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74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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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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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74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그렇게 강주의 시집살이를 곁들인 영의 일과는 직장생활을 하는 것 처럼 똑같이 쳇바퀴 굴러가듯이 일정하게 흘러갔다.

아침에 윤혁의 출근을 배웅해주고 나면 곧바로 별관으로 가 식단표를 보고선 배달된 재료들이 제대로 왔는지 냉장고를 확인하고,

찬장에 있는 강주의 모든 접시를 닦고 다시 넣어놓고 강주가 호출이라도 한다면 접시를 닦다가도 본관으로 뛰어가 강주의 수발을 들었다.

윤혁에게 영상통화라도 오는 날엔 급하게 정원으로 달려나가 정원에서 산책하는 척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선 성호와 윤혁이 돌아오기 전 저녁 식사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검사했다.

이외의 시간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기에 방에 들어가 꼼짝없이 혼자의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하고 아늑했지만, 배가 고파 1층에라도 내려갔다가 강주를 만나면 반갑지 않은 사람과 마주치기라도 한 듯 강주가 식사 중일 땐 식당에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고, 혼자 음식이라도 해먹으려 별관에 갔다가 양희라도 마주치면 양희또한 영을 없는 사람 취급했다.

다른직원들도 그저 간단하게 묵례만 할 뿐 영에게 필요한 게 있느냐는 등 물어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식기를 닦고 있는 영을 보며 수군거리기 일수였다.

그렇기에 혼자 있는 윤혁의 윤혁의방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읽으며 보냈다.

그리고 윤혁이 돌아오면 온종일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척 행동했다.

그렇게 낮에는 신데렐라처럼 저녁에는 세상 둘도 없는 여유로운 여인인척하며 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제 이 집에 들어왔으니, 언제 시한폭탄을 터트릴까.
윤혁과 강주의 사이가 안 좋으니 강주가 이 집에서 쫓겨나는 건 아닐까.

혹시나 나도 나가라고 한다면 윤혁은 붙잡을까 하며 수많은 생각에 휩쌓였었는데

단순히 먼지를 닦고 있으면 멍해져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기 일쑤였다.

불시에 강주가 별관으로 들어와 찬장에 있는 먼지라도 발견한다면 노발대발하였기에 집중하고 있을 때 양희가 별관으로 뛰어들어왔다.

양희 : "(숨을 헐떡이며) 그거 빨리 내려놓고 방으로 돌아가 얼른"

영 :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어요?"

양희 : "연락도 없이 회장님이 오셨어, 너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 아시면 사모님한테 한소리 하실 거고 그럼 우리까지 눈칫밥 먹으니까 얼른 돌아가 빨리빨리"

영 : "어… 이거 다시 넣어놔야 하는데"

양희 : "이후 몰라 내가 알아서 넣어놓을 테니까 빨리 가 얼른!"

양희에 재촉에 조리실에 올려져 있는 것들을 그대로 두고 본관으로 향했다.

그렇게 별관에서 나와 식당의 뒷문을 열었는데 성호가 서 있었다.

식탁에 놓쳐져 있는 성호도 뒷문에서 들어오는 영을 보고 적잖이 놀란 눈치였다.

성호가 먼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영이 먼저 제 발 저려 입을 열었다.

영 : "아, 제가 주방에서. 윤혁씨가 저녁에 먹고 싶다는 게 있어서 재료 좀 있나 찾아보려고"

성호 : "식사는 언제 했어요?"

영 : "그저 아직"

성호 : "지금 시각이 15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침 먹고 아무것도 안 먹었단 이야기에요?"

영 : "아침을 너무 많이 먹었나 속이 불편해서요."

성호 : "우리 아침같이 먹은 걸로 기억하는데?"

영 : "아, 사실은"

성호 : "(식탁에 앉으며) 앉아봐요"

영 : "(어물쩍 거리며 식탁에 따라 앉는다.)"

성호 : "일과를 어떻게 보내는지 이야기해봐요. 어제는 무엇을 했고, 오늘은 (시계를 보며) 이 시간까지 뭐했는지"

영 : "회장님 정말"

성호 : "상세하게 이야기해요."

영 : "(심호흡을 한 뒤)보통 아침을 먹고 윤혁씨 출근 배웅을 하고 나면 방에서  쉬거나, 사모님께 집안일에 대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성호 : "뭘 배웠죠?"

강주 : "(식당에 들어서며)요리하는 것 좀 보고 당신이나 윤혁이가 좋아하는 게 뭔지,싫어하는게 뭔지 좀 파악하라고 했어요. 그게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성호 : "그건 직접 보지 않아도 알려줄 수 있는 거 아닌가? 당신도 이렇게 집안일 배운 건 아니잖아?"

강주 : "어머님이랑 저랑 방식이 다른 거뿐이죠. 전 직접 몸으로 배우고 느꼈으면 좋겠거든요."

성호 : "당신은 옷에 음식냄새 밴다는 이유로 조리실엔 잘 들어가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너무 모순적이지 않아?"

강주 : "내가 청소를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직접 요리를 해서 대령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너무 과민반응 아니에요 당신? 집안일은 내가 알아서 가르치게끔 해야지 이제는 집안일도 나한테 못 맡기겠다 이거에요?"

성호 : "가르칠만한 사람이 가르친다고 해야 믿음이 가지. 평생 남의 손 빌려 밥 먹고 생활하는 사람이 뭘 가르치겠다는 건지 내가 이해를 할 수가 없네"

영 : "제가 먼저 배우겠다고 한 거에요. 사모님이 천천히 배워도 된다고 하셨지만 양희실장님 까지 제가 설득한 거고요. 사모님은 잘못 없으세요."

강주 : "흥, 들었죠? 알려달라고 하는데 무시할 순 없잖아요."

성호 : "직원이 아니야. 가르치는 건 좋은데 함부로 대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마. (영을 바라보며)근데 왜 뒷문으로 들어오면서 긴장을 한 거에요."

영 : "혹시나 오해하실까 봐서요. 걱정되었어 그랬어요. 절대 함부로 대하신다거나 그러신 거 없으시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성호 : "(의자에서 일어나며)당신은 내 말 명심해. 그리고 집에 있으면서 식사는 왜 같이 안해? 좀 챙겨줄 순 없는 거야?"

강주 : "어린애도 아니고 내가 일일이 밥 먹었느냐,먹을꺼냐 하면서 챙길 순 없잖아요. 본인이 먹고 싶지 않으면 안 먹는 거지"

성호 : "신경을 안 쓰게 알아서 좀 챙겨"

성호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고, 강주는 성호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강주 : "그럼 본인이 챙기시던가, 어휴 얘 너 그냥 올라가라. 어쩌자고 타이밍 하나도 못 맞추는 거야?"

영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윤혁의 방으로 돌아가 윤혁이 퇴근해 돌아올 때까지 꼼짝하지 않았다.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오늘따라 성호가 한층 날카로워 보였다.

안색도 조금 어두운 것 같기도 하고 괜히 성호가 신경이 쓰였다.

그나저나 강주의 태도는 점점 영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별관을 계속해서 들락날락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이 있었다.
은성처럼 음식만 조리하는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모두 별관 뒤에 있는 작은 쪽문으로 왔다갔다하며  서로 업무를 어느 정도 분담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호텔 측에서 보내준 식단과 조리법을 보고 음식을 하던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다른 사람이 와서 간을 보고 요리를 계속하니
음식이 엉망진창이었다.

윤혁이 밖에서는 음식을 어느 정도 먹지만 집에서는 계속해서 입이 짧은 게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윤혁뿐만 아니라 성호와 강주도 식사량이 매우 적었다.

영은 이런 고급 진접 시에 담겨 나오는 음식들이 처음이었기에 이런 음식들은 이런 맛있구나 하며 별 생각 없이 먹었었는데 단단히 문제가 있어 보였다.

어느날 저녁준비가 한창인 조리실에 영이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양희 : "(구석으로 조용히 영을 끌고 가 목소리를 낮추며) 뭐, 왜. 진짜 직접 음식이라도 하게?"

영 : "아니 윤혁씨가 밥을 너무 못 먹어서요. 전 왜 그런지 알 것 같아서 알려 드리려고 왔어요."

양희 : "이거 네 엄마가 여기서 일할 때부터 호텔에서 전해오던, 아니 어쩌면 그전부터 전해주던 조리법이야 요리하는 사람만 바뀌었지 다른 건 바뀐 게 없는데 뭘 알려주겠다는 거야?"

영 : "(인덕션 쪽으로 이동하며) 자, 보세요. 여기 지금 끓이고 있는 국 아까부터 봤는데 센물에서 너무 졸여졌다 생각이 드셨는지 물을 더 넣으시더라고요? 근데 물은 이렇게 많이 넣으셨으면서 다시 간은 안 보셨고요. 그리고 여기 나물 물기를 제대로 안 제거 하셨는지 반찬 통 바닥에 물이 이렇게 많은데 이러면 위에랑 밑이랑 맛이 다르지 않을까요? "

양희 : "(국과 반찬 맛을 본다.) 이게 뭐야? 이거 국 누가 끓이고 있던 거야?"

직원1 : "아, 제가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너무 졸아들어서…"

양희 : "그럼 다시 끓이든지 맛을 보든지 했어야지. 지금껏 요리한다는 사람들이 이런 거 아무것도 신경을 안 썼단 말이야? 이거 반찬은"

직원2 : "죄송해요 실장님. 다 조리법 보고 한 거고 지금까지 아무런 말씀들 없으셔서…"

양희 : "내가 아침 점심 저녁상 나갈 때마다 일일이 다 맛이라도 봐야 된다는 거야? 음식 나가기 전에 안 먹어봐?"

직원2 : "전에 계시던 분은 요리하시고 따로 간을 안 보시길래… 레서피도 똑같고요. 그래서…"

양희 : "하, 진짜 답답하다. 반찬은 새로 하고 국은 간 다시 맞추고 오늘 저녁 나가기 전에 내가 맛보게 다 준비해놔!"

직원1,2 : "네 알겠습니다…"

양희는 괜스레 영을 한번 노려보고서는 자리를 비웠다.

그날 저녁밥을 먹는 성호와 윤혁은 음식 맛이 바뀐 것을 눈치라도 챈 것인지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강주는 대놓고 음식 맛을 평가했다.

강주 : "김 실장님 새로운 사람  뽑은거야? 아침이랑 밥맛이 조금 다르네?"

양희 : "아, 조리법이 바뀌었습니다. "

강주 : "훨씬 났네. 가끔 너무 저염식일 때도 있었는데 회장님도 잘 드시는 거보니까 누구 조리법인지는 몰라도 제대로 된 사람인가 보네. 앞으로도 그 사람이 계속 보내주게끔 해야겠다."

양희 : "(영을 살며시 곁눈질하며) 네 알겠습니다."

영 : "윤혁씨는 어때요? 괜찮아요?"

윤혁 : "네! 아주 괜찮은데요?  어떤날엔 반찬이랑 국이랑 따로 노는듯한 느낌도 들었고 대량으로 만든 음식들 처럼 부분부분 맛이 다를 때도 있었는데, 집밥이 다시 먹을만해 진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요. 그렇죠 아버지? "

성호는 말없이 밥만 먹었고, 영은 생각에 잠겼다.

직접음식을 한 건 아니지만 간단하게 조리하는 것만 조금 더 신경 썼어도 이런 일은 윤혁이 밥을 덜먹거나 하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물며 강주가 식구들 먹을 음식에 조금만 더 관심만 있었어도 윤혁이 밥을 맛있게 먹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들며

성호와 윤혁이 밥을 잘 먹는 모습에 괜히 뿌듯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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