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7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79화 / S#1 윤혁의 방 [밤] ————-
한참을 복도에서 성호의 이야기를 엿듣던 영은 몸을 일으켜 방으로 다시 들어왔다.
윤혁이 올 시간이 다 되었는데, 소란스러운 1층 때문에 저녁준비가 잘 되어가고 있는지 확인해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쯤이면 거실에 있던 성아와 강주도 자리를 비웠겠지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려던 때 양희가 방으로 들어왔다.
양희 : "야, 너 때문에 지금 이렇게 집이 소란스러울 일이니?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넌 아무렇지도 않니? 너 때문에 조용하던 집이 자꾸 시끄러워지는 게?"
영 : "실장님. 제가 분명 실장님이 상관하실 일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왜 자꾸 이러세요. 저한테 계속 이야기해봤자 달라지는 게 없어요. 그리고 회장님 결정이시지 제가 결정한 게 아니잖아요."
양희 : "답답하다 정말. 어쩌다 도련님이 너 같은 애하고 엮여서는… 난 은성언니 생각해서 처음엔 측은지심이었는데. 너 자꾸 선을 넘어. 차라리 내가 사모님께 말씀드리고 조용히 너 치워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야 알아?"
영 : "아뇨.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는 거 아시잖아요. 전 실장님이 사모님께 아무런 말씀 안 하실 거라는 거 알고 있어요. 실장님은 자기 발등 찍으실 뿐 아니라는 것도요.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오셨는데 저 하나 때문에 다 포기하실 건 아니시죠?"
양희 : "그럼 도련님께라도 네 정체가 뭔지 뭐 때문에 이 집에 들어온 것인지 말씀드려야지 안 되겠다.."
영 : "그 방법도 틀리셨어요. 아시는 것처럼 윤혁씨와 제 관계. 시작하자고 한 것도 지금까지 끌고 온 것도 윤혁씨거든요. 윤혁씨는 실장님이 원하는 결과를 내어주진 않을 거에요. 제가 그 누구의 딸이든 신경 쓰지 않을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실장님 말 믿지도 않을 거고요."
양희 : "이후 답답해. 너랑 나랑 똑같은 입장일 거라는 생각은 정말 하지 마. 네가 쫓겨나도 난 아무런 신경을 안 쓸 테니까 난 충분히 경고하고 몇 번이나 더는 하지 말라고 얘기했지만, 결국이 집까지 들어온 건 너야. "
영 : "사모님도 아무 말 안 하시는데 왜 실장님이 이렇게까지 노발대발하시는지 전 잘 모르겠어요. 실장님도 어떻게 보면 남인데 이 집 사람들이 어떻게 되든 실장님께 그렇게 중요해요? 사명감 때문이에요? 소속감?"
양희 : "아니 그래 솔직히 말할까?,난 날 위해서 그러는 거야. 이 집 식구들이 서로서로 찢어질수록 중간에서 눈칫밥 먹으면서 추후 미래보장 안 될까 걱정해야 하는 건 우리라고. 너도 남의 돈 벌 먹고 사는 거 힘들다는 거 잘 알 것 아니야. 아무리 내가 이 집에서 연차가 제일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사모님 그 일 때문에 쫓겨나시던, 책망을 받으면 가장 타격이 오는 건 가장 측근에서 모신 나야. 내 밥그릇을 깨트릴지도 모른다는데 내가 가만히 있는 게 더 이상하지 않니?"
영 : "그 말은 실장님 밥그릇만 지켜 드리면 사모님이 어찌 되었든 상관없단 뜻으로 들리네요. 네 잘 알겠어요. 실장님 밥그릇은 건드리지 않을게요."
양희 : "너 정말 네가 뭐라도 되는 것처럼 구는구나?"
영 : "윤혁씨 올 때가 다되었어요. 저녁식사준비 제가 따로 챙기긴 힘들 거 같아서 부탁할게요."
양희는 영을 한참을 노려보고선 방을 나섰다.
영은 전투준비라도 하듯 옷매무새를 다듬고 거울을 한참이나 들여다보고선 1층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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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 : "고모가… 계시네요?"
성아 : "이제 퇴근하나 보구나? 음 (거실을 한번 둘러보며) 어서 와. 영이는"
영 : "윤혁씨"
윤혁 : "(영을 끌어안으며) 오늘은 별일 없었죠? 나 잘 다녀왔어요."
영 : "얼른 옷 갈아입고 저녁 먹을 준비해요."

윤혁이 옷을 갈아입고 내려오자 식탁에는 성호와 성아, 강주 그리고 영이 기다리고 있었다.
윤혁 : "(의자에 앉으며) 오늘따라 분위기가 냉랭하네요."
강주 : "김 실장님 나 포도주 한 잔만"
성호 : "식사자리야"
강주 : "식사자리인데 왜요. 포도주를 담가오라는 것도 아니고 지금 회사에서 회의 중인 것도 아닌데. 내껏만 한잔 줘."
성호 : "이 사람이 정말"
성아 : "오빠, 그냥 둬요."
양희 : "네 준비하겠습니다."
성아 : "(강주를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성호 : "윤혁이 결혼식 올릴 준비해. 웬만한 건 네 고모가 알아서 준비할 거니까 혹시나 따로 참석해야 하는 사람 있으면 공유만 해주면 된다."
윤혁 : "(기뻐하며) 아버지 정말이에요? 감사합니다!"
성아 : "결혼식 분위기야 다 거기서 거기이긴 한데, 그래도 주제를 정해주면 거기에 맞춰서, 꽃이나 테이블 보 식기 세팅까지 한번 해볼게. 둘이 상의해서 나한테 알려줘."
윤혁 : "너무 화려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크게 욕심 없어요"
성아 : "치렁치렁하고 요란스러운 건 내 취향도 아니야. 그럼 가장 깔끔한 걸로 할까?"
영 : "전 대표님이 골라주시는 데로 할게요."
성아 : "에이, 주인공이 그러면 쓰나, 그리고 언제까지 대표님,회장님 할 거야 이제 호칭도 바꿔야 하지 않겠어?"
영 : "아직 입에 안 붙어서…천천히 바꿀게요."
성아 : "그래도 진짜 우리 한 식구라고 공표도 할껀데 호칭부터 얼른 바꿔. 내가 부담스러워서 안될 거 같아."
윤혁 : "맞아요 영이씨 나도 보기 좀 그랬어요. 어려워도 지금부터라도 바꿔봐요."
강주 : "다들 신 나서는… 어머님도 허락 안 하신 마당에 아가씨도 확정된 것처럼 이야기하지 말아요. 난 아직도 승낙 못 해요. 윤혁이 친구들 불러다 한 건 어쩔 수 없다 쳐요. 그런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쟤가 내 며느리라고 어떻게 소개하고 인사해요! 난 지금이라도 무를 수 있다면 무르고 싶다고요!"
말없이 포도주만 마시던 강주가 발끈했다.
성호 : "그만해! 그렇게 싫으면 당신도 오지 마. 아이가 태어나면 그땐 어떻게 할 건데 밖에서 갑자기 혼외자식이 생겼다고 말할 셈이야?"
강주 : "혼외자식이든 뭐든. 제대로 된 여자 데려다 나처럼 마음으로 키우라고 하죠! 뭐. 난 이런 말 자격도 없어요? 아가씨도 그러는 거 아니에요. 같은 여자입장으로써 내가 이 결혼에 지분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집에서 살아왔는데"
성아 : "누가 보면 공짜로 윤혁이 키운 줄 알겠어요. 솔직하게 이야기해서 집에 있는 온갖 돈 끌어다가 결혼하려고 아등바등하면서 모든 조건 다 승낙하고 들어온 게 누군데요? 그리고 잘나가는 대기업 사모님으로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고 살면서 부족한 게 있었어요?
그것도 모자라 동생까지 시켜서 기업 말아먹으려고 들었던것도 겨우 봐주고 넘어갔더니 자기 위치가 어디인지 아직도 모르는 거에요? 다 본인이 선택해놓고 이제 와서 억울한척하지 말아요"
강주 : "그래도 최소한 나한테 의견이라도 물어봐 줄 줄 알았어요. 윤혁이 엄마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은 난데. 결혼식장에서 혼주 자리에 앉아있을 사람은 난데 나는 이런 이야기 하지도 못해요?"
윤혁 : "네, 그럴 자격 없어요. 그래…사람으로써 인간 대 인간으로서 직접 낳지도 않은 자식. 밖에서는 자기가 낳은 자식 인마냐 행세해야 하는 게 힘들었을 수도 있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절 키울 때 남의 손에 키운 시간이 훨씬 더 많았고, 엄마로서 사랑을 주신 기억이 저에겐 없네요.
시험을 100점 맞아오고 반장이 되고 칭찬받는 건 꼭 부모님께서 아니더라도 누구한테든 받을 수 있는 칭찬이거든요. 만약 절 정말 사랑으로 키워서 제가 보답해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으면 결혼 반대하셨으면 마음이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텐데 당사자인 제가 아무런 감정이 없거든요?
저한테는 그냥 서류상 아버지랑 함께 하시는 분 그 이상도 아니세요. 그러니까 아버지 말씀처럼 축하해주시지 않으실 거면 자리에 없으셔도 돼요. 제 인생 제가 사는 거거든요. 아버지, 고모 먼저 올라갈게요. 식사 마저 하세요. 영 이씨 우리 올라가요."
영 : "윤혁씨…"
영은 윤혁을 말려보려 했지만 곧바로 자리를 떠났기에 의자에서 일어나 따라갈 수밖에 없었고
식탁에는 성호와 성아, 그리고 울부짖는 강주만이 남아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