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73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73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 때 깨질듯한 두통을 느끼며 영은 눈을 떴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옆방에서 잠이 든 것 같았는데 눈을 떠보니 윤혁의 방이었다.
아무래도 윤혁이 잠든 영을 옮긴듯했다.
너무 무리했던 탓일까, 제주도 때부터 쌓였던 것인지 허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마지막 기억은 모든 것이 끝나고 영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선 방문을 닫던 뒷모습이였다.
아무래도 그 뒤로 기절한듯했다.
그것말고는 기억이 나질 않으니 사실상 영이 스스로 윤혁의 방으로 들어온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눈을 감고 있을 때 문이 벌컥 열리더니 쾅하고 다시 닫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영의 앞으로 물컵이 불쑥 나타났다.
양희 : "내가 너 숙취 걱정까지 해야겠니?"
영 : "(물컵을 받아들며) 걱정까지 하셨어요?"
양희 : "술을 잘 못 마시면 마시지 않겠다고 하던지 너 밤새 끙끙 앓는다고 도련님은 주무시지도 못하셨어"
영 : "(물을 벌컥 마시며) 윤혁씨는요?"
양희 : "말렸는데도 직접 약국에 가보겠다고 나가셨어. 이미 회장님도 사모님도 일 때문에 나가셨고. 잘한다 잘해. 먼저 일어나서 아침 인사 올려도 모자를 판에 술 마시고 뻗어선 일어나지도 못한다니 쯧쯧 저녁때는 먼저 나서서 저녁을 챙기는 건 어때?"
영 : "그럴게요."
양희 : "직접 장 봐오란 말은 안 할 테니 정신 차리자마자 별관으로 와"
양희는 다 마신 물컵을 가지고 밖으로 나갔고 영은 그대로 다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양희의 말이 맞다.
계속해서 윤혁의 등 뒤에 숨어있을 수도 없고, 이방에 갇힌 것처럼 생활할 수 없었다.
성호나 강주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집안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도는 알아둬야 강주의 입지를 좁히기도 좋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조금만 더 누워있다 양희가 말한 별관으로 가야겠다 생각하고 있는 찰나 윤혁이 돌아왔다.
윤혁 : "영 이씨 일어났다면서요. 어때요 좀 괜찮아요? 약국에 가서 숙취해소제랑 두통약 좀 사왔어요."
영 : "어제 그냥 저도 모르게 긴장의 끈이 풀렸었나 봐요. 미안해요."
윤혁 : "고모가 영 이씨 마음 편안하게 하는데 한몫한 것 같네요. 저는 괜찮아요. 영이 씨가 아파서 걱정이지. 약 먹고 조금 더 쉬어요. 전 운동을 좀 다녀올게요."
영 : "다녀와요. 저도 이제 일어나서 양희 실장님께 집안일 좀 배우려고요."
윤혁 : "다음 주부터 해요 다음 주부터. 나 출근하고 나면 영 이씨 혼자 심심하니까 이번 주까지는 나랑 붙어있고 다음 주부터 해도 늦지 않아요."
영 : "아니에요. 그래도 저도 눈치가 좀 보이고 그래서요."
윤혁 : "그럼 나 운동 안 가고 영 이씨 옆에 붙어있을래요."
영 : "어린아이도 아니고 왜 그래요 윤혁씨 나 정말 괜찮으니까 다녀와요."
윤혁 : "에이 모르겠다. 저도 이번 주 까지 운동이고 뭐고 그냥 푹 쉴래요"
영 : "아이 참"
윤혁은 끝끝내 나가지 않고 침대 위로 올라와 영의 옆에 누워서는 영이 옴짝달싹 못하게 하였다.
두통이 좀 있는 상태였지만 언제까지 이어져갈 수 있는 행복일지 모르기 때문에 영도 이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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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 : "다녀오셨습니까"
강주 : "(대답 없이 2층을 곁눈질한다.)"
양희 : "외출준비 중이십니다. 식사는 나가서 하신다고 합니다."
강주 :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결혼한 게 며칠 전 인 데 벌써 부터 밖으로 돈다고?"
윤혁 : "(계단을 내려오며) 집에 있으면 뭐하시려고요. 어차피 각자 따로 지내는데"
강주 : "윤혁아, 너도 생각을 잘해야 해. 나랑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쟤 앞에서 네가 날 무시하면 우리 집 모습이 우습지 않니? 아 이 집도 별거 없구나 생각하지 않겠어?"
윤혁 : "그전에 말씀 좀 가려서 하시죠. 얘. 쟤. 너. 며느리한테 쓸 단어는 아니지 않나요?"
영 : "다녀오셨어요…"
강주 : "그래, 지금은 내가 흥분해서 그랬다고 치자. 그래도 지금 이렇게밖에 돌아다니는 건 아닌 거 같아. 너 아직 공식석상에서 결혼했다. 이야기도 안 했는데 둘이 돌아다니는 걸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니? "
윤혁 : "저희 이미 결혼한 부부예요. 제 주변 지인들도 다 참석해서 제 결혼식 봤고요. 저희가 뭘 조심해야 하는 거죠? 아버지 그리고 안씨 집안 사람들과 엮여있는 사람들이요? 그 사람들 때문에 숨어있어야 할 이유 없는데요. 혹시라도 누군가 만나게 되면 제 배우자라고 이야기 못 할 것 없어요. 결혼식을 두 번 올리게 해달라 저희가 부탁한 게 아니잖아요."
강주 : "윤혁아 그래도 각자의 입장이라는 게 있는데 생각을 좀"
성호 : "다녀와."
윤혁 : "네, 다녀오겠습니다. 영 이씨 가요."
언제부터 듣고 있었던 것인지 거실로 성호가 들어섰다.
영은 성호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선 윤혁을 따라나섰다.
강주 : "진짜 당신이나 윤혁이나 왜 그래요 정말. 여기서 당신이 윤혁이 편을 들면 안 되는 거라고요."
성호 : "(소파에 앉으며) 왜 안된다는 건지 이야길 해봐"
강주 : "(이마 위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하… 나 안에서나 밖에서나 주 그룹 안주인이에요. 가뜩이나 내키지도 않는 결혼 시켜 속이 뒤집어 질 거 같은데, 쟤 앞에서 나를 꼭 무시해야 속이 시원하겠어요? 내 체면은 생각 안 해요? 좋은 남편, 좋은 시아버지만 있으면 된다 이거에요? 날 뭐로 생각하겠어요. 속없는 빈껍데기로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대들기라도 하면 그땐 어쩌려는 거냐고요!"
성호 : "(겉옷을 벗으며) 진짜 속이 꽉 찬 시어머니라면 질질 끌지 않고 보내줬겠지. 신혼이니 둘만의 시간이 계속 필요할 거라는 건 생각이 안 들어?"
강주 : "그럼 아예 식사는 꼭 같이 해야 한다 시간 정해 놓고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없애지 그래요? 애들 신혼이니까? "
성호 : "(넥타이를 풀며) 말도 안 되는 걸로 시비 걸 생각하지 마"
강주 : "당신. 손목이 왜 그래요? 왼쪽 손목 말이에요. 멍든 거 아니에요?"
성호 : "(손목을 바라보며)… 어디 부딪혔나 보지"

그렇게 윤혁의 휴가기간이 끝날 때까지 아침,점심,저녁 모두 영과 윤혁은 따로 먹었다.
이에 대해서 성호도 강주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사실 성호도 저녁 시간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잦아 거의 강주 혼자 식사를 해결하거나 강주도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들어왔다.
그리고 휴가가 끝난 윤혁의 출근날.
아침 일찍 일어나 영은 윤혁이 씻는 사이 옷을 챙겨주고선 손에 소담에게 줄 선물을 들려 보내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똑똑-.
영 : "네"
양희 : "(화장실을 곁눈질하며) 아침은?"
영 : "윤혁씨 아침 안 먹고 나갈 모양이던데, 저도 괜찮아요. 두 분은요?"
양희 : "회장님은 해가 뜨기도 전에 출발하셨고, 사모님은 이따가 하신데"
영 : "그럼 윤혁씨 출근시키고 제가 사모. 아니 어머님이랑 먹을게요."
양희는 대답 없이 문을 닫고 나갔다.
그렇게 씻고 나온 윤혁은 영이 골라준 셔츠와 옷을 입고, 넥타이를 하고, 영의 배웅을 받으며 출근길에 나섰다.
윤혁 : "(대문 앞에서 영을 끌어안으며)아 떨어지기 싫다. 일주일만 더 쉴까요?"
영 : "윤혁은. 나한테 전화하고 쪽지 보낸다고 한눈팔지 말고 집중! 알겠죠? 저녁으로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이야기하고요."
윤혁 : "영이 씨가 해주는 거에요?"
영 : "음… 인터넷 찾아보면 조리법 나올 텐데 할 수 있는 거면 해줄게요. 천천히 생각해보고 말해줘요. 아 그리고 이거 소담씨한태 꼭 전해줘야 해요."
윤혁 : "알겠어요! 칼퇴근하고 올게요!"
영 : "잘 다녀와요"
영은 윤혁을 배웅해준 뒤 집으로 다시 들어왔다.
때마침 강주가 방에서 나왔다.
영 : "안녕히 주무셨어요…"
강주 : "누가 잡아먹니? 아니면 원래 그렇게 기운이 없어? 좀 똑 부러지게 좀 말하고 행동해. 보는 사람 답답해 죽겠다. 따라와"
강주는 영을 데리고 별관으로 향했다.
처음 들어서는 별관은 1층에는 양쪽으로 펼쳐진 장식장에 온갖 찻잔세트와 식기류 들이 줄지어 들어있었다.
안쪽으로는 조리실이 보였다.
강주 : "여기 오른쪽 찬장에 들어있는 건 다 내 개인물품. 외국에서 들어온 것도 있고 국내에 몇 개 없는 것들도 있으니까 매일매일 빈 건 없는지 검사해. 김 실장이 리스트 줄 거야. 왼쪽 찬장에 들어있는 건 집에서 평소 사용하는 것들 금색 테두리 둘려있는 건 손님들 오셨을 때 꺼내놓는 거. 이이 쪽도 검사해. 여기서 하나라도 없어지면 네 탓인 거야."
영 : "네?"
강주 : "네가 보는 눈이 없어서 이것들이 얼마나 고급품인지 몰라보는 거겠지만 밖에 세트로 밖에 내다 팔면 네가 상상하지도 못할 가격이 책정되는 것들이야. 눈독 들일 생각하지도 마. 매일매일 검사한 거 나한테 1주일마다 보고해.
그리고 여긴 조리실. 밖에서 사다 먹는 거, 완제품으로 들여오는 거 절대 없어야 해. 신선식품들은 어디에 있고, 조미료들은 어디에 뭐가 들어있는지. 커피,차 다과들 어디에 뭐가 있는지 배우고 내가 가져오라는 거 있으면 바로바로 가져와. 일주일치 식단이 짜여있으니까 그거에 맞게 재료들 준비되어있는지 빠트리는 건 없는지도 확인하고 김 실장 어디 갔지? 김 실장"
양희 : "네 사모님."
강주 : "여기 얘 매일 데리고 다니면서 하나하나 다 알려줘요. 아 접시 닦는 것도 시켜 김 실장 바쁘잖아. 내 방으로 커피 한 잔만 식빵은 살짝만 구워줘. "
양희 : "네 알겠습니다."
양희는 강주가 완벽히 별관을 빠져나가는 걸 확인하고선 표정이 확 변했다.
영은 이것이 강주의 시집살이라는 것을 단번에 파악했다.
양희는 영의 손에 클립보드를 쥐여주었다.
백화점에서 재고 정리하듯 강주가 이야기한 식기류들이 기재되어있는 종이와 이번 주 식단들이 기재되어있는 여러 종이들이 꽂아져 있었다.
양희 : "식단은 호텔에서 들어와. 매주 일요일에 오니까 내가 알려줄게. 거기에 맞춰 재료 주문하면 배달이 매일 아침에 오는 거고, 저녁 음식재료까지. 아침마다 여기 와서 냉장고 보고 빠진 거 있는지 검사하고 나한테 알려주면 내가 다시 주문할 거야.
그리고 조리 대위에 분홍색,노란색 천들 보이지? 노란색으로 먼저 접시 닦고 분홍색으로 한 번 더 닦은 다음에 찬장에 다시 넣어두면 되는 거야. 발 받침대 있으니까 높이 있는 건 받침대 올라가서 꺼내면 되는 거고. 깨트려도 난 몰라."
영 : "이걸 원래 제가 하는 게 맞아요?"
양희 : "난들 알아? 사모님이 시키시니까 하는 거지. 그리고 내가 네가 미워서 시키겠니? 사모님이 하라니까 너도 그냥 해. 음식을 하라고 할 순 없잖아. 아, 엄마 닮아서 그래도 음식솜씨는 좋을 수도 있겠구나? 음식도 직접 할래? 사모님 드시는 커피는 핸드드립이니까 주전자에 물 끓여서 하면 되는 거고, 식빵은 저기. 해서 가져다 드려."
양희는 차갑게 이야기하고선 뒤돌아 나갔다.
영 : "후…그래 일단 하라면 해야지."
영은 아무도 없는 조리실에 홀로 서서 냉장고를 뒤적거리며 버터를 찾고 프라이팬을 찾아 인덕션에 올리고선 식빵을 굽고 커피를 내려 강주의 방으로 들고갔다.
노크를 하고선 쟁반에 받친 음식들을 가지고 침대 옆에 놓인 테이블 위에 놀려놨다.
강주 : "접시 고르는 눈치하고는"
영 : "다른 걸로 바꿔 드릴까요?"
강주 : "아 됐어. 언제 또 기려다. 나 오렌지 주스도 갖다 줘. 사온 거 말고 착즙"
영 : "네"
영은 다시 별관 조리실로와 냉장고에서 오렌지를 꺼내고 한참을 뒤져 착즙기를 찾아선 강주에게 가져다줬다.
강주 : "너무 미지근하다. 얼음이라도 띄워오지"
영 : "얼음 지금 가져다 드릴게요."
강주 : "지금 가져오면 뭐해 됐어. 그냥 나가"
영은 강주의 방을 사서면서 크게 한숨을 쉬었다.
영 : "그래 언제까지 이렇게 네 맘대로 하고 사나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