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81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81화 / S#1 구실동 한강대학성림병원 [낮] ————-
의사 : "아기가 주 수에 비해 작긴 한데 크게 걱정하실 정도는 아니고, 지금이시기에는 잘 먹고 잘 쉬시는 게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니까 스트레스받는 일은 최대한 업으시는 게 좋아요. 초기 때는 산모의 심신안정이 가장 중요한 때이니까요."
윤혁 : "감사합니다 선생님!"
의사 : "네, 그럼 다음 달에 뵐게요."
영 : "감사합니다."
윤혁이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병원검진을 다녀오는 길이다.
윤혁 : "영 이씨 아직 점심 안 먹었죠?시간이 조금 남는데 오랜만에 회사 근처에서 밥 먹고 들어갈까요?(윤혁의 휴대전화기가 울린다.) 잠깐만요. 네 부장님 네.네"
때마침 영의 휴대전화기도 울린다.
영 : "여보세요."
성아 : "응 밖이니? 점심은 먹었고?"
영 : "오늘 병원검진이 있는 날이라 윤혁씨만나서 지금 병원에서 나오는 길이에요."
성아 : "그랬구나? 그럼 점심 먹고 내 사무실로 와 드레스 피팅 좀 해보자. 괜찮지?"
영 : "오늘요? 네 전 괜찮아요. 잠시만요. (통화가 끝난 윤혁을 바라보며) 고모님이 오늘 드레스 맞춰보자고 하시는데 윤혁씨 어때요?"
윤혁 : "아, 오늘 아마 야근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도 부장님이 찾으셔서요. 미안해요 영이씨 혼자 다녀올 수 있죠?"
영 : "그럼요. 원래도 혼자 다녀오려고 한 걸요. (휴대전화기를 들며) 네 고모님 오늘 괜찮아요. 윤혁씨는 일 때문에 못 갈 거 같아서 저 혼자 갈게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종료) 고모님이 본점으로 오라고 하세요. 걱정 말고 열심히 일하고 와요."
윤혁 : "그럼 사진 많이 찍어와요!"
그렇게 윤혁과 병원 앞에서 헤어지고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영의 달 – 81화 / S#2 명하동 J.U.그룹 [낮] ————-
성아의 사무실에는 택시를 타고 오래 이동하지 않고 도착했다.
수현과 함께 일할 때 여러 가지 이유로 몇 번 와 본적이 있어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아의 사무실까지 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로비에 도착해 성아에게 전화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차 누군가 먼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직원1 :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만나러 오신 이영 아가씨 맞으실까요?"
영 : "안녕하세요. 네 맞아요."
직원1 : "제가 모시겠습니다."
깍듯한 직원의 표정과 말투도 영을 긴장하게 했지만, 아가씨라는 호칭에 왜인지 더 긴장한 영이었다.
아무래도 성아가 영을 배려해 조카며느리라고는 소개하지않은 모양이였다.
직원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한 방으로 안내받았다.
방으로 들어가니 이미 직원 여럿과 성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영 : "안녕하세요."
성아 : "잘 찾아왔네. 고생했어. 병원에서는 뭐래? 크게 이상 없다지? "
영 : "네…뭐… 크게 이상은 없다고 하세요."
성아 : "다행이다. 여기서 이제 드레스 입어 볼 거고, 혼자 입기에는 힘드니까 뒤에서 우리 직원들이 도와줄 거야. 총 10벌 정도 입어볼 건데 여기서 오늘 5벌 정도 선정하고 최종적으로 골라보자?"
직원2,3 : "잘 부탁합니다!"
영 : "제가 잘 부탁해요."
성아 : "그럼 박 과장님 첫번째꺼부터"
그렇게 영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뒤쪽 탈의실로 들어갔다.
어리둥절해 있는 영을 대신하여 옆에서 옷을 갈아입기 편하게 도와주기도 하고 가운을 입혀주기도 하고 머리 손질도 해주며 영의 혼을 더 쏙 빼놓았다.
입어볼 드레스에 맞게 머리에 장식도 달고 손질을 하고 메이크업을 수정하니 어느새 동그란 발판 위에 첫 번째 드레스를 입고 서 있었다.
벽면에 설치된 거울을 곁눈질 하고 있을 때 앞에 있던 커튼이 활짝 열렸다.
성아 : "나는 첫 번째부터 맘에 무척 드네? 오빤 어때?"
당연히 성아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맞은편 소파에는 성호가 함께 앉아있었다.
영은 놀란 것도 잠시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는 성호의 눈빛에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왜인지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렸다.
긴장감 하나 없이 어리둥절하게 있었는데, 성호를 보니 일기장을 들킨 학생처럼 급속도로 긴장감이 몰려왔다.
한참을 멍하니 영을 바라보던 성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성아 : "역시 단아한 게 잘 어울리는 건가? 다음 꺼 입어보자"
그렇게 성호와 성아 앞에서 드레스를 수차례 갈아입었다.
커튼 뒤에서 영이 나타날 때마다 성아는 연신 사진을 찍기 바빴고, 성호는 아무 말 없이 영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드레스를 모두 입어보고서야 영은 본래 입고 왔던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고, 성호와 성아는 붙어앉아 성아의 휴대전화기로 찍은 사진들을 보고 있었다.
영 : "…오셨어요"
성아 : "불편한 건 아니지? 윤혁이는 바쁜 것 같고, 마침 오빠가 시간 괜찮다길래. 여자 시선과 남자 시선이 다르잖아. 그래서 내가 불렀어. 영이냐 뭐든 잘 어울리긴 하는데 화려한 것보다는 조금 단아한 게 최고긴 하다. 영이도 봐봐"
그렇게 셋이 성아의 휴대전화기를 보며 드레스를 고르기 시작했다.
성아 : "단순한 계열 쪽으로 해서 이렇게 5개 우선 오늘 정하고, 조금씩 수정해보고 또 입어보자."
성호 : "3번으로 결정하는 게 좋지 않겠어?"
영 : "3번으로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영과 성호의 눈빛이 부딪혔다.
성아 : "그래? 흠 본인도 그렇고, 오빠도 그렇고 이 디자인이 제일 맘에 드나 보네. 오늘 결정하면 더 좋긴 하지 시간도 조금 더 여유를 둘 수도 있고. 나는 1번,이나 7번도 괜찮았는데…음 3번으로 결정하자. 오빠 눈에 맘에 들었음 윤혁이 눈에도 마음에 들겠지."
그렇게 영과 성호의 결정에 따른 디자인의 드레스가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
성아 : "(문을 열고 나오며) 오빠는 다시 회사로 들어갈 거지? 영이는? 집으로?"
성호 : "그럼 내가"
영 : "저는 그냥…"
성아 : "뭐야 둘이 오늘 텔레파시가 잘 통하나 봐?"
영 : "저는 오랜만에 외출한 김에 이모한테 다녀오려고요. 식사라도 같이 할까 해서요."
성호 : "나는 다시 들어가 봐야지"
성아 : "그래 그럼 오늘 둘 다 너무 고생했고, 조심해서 들어가. 영이는 항상 몸 관리 잘하고 결혼식 일주일 전에만 다시 한 번 입어보자?"
영 :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성아가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지고, 어색한 공기 속에서 성호와 영은 엘리베이터 문앞에 서 있었다.
1층에 로비에 도착할 때까지도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성호를 엘리베이터에 두고서 영은 먼저 1층에 도착해 내려 문이 닫히는 상황에 짧게 묵례를 하고선 급하게 1층으로 나와 택시를 잡았다.
이미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성호는 영이 택시를 타고 떠날 때까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성호 : "(전화를 받으며) 나 지금 출발해. 그래. 출발하지"
성호는 영이 탄 택시가 저 멀리 사라지자 그때야 차를 회사로 출발시켰다.

영의 달 – 81화 / S#3 윤혁의 방 [밤] ————-
윤혁은 회사 일이 바빴는지 퀭한 눈을 하고서 밤이 늦어서야 들어왔다.
침대에서 잠이 든 영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벌떡 눈이 떠졌다.
윤혁은 가방을 툭 떨어트린 채 침대로 곧장 쓰러졌다.
영 : "(윤혁을 바라보며) 많이 피곤했겠다. 저녁은요? 배는 안 고파요?"
윤혁 : "영 이씨 보니까 배가 하나도 안 고파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는 건 이런 건가 봐요. 너무 피곤하고 죽을 것만 같았는데 영 이씨 얼굴 보니까 진짜 피곤했던 게 싹 가셔요."
영 : "그럼 얼른 씻고 누워요. 간단하게 간식거리 좀 가지고 올게요."
윤혁 : "괜찮으니까 움직이지 말고 더 누워있어요. 참 드레스는 잘 골랐어요?"
영 : "아, 네 고모님이 많이 준비하셨더라고요. 그래서 고르는데 어려웠어요."
윤혁 : "아버지도 가셨다던데? 같이 고른 거에요?"
윤혁의 입에서 성호의 이야기가 나오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두근거렸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왠지 마음이 무거웠다.
영 : "아, 네. 고모님이 모신 것 같더라고요."
윤혁 : "아버지랑 고모 안목이면 뭐 저는 따로 볼 필요도 없겠네요. 영 이씨 의견이 제일 중요하지만요. 영이 씨도 마음에 들었죠?"
영 : "네, 그럼요. 제가 제일 마음에 드는 걸로 준비해주신다고 하셨어요."
윤혁 : "그럼 다행이죠. 저 그럼 씻고 올게요."
영 : "네. 피곤할 텐데 얼른 씻고 나와요."
윤혁이 화장실로 향한 사이 영은 부리나케 별관으로 내려가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이 있나 둘러봤다.
그리고선 조리실에 도착하고 나서야 겨우 숨을 골랐다.
낮에 커튼이 열리고 마주친 성호의 눈빛이 계속 아른거리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무래도 아직 성호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은 더 익숙해져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아직 마음속 깊은 곳에는 직장상사의 마음이 더 크기 때문에 한가족이라 받아들이기는 게 쉽지가 않은듯했다.
양희 : "뭐해?"
영 : "아,윤혁씨 간단하게 뭐 좀 먹일까 해서요."
영의 이야기를 듣고선 양희가 프라이팬을 집어 들었다.
영 : "실장님께서 직접 하시려고요?"
양희 : "간단한 거 정도는 해줄 수 있어"
영 : "제가 해도 괜찮은데"
양희 : "그런 순진해 얼굴을 하고서 가만히 있으면 누구라도 도와주고 싶지 않겠어? 물론 넌 그런 점을 이용하는 사람이지만 말이야."
영 : "절 너무 그렇게 보지 마세요."
양희 : "난 그저 내 할 일 하는 거야. 너도와주는거 아니고"
양희는 자연스럽게 냉장고에서 주먹밥을 꺼내 굽기 시작했다.
양희 : "데워먹는 것보단 이렇게 먹는 게 더 맛있을 거야."
영 : "이건…"
양희 : "맞아. 네 엄마 조리법. 가끔 늦게 퇴근 하는날이면 우리 먹으라고 남은 재료로 주먹밥을 해서는 이렇게 구워 주고 갔거든. 아직도 그 맛을 못 잊는 애들이 있어. 간장양념을 발라가며 구웠줬는데 그 양념 맛은 아무리 해도 똑같이 나오지 않더라고? 그래서 그냥 이렇게 구워서 마음대로 원하는 소스를 찍어 먹곤 해."
영 : "그래도 참 감사하네요. 저랑 이모 말고는 우리 엄마에 대해서 기억해주시는 분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양희 : "네 엄마 무척이나 좋은사람이였어. 단 한 번도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낸 적도 없고, 오히려 우리보고 여기 갇혀서 답답하지 않느냐고 위로해줬지. 자기보다 급여가 최소 두 배는 차이 나는 사람들한테 위로해준다는 게 쉽지가 않은데 말이야.
난 그래서 네가 더 미운 거야. 엄마는 그렇게 지고지순한 사람이었는데 결국 마무리도 못 지을 일에 뛰어들어서 괜한 불란 만 만들려는 네가 밉다고. 그냥 네 엄마처럼 조용히 살면 좋았을 텐데"
영 : "우리 엄마 그렇게 죽을 사람 아니었다는 거 제일 잘 아시면서…아무도 제 심정 이해 못하실 거예요. 사모님 뵐 때마다 사실 소름 끼치고 너무 싫어요. 저 사람만 없었다면 난 아직 우리 집에서 우리 엄마랑 우리 아빠랑 행복하게 살고 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당장에라도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 번 든다고요."
양희 : "(집게를 내려놓으며) 그래서 네가. 네 혼자서 뭘 어쩌게. 살인자라고 동네방네 떠들기라도 하게? 사모님이 네 엄마 쫓아내면서 두들겨 패기라도 했어 아니면 차도로 밀기를 했어. 그건 어쩔 수 없는 사고사였잖아. 너도 알잖아."
영 : "최소한 그렇게 비참한 심정으로 돌아가시진 않으셨을 꺼 잖아요. 거기다 진짜 범인은"
양희 : "그만. 진짜 범인이라는 건 없어. 너 왜 그러니 정말. 억울한 건 알겠지만, 예전에 내가 이야기했듯 이제 와서 돌이킬 수 없어. 따져 물을 수도 없고 결국 사모님 동생분은 회사에서도 쫓겨났고, 네가 이 집에 한자리 차지했잖아. 그 정도로 만족해. 나도 더는 이야기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 하면서 나중에 아기 낳고 더 정신없어지면 너 복수고 뭐고 애 키우느라고 아무것도 생각 안들 꺼 뻔해서 하는 얘기야 어차피 잊어버릴 마음 애초에 그래. 여기까지 온 게 어디야. 내가 맨손으로 시작해서 저 콧대 높은 사람들 눈엣가시처럼 신경 쓰이게 한 게 어디야 하고 거기서 만족하라고 "
양희는 접시에 다 구워진 주먹밥을 올려주고선 쟁반에 옮겨 담고선 영 쪽으로 들이밀었다.
영은 얼떨결에 쟁반을 받아 들었다.
영이 제대로 쟁반을 넘겨받았는지 확인하고선 양희는 싱크대에 방금까지 사용한 식기들을 던져 놓고선 그대로 별관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