주의 못된 성격에 강주가 자리를 떠나고 나면 왜 미리 이야기 하지 않았느냐며 히스테리를 부릴게 뻔했다.

차라리 강주가 나가면서 중주도 함께 나가주면 좋을 텐데,

말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강주가 직접 온 것 보면 큰일이 나도 단단히 난듯싶었다. 소담은 급하게 비서실장인 수현에게 메신저를 남겼다.

'VIP3. 안 이사님 사무실 입성'

영의 달 – 28화 / S#2  8층 야외정원 [낮] ————-

풉-.  
야외정원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바람을 쐬고 있던 수현이 메신저를 보고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회사 안에서 물건 집어 던지고 몸싸움이야 안 하면 다행이지'라는 생각을 하며 마시던 커피를 계속 마셨다.

수현 : "날씨 좋다~"

성호의 회장취임과 함께 얼마 지나지 않아 중주가 계열사도 아닌 본사이사직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사회생활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이 첫날부터 너무 드러난 사람이었다.

전체적인 업무진행순서나 방향은 모두 무시한 채로 모든 것을 본인스타일대로 하길 바랐고, 사람을 다루는 것마저 서툴러 온 갓 고진 일을 다 다 겪어본 베테랑이 아니라면 중주를 감당하기 힘들어했다.

딱히 회사 내에서 하는 업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 누구든지 중주가 회사에서 솔선수범하며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처리하길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조용히 내어준 자리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이상으로 다른 것은 욕심내지 않고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

그것이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일 것이다.

중주의 장점 중에 하나라면  사람이 뜨거운 물로 얼린 얼음처럼 투명하다는 것이다.

화가나는일이 있으면 소리치고, 슬픈 일이 있다면 우울해하며 물에 젖은 종이처럼 축 늘어져 있으며, 좋은 일은 하던 나쁜 일을 하던 다 티를 낸다.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처럼 숨기는 것이 있으면 평소보다 눈치를 많이 보고 소란스럽다.

그 소란스러움을 눈치채기 시작한 건 중주가 시도때도없이 주성아 상무를 쫒아다니기 시작하면서였다.

하루에도 열두 번 비서팀에 전화를 연결해 성아의 출근 여부나 일정을 물어보고, 시도때도없이 방문을 열어 성아의 사무실 쪽을 쳐다보곤 했다.

지나가던 어린아이가 봐도 누굴 기다리는듯한 행동이었다.

성아의 성격상 중주와 밀약하여 일을 꾸미거나 하지는 않을 텐데 무엇 때문에 중주가 성아를 쫓아다니는지 궁금해 하던 차,

중주가 본인 담당 비서팀 들을 모두 물리고 개인일정이 있다며 회사를 빠져나갈 때 수현이 몰래 뒤를 밟기 시작했다.

보는눈 적은 백화점의 VIP실에서라도 만나지,  아무리 서울 외곽에 있는 호텔이라지만 사람들이 휑하니 돌아다니는 로비 커피숍에서 사람을 만나고 다녔다.

아니면 아예 대놓고 본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단순한 사람이니 회의실보다는 본인의 방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했겠지.

각 계열사 대표이사들부터 본사, 계열사 할 것 없이 이미 실력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간부급들부터 임원들 급까지 본인이 만나야겠다 생각하는 사람들을 한 명씩 불러 미팅을 했다.

커피숍에서 만날 땐 멀찍이 앉아 엿듣거나, 사무실에서 만날 땐 다과를 준비하는 척하며 귀동냥을 했다.

본인담당 비서가 아닌 수현이 들어와도 눈치채지 못하고 본인 할 것만 하는 성격이라 귀동냥하는 것은 너무도 쉬웠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결론은 새로 내보낼 사업은 홈쇼핑으로 하고 그곳 대표이사자리를 본인이 차지할 수 있게 도우라는 것.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게 해주면 반대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 응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중주에게 능력이 아무것도 없고 현재 회장직에 있는 성호가 중주의 형부라고 하는 하지만 성호조차 중주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웬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을 테고,

이미 계열사 중 하나를 성호의 여동생인 성아가 대표이사로 맞고 있기 때문에, 중주를 홈쇼핑 대표이사로 둔다면 , 중주와 성아의 입지가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성호가 절대 그렇게 되게 놔두지 않을 것이다.

이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수현은 성호에게 보고했고, 성호는 분노하는 듯 눈빛이 반짝였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현은 '안중주 이사님께서, 설마 주성아 상무님과 동등한 위치가 되고 싶어하시는 것이실까요?'하는 개인 생각은 전달하지 못했다.

수현 개인의 생각을 입 밖으로 꺼냈다가 정말 현실이 되면 어쩌나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현은 성호에게 이때 이 일을 보고하는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엘리베이터를 다고 성호가 있는 32층으로 향했다.

영의 달 – 28화 / S#3 구실동 J.U.그룹 앞 [밤] ————-

영의 일과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자리에 있다가 비서팀들에서 호출이오면 임원진들의 방을 청소하고, 회의실을 정리하며

성호가 자신의 방에서 회의를 끝마치면 다과 정리를 하러 들어가는 비서팀과 함께 들어가 뒷마무리를 도와주고 환기를 자주 시키며

틈틈이 성아와 중주의 사무실과 컴퓨터 뒤지기가 전부였다.

성아의 사무실에서는 아직 무언가 발견한 것은 없었지만, 중주의 사무실을 어지럽혀져 있는 것만큼 볼 것도 많았다.

 심지어 휴지통 안에서도 알 수는 없지만 전화번호와 수상한 메모가 적인 종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편으론 사람이 이렇게 보안이 약해서 괜찮은 건가 하는 걱정까지 들었다.

혹시나 청소할 때 방의 주인이나 누군가 들어올까 봐 긴장감이 맴돌긴 했지만 아직 들킨 일이 없으니 오늘도 무사히 넘어가 다행이란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마음편히 퇴근하고 있는 와중에 수현에게 전화가 왔다.

수현 : "영이씨 미안해요~ 회장님 방 가습기를 직접 채우려고 하는데 이거 원래 삐삐거리는 기계음이 나요? 이거 가습기 회사에 물어봐야 하려나"

영 : "저 지금 1층인데,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아침까지 아무런 문제 없었는데 제가 한번 올라가서 볼게요"

수현 : "고마워요~"

다큰 성인 남자가 가습기 하나 다룰 줄 모르다니 집에 가습기도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영은 퇴근길에 올랐던 걸음을 다시 되돌렸다.

full moon over black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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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28화 / S#4 구실동 J.U.그룹 32층 회장실 [밤] ————-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인기척 없는 32층으로 되돌아와 수현이 안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회장실 문을 벌컥였었다가 영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듯했다.

책상에 성호가 앉아있었다.

영 : "안녕하세요…"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해두고 있던 성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영을 쳐다보았고 간단히 묵례를 했다.

영 : "죄송합니다. 수현…아니 비서실장님께서 가습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하셔서요."

성호 : "작은 문제가 있었긴 한데 지금은 정리가 된 것 같네요."

성호가 곁눈질로 가습기를 한번 쳐다보며 말했다.

영 : "아, 다행이네요 그렇다면 저는 들어가 보겠습니다."

성호 : "잠깐 시간 있으면 앉았다가요."

성호가 책상의 자에서 벌떡 일어나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 머뭇거리던 영이 성호의 건너편에 앉았다.

성호 : "커피?"

영 : "아, 아니요 저는 괜찮습니다. 커피 한잔 드릴까요?"

성호는 대답 없이 일어나 방 한쪽 구석에 있는 커피추출기로가 캡슐커피를 한잔 내리기 시작했다.

성호 : "원래 청소직이 장래희망은 아니었을 테고, 사정이 있어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고 했는데 기본적으로 청소하는 건 부모님께 배운 건가요?"

영 : "집에서 하던 대로 하기도 하고, 취직하고 나서 선배 선임분들께 많이 배웠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한데 다들 잘 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성호 : "나이가 어리니 기본적으로 컴퓨터는 다룰 줄 알 테고, 운전은?"

영 : "운전은 배워봐야겠다 생각을 한 적이 없어서 면허도 없습니다."

성호 : "직장생활 하면서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사이버대학교에도 진학해봐야겠다 생각한적은 없나요?"

영 : "네 아직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나중에라도 기회가 되면 하면 좋…겠죠?"

성호는 커피잔을 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긴 하였으나 입 밖으로 말을 꺼내진 않았다.

영은 갑작스러운 이런 분위기가 답답하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해 바닥의 줄무늬를 세어보거나 고개를 들어 천장과 벽의 이음새가 잘 연결되는지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영을 성호는 말없이 쳐다만 보았다.

그녀일리 없지만 작은 그녀 같았다.
가끔 엉뚱한 표정을 짓는 것도 똑같다 생각했다.

가까이 두고 지켜보려 많은 것을 계획했으나 쉽사리 하지 못했다.
정말 그녀라 생각하고 행동할까 봐 한편으로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만 지낼 수 있도록 마음을 잡아야 하는 것은 성호 본인임을 잘 알기에  일정한 선을 지켜야겠다 다시한번 마음먹었다.

성호 : "늦게까지 붙잡아두는 것 실례네요. 어서 들어가요"

영 : "네 감사합니다!"

영은 밝게 인사하고 뒤돌아 나갔고, 영이 나간 문을 성호는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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