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72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72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고은동에 도착해 차고지에 차를 넣고 트렁크에 짐을 꺼내고 있으니 직원들이 나와 짐을 들고 따라왔다.
영은 윤혁의 손은 잡고 정식적으로 이 집의 식구라는 이름을 가지고 현관문 안으로 들어왔다.
집안은 소음 하나 없이 고요했다.
성호는 아마 회사에 있을 것이다.
양희 : "오셨어요. 피곤하시죠? 회장님은 회사에 나가셨고 사모님은 출타 중이십니다. 저녁 식사 때 맞춰 돌아오신다고 합니다."
윤혁 : "환영인사를 바란 건 아닌데 왠지 냉대받는 기분이네요. 영 이씨 얼른 들어와요. 실장님 우리 영이 씨가 배워야 할 것들이 있을 테니까 실장님이 많이 도와주세요. 짐은 저희가 정리할 거고, 앞으로 저에 관련된 것들은 영이 씨가 전반적으로 관리할 거니까, 안강. 아니 이 집 안주인이라는 분보다 우리 영 이씨 말을 우선으로 해주세요."
양희 : "그건 이제 다음에"
윤혁 : "아뇨, 지금 부터요. 제가 먹는 것 입는 것 등등 다 영이 씨가 관리할 거니까 저한테 바로 이야기해주시기 전에 영 이씨 한테 먼저 이야기해주시고 절 대하듯 영 이씨 대해주세요. 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 단 한 명이라도 영 이씨 홀대하는 거 전 못 보고, 못 참습니다. "
양희 : "네 알겠습니다."
윤혁 : "(영의 손을 잡으며) 영 이씨 올라가요."
양희와 어색하게 눈길을 주고받은 뒤, 윤혁을 따라 윤혁의 방에 들어섰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없었지만 못 보던 화장대가 하나 생겨있었다.
윤혁 : "안 그래도 영 이씨 위해서 화장대가 하나 있으면 했는데, 누가 선택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예쁜데요? 영이 씨는 어때요?"
영 : "전 좋아요."
윤혁 : "영 이씨 들어오기 전에 가구를 싹 변경할까 생각도 해봤는데 영 이씨 취향도 중요하니까 살면서 바꾸고 싶은 거 있으면 우리 하나씩 바꿔요. 도배를 새로 해도 되고요. 어, 이불도 이모님이 사주신 걸로 바뀌어 있네요. 와 너무 좋은데요?"
영 : "저… 윤혁씨"
윤혁 : "네, 뭐 필요한 거 있어요?"
영 : "전 괜찮으니까, 일하시는 분들한테 그렇게 무섭게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윤혁은 영을 침대 한 쪽에 앉히고선 바로 옆에 앉아 영의 손을 잡았다.
윤혁 : "나도 하하 호호 좋은 게 좋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영이 씨가 우리 집에 있는 동안 영이 씨를 지키는 게 제 의무에요. 물론 우리가 분가하고 나서도 영이 씨를 지킬 거지만, 제가 없을 때 그 누구라도 영이 씨를 무시하는 건 정말 못 참을 거 같아서 처음부터 잡으려는 거에요.
나도 직장생활 하는 사람인데 남한테 안 좋은 소리 듣는 거 기분 정말 나쁘다는 거 모를까 봐서요? 확실히 선을 그어놓는 거에요. 난 이 집 안주인을 절대적으로 믿지 않아요. 내가 없을 때 사람들 앞에서 영이 씨를 면박을 주고, 못살게 굴수도 있어요.
근데 그런 걸 보고 실장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아,저사람은 작은 사모님이라는 명분으로 보살펴야 하는 사람이지만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구나'라는게 마음속에 박힐 수도 있어요. 전 그게 싫은 거에요. 그 누구도 영이 씨를 함부로 할 수 없어요."
윤혁의 눈빛에서 진심이 보였다.
하지만 영도 호락호락하게 강주에게 당해줄 마음이 전혀 없었다.
성호도 윤혁도 영에게 같은 말을 한다.
본인들이 없을 때 누군가 괴롭히면 꼭 이야기해달라고, 영은 궁금해졌다.
이 집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두 부자가 영에게 같은 부탁을 하는 것일까.
또한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할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그렇게 윤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뒤, 경력 정리도 하고 화장대 물품도 올려놓고 화장실에 영의 물건들도 채워놓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해가 뉘엿뉘엿 저 멀리 가라앉을 때쯤 활짝 열어놓은 방문 너머로 1층에 말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강주가 들어온 듯했다.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방 밖으로 나가려는 영을 윤혁이 가로막고선 본인이 먼저 나갔다.
그 뒤로 영은 살며시 뒤따라갔다.
윤혁은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가려다 멈췄다.
아무래도 강주가 곧바로 방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고개를 가로저으며 윤혁은 영을 데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윤혁 : "인사는 저녁때 해도 충분할 것 같아요. 일단 좀 더 쉬죠. 인사도 받아줄 마음 있는 사람한테 해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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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짐 정리를 끝내고 한창 영과 윤형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도중 노크소리가 들렸다.
윤혁 : "들어오셔도 돼요."
양희 : "저녁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회장님도 곧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윤혁 : "네, 내려갈게요."
영과 윤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희를 따라 1층으로 내려갔다.
식당에는 아직 아무도 자리하고 있지 않았다.
영과 윤혁이 먼저 자리에 착석하자 곧바로 물과 식기들이 준비되었고 강주가 도착했다.
영은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강주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뒤이어 현관문 소리가 들리고 성호가 들어왔다.
방으로 향하려면 성호는 영과 윤혁 강주가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선 겉옷도 벗지 않고 식당으로 들어섰다.
양희가 성호의 겉옷을 받아들고 성호의 방으로 들어갔고, 성호는 자리에 앉았다.
모든 사람이 자리에 앉자 식탁 위에 음식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성호가 먼저 음식을 한 수저 뜨기 시작하자 강주와 윤혁도 숟가락을 들었다.
영도 눈치를 보며 천천히 입안으로 음식을 넣기 시작했다.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식사를 이어가던 도중 정적을 성호가 먼저 깼다.
성호 : "그래, 여행은 잘 다녀왔고?"
영 : "아.."
윤혁 : "네, 저도 오랜만에 갔더니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영이 씨랑 같이 가서 더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국외로 나가는 것보다 나은 것 같아요. 다음 휴가 때는 포항 쪽에 가볼까 봐요."
성호 : "국내여행도 좋지. 그래 특별한 일은 없었고?"
윤혁 : "특별한일 있을게 뭐 있나요. 아 호텔 서비스가 제주도는 관광으로 많이 오가서 그런지 서울점보다 더 좋더라고요. 룸서비스 메뉴 중에도 가능 시간도 심야까지 가능한 메뉴들이 더 많고요. 일부러 그러신 거에요?"
성호 : "서울은 호캉스족이 주이고 제주도나,강원쪽은 아무래도 네 말처럼…"
그러게 자연스럽게 성호와 윤혁의 대화 주제는 업무적인 걸로 넘어갔다.
모래알을 씹는 듯 영은 입안이 까슬까슬했다.
강주는 성호와 윤혁의 대화가 시작할부렵부터 시선을 영에게서 떼지 않았다.
그렇게 각자 다른 세상에 있는듯한 식사시간이 깊어져 갈 때쯤 양희가 나타났다.
양희 : "저 회장님 말씀 중 죄송합니다."
성호 : "(양희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양희 : "주성아 대표님 오셨습니다."
윤혁 : "고모가요?"
성아 :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강주 : "아가씨, 어쩐 일이세요?"
성아 : "(강주의 옆자리에 앉으며) 우리 집 새 식구 첫날인데 내가 또 빠질 순 없지. 반가워요. 정식으로 인사하는 건 처음인 것 같네?"
영 : "안녕하세요"
성아 : "김 실장님 포도주 가져왔으니 준비 좀 해줘요. 식사는 필요 없어요. 체할까 봐 밥은 먹고 왔거든"
양 : "네, 알겠습니다."
윤혁 : "고모 정말 어쩐 일이세요?"
성아 : "조카며느리 보러왔지. 오빠 불편한 건 아니죠?"
성호 : "잘 왔어. 새 식구 환영해주러 온 거라면 언제든 대환영이지"
강주: "말씀이라도 좀 해주시지"
성아 : "원래 깜짝파티가 더 재밌는 법 아니겠어요? 근데 표정이 왜 그래요? 며느리가 들어왔는데 반갑지가 않은 모양이네?"
강주 : "아니에요. 뭐"
성아 : "어차피 우리 허 여사님도 허락한 결혼이겠다.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해요. 우리 조카며느리는 가까이서 보니까 더 예쁘네. 아니 내가 몰랐던 건가? 사무실에서 봤을 때랑 딴판인 것 같기도 하고, 주윤혁 너는 얼굴이 엄청나게 폈다? 고모보다 먼저 결혼하니 좋니?"
윤혁 : "고모. 결혼? 전 무조건 찬성이에요. 고모가 마음에 드시는 분 계신다면 언제든 데리고 오세요. 전 고모부 맞이할 준비 예전부터 되어있었거든요."
성아 : "나도 그렇게 해주고 싶긴 한데 아직 탐나는 사람이 없네?"
삭막했던 분위기가 성아의 등장 때문에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봐왔던 성아는 성호와 비슷하게 냉철하고 말 없고 무뚝뚝한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말이 많고 밝은 면이 있을 것이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영이었다.
중주를 회사에서 내보내고 나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주의 표정은 변함없이 어딘가 찌푸려져 있었으며, 성호는 성아가 와서 기쁜듯한 내색을 보였다.
그렇게 식사를 모두 물리고 선, 다 같이 성아가 가져온 포도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성아 : "다 같이 건배라도 하자. 반가워 조카며느리. 우리 윤혁이 잘 부탁하고, 이 집에 사는 사람들 다 재미없는 사람들뿐이니까 윤혁이랑만 재미 있게 놀아. 한집에 있는 게 아니라서 내가 특별히 해줄 건 없지만 뒷말 정도는 들어줄 수 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영 : "네…감사합니다."
윤혁 : "우리 집 식구 중에 영 이씨 편이 있다니 기분이 좋네요. 감사합니다 고모. 제가 앞으로 고모한테 더 잘할게요."
성아 : "그럼 다 같이 건배나 한번 하자."
그렇게 다 같이 포도주잔을 부딪혔고, 그렇게 한잔 두잔 각자의 포도주잔들이 비워져 가기 시작했다.
성아 : "그래서 윤혁이 초등학교 1학년 때인가 2학년 때 나는 영재가 태어난 줄 알고 겉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얘를 일찍이 외국에 보내서 유학시키고, 대학을 어디로 보내지 고민했다니까?"
윤혁 : "고작 8살짜리 애를 보면서 대학을 생각하셨단 말이에요? 에이 고모 그건 좀 심했다."
성아 : "진짜라니까? 오빠 이야기 좀 해봐. 윤혁이가 보통 야무지고 똘똘했던 게 아니었잖아요."
윤혁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사춘기가 오면서 입을 꾹 닫았던 이야기까지 성아는 쉴 틈 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영은 잘 마시지도 못하는 포도주를 분위기에 취해 계속해서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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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포도주를 몇 병이나 비웠을까, 강주는 어지러워 도저히 자리에 앉아있기도 힘들다며 방으로 들어갔다.
영 : "그럼 저도 잠시 화장실 좀"
성아 : "다녀와 다녀와"
윤혁 : "영 이씨 같이 갈까요?"
성아 : "너는 앉아있어. 아무리 집이 넓어도 화장실 다녀오는 동안 길 안 잃어 버리고 중간에 누가 잡아가지도 않아"
영 : "네, 저 혼자 다녀올게요."
영은 그렇게 혼자 2층 화장실로 향했고, 취기가 올라 붉어진 얼굴을 찬물로 한번 세수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가기 전 자리가 길어질 거 같으니 잠시 쉬어야겠다 생각이 들었고,
윤혁의 방이 아닌 화장실 바로 옆에 있는 손님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얼마나 눈을 감고 있었을까, 문이 열리며 빛이 들어왔고 누군가 들어와 영의 옆에 앉았다.
아무래도 윤혁이 걱정되어 따라온 듯했다.
영 : "잠깐 어지러워서 누워있으려고요."
아무말 없이 영의 얼굴을 한참을 쓰다듬더니 살짝 열린 문을 닫고 와서는 영의 옆에 누웠다.
그리고 선 영에게 입을 맞추고 깊은 밤에 빠져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