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17화 / 드라마 웹소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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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17화
Photo by Sebastian Arie Voortman on Pexels.com

영의 달 – 17화 / S#1 구실동 J.U.그룹 옥상 [낮] ————-

동이 트기도 전 가장 어두운 시간.

서울의 한복판에 자리 잡은 주 그룹의 본사 건물 옥상에 멀끔하게 양복을 입은 남자가 홀로 서있다.

시끄러운 실외기 소리가 거슬리지도 않는지 한참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18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큰 키와 떡 벌어진 어깨 그리고 바람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정돈되어 있는 머리.

이 건물의 가장 꼭대기 층에 자리 잡고 있으며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

주성호. J.U. 그룹의 회장.

남 비서 : 회장님 아직 아침 공기는 차갑습니다. 사무실에 계시는 것은 어떠신지

성호 : 책상 위에 얼음물 한잔 부탁해요.

남 비서 : 네 알겠습니다.

옥상으로 성호를 찾으러 왔던 비서가 다시 비상문을 열고 사라졌다.

성호 : 후…

성호는 한숨을 깊게 내쉰 뒤 올려다보던 하늘을 계속 쳐다봤다.

곧 30살이 다 되어가는 장성한 아들을 두고 있는 성호였지만 회장직에 앉은지는 불과 5년.

존경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아직 어머니는 정정하시지만 본인이 회장직을 맡기 위해 어머니는 많은 것을 포기하셨고 양로원으로 직접 들어가셨으며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은 본인에게 적대적인 감정만 드러낼 뿐 옛날의 순수하게 웃어주던 모습이 없어졌다.

이게 본인이 바라던 삶이 맞았을까.

매일 아침 그 어떤 직원들보다 제일 먼저 출근해 불빛 한 점 없는, 인기척 하나 없는 이 높은 건물 옥상에서 홀로 아침을 시작한다.

photography of the moon
Photo by Michael Morse on Pexels.com

영의 달 – 17화 / S#2 32층 회장실 [낮] ————-

업무시간은 9시부터 시작이지만 이른 아침 출근한 성호의 아침은 그 누구보다 바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거쳐 자리 잡은 이 회사를 성호는 더 크고 단단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수많은 계열사들의 일은 모두 참관하고 직접 처리하려고 한다.

어느 하나 본인이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없다는 걸 계열사 및 전 직원들과 임원들에게 과시하고 싶기도 하고 모든 사람들이 본인을 잘 따르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비서팀에서는 건강이 걱정된다며 일을 줄이라고 하였지만 이것이 회장이 본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았다.

얼음 물이 담겨있는 컵에 얼음이 점점 녹아가고 있지만 성호는 아직까지 물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모니터 3개가 붙여져있는 큰 책상에 앉아 어제부터 오고 간 보고서부터 신규 사업의 일의 진행과정이 담긴 서류.

그리고 앞으로 또 새롭게 나설 수 있는 신규 사업 아이템들에 대해 둘러보고 있다.

성호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모니터 속에 빨려 들어갈 것처럼 보였다.

영의 달 – 17화 / S#3 고은동 J.U.자택 별관 [낮] ————-

고은동 자택의 본관 뒤쪽으로 돌아가면 메이드들이 숙식을 하고 본관에 들어가는 음식들을 조리하는 큰 조리시설이 있는 별관이 있다.

본관에 거주하는 오너 일가 중 별관에 오는 사람은 메이드들을 관리하는 강주뿐.

강주가 외출해 있는 동안에는 별관에 발을 들여놓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뜻이 된다.

메이드들 포함 정원사, 택배, 퀵서비스 등 오너 일가 외에는 모두 별관 뒤쪽에 있는 작은 쪽문을 통해 이동한다.

쪽문 옆 어두운 공간에 양희와 벌벌 떨고 있는 메이드가 한 명 서있다.

양희 : 내가 이 집에서 일하면서 1달도 안돼서 도망가는 애부터 값나가 보이는 물건 훔칠 생각하는 애들까지
별별 애들 다 봤거든?
근데 제일 질 나쁜 애들이 돈 많은 사람한테 붙어서 뭐 콩고물 떨어질 거 없나 하는 애들이더라고
남한테 피해가 갈 것은 생각 안 하고 말이야.
너 지금까지 뭐 했니?

메이드 1 : 실장님 저는 그냥… 이사님이 시켜서… 하라는 데로 한 것밖에 없어요 정말이에요!

양희 : 야,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해. 그냥 하라는 데로만 했어요? 뭘 받아먹었으니까 그랬겠지! 바른 데로 말 안 해?

메이드 1 : 저 진짜 쫓겨나기 싫어요. 제발 한 번만봐주세요. 저는 그냥 이사님이…

메이드는 겁에 질려 울먹이기 시작했지만 단호한 양희의 추궁에 입을 열수밖에 없었다.

값지고 예쁜 접기 및 식기들을 강주가 모으는 것을 알고 있던 중주가, 본인 물건에 손대는 것을 싫어하는 강주의 눈을 필해

본인이 필요로 하는 식기들을 메이드를 통해 몰래 빼돌려 사용한 뒤. 며칠 뒤 다시 몰래 가져다 놓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들은 양희는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이것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쫓겨나 결국 사랑하는 가족들을 등져버린 은성의 모습이 떠올랐다.

메이드 1 : 물건을 훔치는 것도 아니고 쓰고 다시 돌려놓는 거니까…
 제가 일하는 동안만 이사님 도와드리면 여기서 일하는 기간 끝나면 취직시켜주시겠다고…
저 정말 그동안 돈이나 금전적인 거, 물질적인 거 받은 거 없어요!
그냥 그 약속 때문에… 여기는 제가 다니고 싶다고 해도 계약서 때문에 계속 다닐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랬어요…

양희 : 너 은성 언니 소식 듣고 무슨 생각 했니?

메이드 1 : 실장님 저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그분 소식 듣고 저도 정말 며칠을 잠도 못 자고 마음고생하다가…
결국 이사님한테 더 이상은 못한다고 지금 가지고 계신 물건도 빨리 주시라고 이야기했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죄송해요…

양희 : 네가 이런 짓 한 거 너 말고 이사님. 그리고 또 누가 알아.

메이드 1 : 아무도 몰라요…

양희 : 지금 이사님한테 있는 물건 제자리에 돌려놓고 그 누구한테도 이 얘기 하지 마.
그리고 정말 네가 말한 데로 그만둬.
한 번만 더 이런 짓 한 거 걸렸다간 나 정말 가만히 안 있는다.

메이드 1: 네… 정말 죄송합니다….

양희 : 넌 그리고 두고두고 은성 언니한테 사죄해.

양희는 그길로 뒤돌아 별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런 일 일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현실을 알게 되니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양희는 핸드폰을 들고 이 이야기를 영에게 해줘야 할까 깊이 고민했지만.
여기서 더 분란이 생겨서는 안 된다.
이 일이 영이를 통해서든 중주를 통해서든 제3자에게 더 퍼져가면 오너 일가에 도움 되지 않을 것이다 생각이 들어 연락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은성과 영에게 미안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시간이 지나면 이야기해 주리라. 진실은 숨길 수 없으니 언젠가는 이야기할 날이 오리라 마음먹고 지금은 묻기로 했다.

skyline photography of buil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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