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80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80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밤] ————-
성아 : "오랜만에 단란하게 가족끼리 밥 좀 먹어보나 했는데 그것도 다 그른 것 같고… (강주를 쳐다보며) 오늘은 충격이 좀 크게 들어갔겠어요? 윤혁이 쟤가 말을 안 하면 안 했지 한 번 하면 제대로 쏘아붙이잖아.
옆에서 보는 내가 다 안쓰럽더라. 그러게 아무 말 없이 조용히만 있었어도 반은 갔을 텐데 왜 시끄럽게 굴어서 여러 사람 힘들게 해요?"
강주 : "(아무 말 없이 포도주를 들이킨다.)"
성호 : "성아가 고생 좀 해주고, 먼저 들어갈게. 다시 이야기하자"
강주 : "당신도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가만히 있어야 한다고?"
성호 : "(자리에서 일어나려다 다시 앉는다.) 윤혁이 말 틀린 건 없잖아. 당신이 이 집에 들어와서 그 어떤 부분이라도 부족한 게 뭐가 있었어. 수납장이 모자랄 정도로 사고 싶은 건 다 사고, 친정에 돈 필요하다면 다 가져다주고, 자리가 필요하다면 만들어주고 다 했잖아."
강주 : "참… 다들 자기만 상처받고 살았고 자기들만 잘났지. 당신은 내가 바람 한번 안 나고 조용히 살아온걸 고마워해야 할 거에요. 그래 .물질적으로 부족한 건 없었지. 근데. 일에 미쳐서 밤낮없이 밖으로만 돌아다니는 남편에, 말 한마디 섞기 싫어하는 남이 나은 자식.
그리고 집구석에 있는 먼지처럼 아무런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이 집 식구들. 나 정말 외로웠거든요. 근데 아무 말 없이 지냈던 이유는 당신의 그 도리 때문이었어요. 나한테 사랑은 주지 않았지만 어디서든 날 무시하진 않았거든. 최대한 당신의 배우자로서 자리를 최대한 지켜주려고 하는 모습. 어디 모임을 가도 항상 내 자리는 지켜줬으니까.
당신 옆자리는 나라는걸 모든 사람들 앞에서 꼭 체면을 세워줬으니까. 근데 자식 일에는 역시 나는 없네요. 내가 만약 윤혁이를 낳은 친엄마였어도. 이렇게 결혼을 반대하는데 밀어붙였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해요. 당신은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곧 손주도 얻겠지만 나는 잃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상관없는 거죠?"
성호 : "이제 와서 이런 말 하면 무슨 소용이야. 내 관심이 필요했으면 말을 했으면 되었잖아. 한마디 말도 없이. 왜 우리 인생이 아닌 윤혁이 인생에 당신의 심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한탄하는 거야. 상황이 맞지 않잖아?"
강주 : "(포도주잔을 채우며) 그래요. 경우도 없고, 예의도 없고 안하무인에 내 멋대로 사는 내가 뭘 알겠어요. 당신 아들 일에 끼지 않을 테니 알아서 해요. "
성아 : "부부 사이에 필요한 대화는 두분이서 있을때 알아서 하시고, 나도 이제 가요. 괜히 더 피곤해지기만 했어. 오빠 밥 잘 얻어먹고 가요."
성호 : "그래"
성아는 그렇게 자리를 비웠고, 성호는 계속해서 포도주만 들이키는 강주를 조금 더 지켜보다 자리를 떠났다.
강주는 직원들이 식탁을 치우러 식당에 들어왔을 때도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해서 포도주잔을 비워나갔고 그렇게 달이 사라지고 해가 뜨기 직전에야 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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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 : "하하. 하하하"
성아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성아 : "아, 이 나이가 먹어서야 이제야 우리 오빠가 마음에 드네. 말 한마디 못하고 맨날 혼자 꿍해서는 무슨 남자가 저리 줏대도 없고 회장직 감투하나 때문에, 안으로는 낳아준 엄마 눈치 보랴. 밖으로는 힘 실어준 처가 눈치 보랴 스스로 아무것도 못 하고 혼자서 쓰린 속 부여잡고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자식 일에는 눈이 뒤집어지는구나.
안강주도 이제 끝이지 뭐. 그렇게 시간지나서 윤혁이가 회장직 물려받으면. 자기한테 뭐가 남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안강주. 지금 그 자리에 고이 모셔놓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거다. 우리 오빠 이혼남 만들기 싫어서 그 자리 두고 있는 거지 지가 예뻐서 두고 있는 줄 아나.
윤혁아 아들이든 딸이든 나는 다 좋으니까 잘 낳기만 해. 너 하나만큼은 가족들이 발목 잡는 일 없게 해줄 테니까"

영의 달 – 80화 / S#2 윤혁의 방 [밤] ————-
윤혁과 함께 방으로 올라온 영은 화장실로 직행한 윤혁을 기다리며 괜히 방을 빙빙 돌고 있었다.
감히 윤혁의 지금 심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항상 강주에게 적대감이 가득한 시선과 말들을 쏘아붙이긴 했지만 오늘처럼 격분한 모습을 보니 왠지 겁이 났다.
강주와 함께하는 사람이기에 윤혁에게도 상처가 될 순간들을 만들지도 모른다 생각한 적이 있지만 윤혁에게 자꾸만 외로워 혼자 울고 있는 작은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어찌보면 윤혁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해 시작한 일이기에 죄책감도 들었다.
윤혁 : "(화장실에서 나오며) 영 이씨 윤혁을. 저녁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먹고 싶은 건 없어요? 우리 나가서 야식이라도 사 먹고 올까요?"
영 : "(말없이 윤혁의 손을 이끌고 의자에 앉는다.)"
윤혁 : "왜.왜그래요?"
영 : "사모님 저렇게 힘들어하시는데, 호텔에서 결혼식. 전 필요치 않아요. 윤혁씨 지인들 앞에서 날 소개해줬고 우리만의 결혼식 진행했잖아요. 필요치 않다면 전 안 해도 괜찮아요."
윤혁 : "(깊은숨을 쉬며 영의 손을 잡는다.) 영이 씨는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 집은 남들 시선에 굉장히 예민해해요. 물론 나는 아니지만요. 남들에게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으면 나와 함께 다니는 영이 씨가 누군지 궁금해할 테고,
그때마다 우린 이미 아이가 생긴 가족인데, 진지하게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는 둥, 사실 비밀리에 결혼했다는 둥 하면서 말을 길게 하고 싶지도 않고요. 불편해도 꼭 해야만 하는 거니까 영이 씨가 이번만큼은 좀 내 말뜻에 따라줬으면 좋겠어요."
영 : "전 항상 윤혁씨 결정을 믿고 따라요. 윤혁씨가 필요하다고 하다면… 할 테지 만 남들 때문에 가족의 평화가 깨지는 건 원치 않아요."
윤혁 : "영 이씨… 고작 그 한 사람 때문에 나도 영이 씨와의 행복함이 깨지는 건 원치 않아요. 왜 무엇 때문에 그 사람 의견을 들어주고 싶은 것인지 물어봐도 돼요?"
영 : "그래도… 사모님이시잖아요"
윤혁 : "그건 직급 같은 거에요. 말했잖아요. 정말 엄마로서의 기억이 나에겐 아무것도 없다고요.영이씨랑 이런 이야기 별로 하고 싶지도 않아요. 고모는 호칭 정리 하라고 했지만 마음 같아선 영이 씨가 어머니라고 그 사람을 부를 것도 싫은데 내색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복잡하다. 생각들 수 있지만 내 마음. 어느 정도 이해할 거라 생각해요."
윤혁은 의자에서 일어나 침대 쪽으로 걸어간다.
영 : "알겠어요 윤혁씨. 나도 더는 말 안 꺼낼게요. 오늘은 일찍 자는 걸로 해요. "
영은 침대 한쪽 이불을 걷어 윤혁이 편히 침대에 올라갈 수 있게 도와주었다.
침대에 등을 돌리고 드러누운 윤혁의 머리칼을 만지며 영은 생각했다.
영 : '그래. 차라리 저 여자를 더 미워하고 경멸해요. 저 사람이 이 집에서 없어지는 게 윤혁씨 마음이 더 편하다면 그렇게 해줄게요. 그렇지만 내가 정말 누구의 딸인지 밝혀졌을 때 당신이 나도 싫다고 하면 나도 떠날게요. 항상 그런 마음을 품고 살게요.
무조건 내 편인 당신이지만 그냥 부모 없는 천하의 고아일 때 이야기이지. 당신 집에서 아침 점심 저녁마다 당신이 먹는. 이 집 식구들이 먹는 밥 짓던 사람의 딸이라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잖아요. 항상 그런 마음을 품고 옆에 있을게요. 그래도 이 아이만큼은 당신이 잘 키워주리라 믿지만. 이 아이도 원치 않는다면 내가 키울게요. 미안해요.'

그렇게 또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아침이 밝았고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 뒤로 며칠 뒤부터는 윤혁을 통해 연락처를 알았는지 성아의 연락이 끊임없이 왔으며 성아가 두꺼운 사진 책을 들고서 집으로 오늘 일도 잦았다.
그때마다 강주는 방에서 나오지 않거나 밖으로 나가 저녁이 다되어서야 돌아오는 일도 잦았다.
술에 취해 들어오는 날도 많았다.
그때마다 1층은 소란스러운 분위기가 났지만, 영은 신경 쓰지 않았다.
성아가 한 아름 전달해주고 간 수많은 잡지와 사진들을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윤혁과 단란하게 결혼식을 진행했을 때와는 무척이나 달랐다.
수많은 결혼식 사진 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성아에게 이야기하면 그에 맞는 커튼 색상부터 테이블 보 색상까지 세밀한 부분까지 성아는 결정해주길 원했다.
윤혁도 퇴근하고 와서 같이 고민해주었지만, 성아가 맡아서 해주기로 했고 윤혁의 회사 일에 지장이 줄까 봐 영이 최종적으로 결정을 하고 윤혁에게 의견을 구하는 정도만 공유했다.
그리고 하루는 J.U.의류에서 직원들이 와서 영의 신체사이즈를 줄자로 확인하고 갔다.
드레스야 그때처럼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을 빌려 입을 생각이었는데 성아의 생각은 다른듯했다.
영의 휴대전화기 벨 소리가 울린다.
성아 : "윤혁이 예복도 그렇고, 드레스도 내가 맞춰주고 싶어서. 어차피 한번 입고 안 입을 옷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기회에 어디 모임에라도 갈 이브닝드레스도 맞춰놓으면 좋겠지. 드레스 디자인은 최대한 여러 개로 뽑아볼 거야. 여러 개 입어보자."
영 : "너무 과분한데. 이렇게까지 안 해주셔도 괜찮아요 대표님."
성아 : "고모님이지. 그리고 이건 내 선물이기도 하니까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마.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내 조카며느리인데 아무 데서나 남들 다 빌려있는 드레스 입히고 사람들 앞에 내보일 순 없지. 딸 낳으면 드레스 물려줘도 되고 아무튼 그렇게 알고 2주 정도 있다 보자."
영 :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윤혁 : "(화장실에서 씻고 나오는 윤혁) 무슨 전화에요?"
영 : "대표…아니 고모님요. 결혼식 때 입을 웨딩드레스 직접 해주고 싶으신가 봐요. 전 그냥 지난번처럼 빌려 입었으면 하는데…"
윤혁 : "우리 고모 안목 한번 믿어봐요. 그래도 외국에서 오래 의류디자인 공부하고 오신 분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 감각 있으시다는 말 많이 듣기도 하구요. 드레스 보러 언제 오라고 하세요?"
영 : "2주 정도 있다 보자고 하는데…윤혁씨 시간 괜찮겠어요? 사실 윤혁씨 없이 혼자 다녀오고 싶거든요."
윤혁 : "왜요?"
영 : "음…그냥 결혼식 날 드레스 보면 윤혁씨가 더 예뻐해 줄지도 모르니까?"
윤혁 : "뭐라고요? 하하하"
영과 윤혁이 함께하는 시간은 꿈만 같았다.
문틈으로 비집어 나오는 둘의 성아가 계단을 타고 1층까지 전해졌다.
그 웃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강주의 표정은 더 일그러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