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64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64화 / S#1 8층 야외정원 [낮] ————-
소담 : "우리 영 이씨 눈 퀭한 것 좀 봐.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결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잠 좀 자가면서 해."
윤혁 : "영 이씨 어제 잠 못 잤어요? 왜요? 고민되는 거 있어요?"
영 : "아뇨. 아니에요. 그냥 늦게 잠들어서 그런가 봐요"
윤혁 : "신혼여행지 고르려니 신나서 잠이 안 오죠? 저도 어제 그랬어요. 하하"
소담 : "벌써 신혼여행 어디로 갈지도 고르는 거야? 이야 영 이씨 아주 좋겠다~"
소담의 이야기에 영은 그냥 웃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점심시간 후 윤혁과 소담과 나란히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음과 진성의 생각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다.
그때 윤혁의 휴대전화기가 울렸다.
윤혁 : "네. 네. …네 …알겠습니다.(표정이 일그러진다.)"
소담 : "부장님? 아직 점심시간 다 안 끝났는데? 벌써 들어오래?"
윤혁 : "어, 아니. 다른 것 때문에 그나저나 점심시간 다 안 끝난 게 아니라 끝나간다 15분 남았는데? 얼른 움직여야겠다. 영이 씨 조금만 더 고생해요. 너도 퇴근까지 열심히 하고!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요! (출입구로 뛰어간다.)"
소담 : "야, 커피 안 가져가? 그럼 버린다!"
영의 달 – 64화 / S#2 숲속 요양원 [낮] ————-
윤형은 퇴근 후 급하게 차를 몰고 허미가 있는 요양원에 도착했다.
윤혁이 도착하자 평소 허미를 보필하고 있는 직원이 인사하며 윤혁을 맞이했고, 현관까지 에스코트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허미는 읽고 있던 책을 내려놓고 안경 너머로 윤혁을 쳐다보았다.
윤혁은 아무 말 없이 허미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미 : "네 결혼이야기에 집안이 떠들썩하게 시끄럽더구나"
윤혁 : "할머니도 그것 때문에 부르셨어요? 마음이 급하시긴 급하셨던 모양이네요. 이렇게 직접 부르신 걸 보니"
미 : "마음이 급했다면 내가 직접 갔겠지 널 이리 불렀겠니? "
윤혁 : "뭐, 할머니라면 그러시고도 남겠죠. 그래서 결혼 반대하시려고 부르셨어요?"
미 : "그 나이 먹고 반항하는 거라면 이쯤에서 되었다. 그만해. 충분히 다들 심란하고 마음 상했을 거다."
윤혁 : "왜 반항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누가 반항으로 결혼하겠다는 이야길 해요. 결론적으로 반항하는 것도 아니고요."
미 : "그럼 그 보잘 것 없는 애랑 진짜 결혼이라도 할 셈이란 말이냐?"
윤혁 : "(비웃으며) 왜 다들 영이 씨한테 보잘것없다고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세상에서 제일 악독하신 분들이 그런 이야기하니까 전 참 우스워요. "
미 :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난 가정환경에서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뭐가 불만인 건지 쯧쯧"
윤혁 : "불만 없고요. 그 누구도 허락하지 않으셔도 상관없어요. 물론 할머니도 포함이고요.결혼은 허락받아서 하는 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사람과 하는 거에요. 제 인생이라고요. 아버지처럼 기업을 생각하라느니, 직원들 생각하라느니 하실 거면 저 가볼게요."
미 : "다음 자리를 물려받아야 하는 녀석이 그런 말을 어찌 함부로 해! 응석받이로 키웠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도를 넘어서는구나!"
윤혁 : "할머니는 저한테 정말 이런 말씀하실 자격 없으시잖아요. 제일 잘 아시잖아요. 우리 엄마한테 무슨 짓을 하셨는지 제 입으로 이야기해야겠어요?"
미 : "네 엄마라니 그게 무슨…"
윤혁 : "지금 우리 집에 있는 사람이 내 친엄마가 아니라는걸 알았을 때! 제가 커서 뭐부터 제일 먼저 했을 것 같으세요? 엄마에 관련한 것부터 찾으러 다니지 않았을까요? 네. 다 들었어요. 그때 우리 집에서 일하시던 분들한태.
아버지 안 계시면 저는 유모한테 맡기고 만지지도, 보지 못하게 하면서 방에 가둬놓고 먹지도 씻지도 못하게 하셨다면서요. 가난한 집 여자라는 이유로, 아버지가 할머니가 지정한 여자가 아니라 본인이 사랑한 여자랑 결혼하겠다 하는 이유 하나 만으로요.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로 아버지를 따라 집으로 들어오고 손주까지 낳은 여자한테 그렇게 모질게 대하셨어야 속이 편안하셨어요? 왜요. 손주며느리 데려오면 손주며느리도 그렇게 억압하고 면박을 줘서 숨도 제대로 못 쉬게 만들다가 비참한 심정으로 죽게 만들고 싶으세요?
저한태 엄마를 뺏으셨으면 남은 제 인생은. 제 반려자는 제가 선택하게 두셔야죠. 그게 도리죠. 전 세상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였는데, 그렇게 살았는데! 그런저한태 한 줄기 희망 같은 사람이에요. 끝까지 반대하시면 제가 어떻게 하는지 보세요.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진짜 엄마를 죽인 게 누군지. 다 말할 테니까. 전 아버지처럼 그렇게 순진하지 않거든요. 화장실에 쓰러졌다고 하셨다죠?
아버지는 순진해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영양실조나 폭행 문제도 있었을 거라고 이야기하면 아버지가 어떻게 하실까요.
할머니 다신 보지 않을 수도 있어요. 거기에 저도 옵션이고요. 더는 드릴 말씀 없으니 반대의 '반'자만 나와도 제 마음대로 하라는 말씀인 걸로 알겠습니다."
윤혁은 그렇게 밖으로 나왔고, 허미는 떨리는 손을 붙잡으며 윤혁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었다.

영의 달 – 64화 / S#3 J.U.호텔 라운지 [밤] ————-
수현이 라운지에 도착하자 직원 한 명이 수현을 알아보고선 깊숙한 곳에 있는 귀빈실로 인도했다.
방문을 열자 성아가 혼자 소파에 앉아 이미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수현 : "이렇게 밀폐된 공간으로 저를 부르시고 이거 남들이 보기에는 작당 모의 하는 것도 오해하기 딱 좋은데요?"
성아 : "방문은 닫혀있지만 여긴 우리 호텔 라운지고, 여기서 나랑 김 실장 얼굴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그렇게 걱정이면 밖으로 나갈까?"
수현 : "(성아의 건너편에 앉으며)아뇨. 뭐 긴밀하게 나누고 싶은 말씀이 있어서 그러신 거겠죠. (주위를 둘러보며) 회장님과 함께 와도 룸은 사용 안 하시던데, 역시 회장님보다는 기본적으로 우아하신 분위기는 타고 나신 것 같네요."
성아 : "남들이 들으면 재수 없다고 하겠지만, 난 처음 배운 술이 포도주라 오빠처럼 소주,맥주에 감흥도 추억도 없어. 그렇다고 털털한 척 하고 싶지도 않고"
수현 : "역시 상무님, 아니 대표님. 전 대표님 그런 점은 확실히 좋아합니다. 기승전결이 딱 확실하시잖아요. 일하실 때도.근데 사람들은 이런 엄격한 성격의 오너를 좋아하긴 하지만 (술을 한잔 마시며) 인간적인 매력이 너무 없으면 또 그것에 대해서 불만을 품거든요. 그냥 알아두시라고요."
성아 : "그래서 공부보다,경영보다 사람들 다루는 게 제일 어렵다는 거야. 오빠처럼 그렇게 인간적으로 대해줘서 호감도가 쌓였다고 치자.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도 본인들 급료까지 삭감하면서 회사를 도와줄까? 절대 아니거든. 세상은 어차피 각자 살아야 하는 거지 운명공동체가 아니야."
수현 : "그래서 저한테 물어보고 싶으신 게 뭔데요? (술잔에 술을 따르며)대표님 정도면 저를 통하지 않고서라도 알아보실 능력 충분하시지 않나?"
성아 : "지극히 김 실장에게 개인적인 거라서 말이야. "
수현 : "설마, 대표님 정말 매력 있으신 분이신 것 맞는데, 전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좀 부담스럽네요."
성아 : "김 실장 옆에 데리고 다니는 여자애 말이야. 어때?"
수현 : "하아… 결국엔 대표님까지. 음 다들 영이 씨에게 관심이 많으시네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술을 들이켠다.)"
성아 : "지난번 호텔에서 한번 봤는데, 뇌리에서 잘 잊히지가 않네. 왠지 묘한 분위기도 그렇고 생김새도 그렇고"
수현 : "예쁜 듯 안 예쁜 듯. 우아한 듯 우아하지 않은듯한 묘한 느낌이 있긴 있죠."
성아 : "인간적으로 어떠냐고 묻는 거야, 옆에서 봤을 때 괜찮은 사람이라 데리고 있는 건지가 궁금한 거야 나는. 김 실장도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고 우리 오빠가 알고 있는 배경이나 그런 것들 말고 대화를 해야만 알 수 있는 그런 것들 있잖아."
수현 : "흠 이것만 말씀드리죠. 상대방이 어떤 삶을 살아왔던 제가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은 당연히 없고, 순수하게 인간적인 면모만 봤을 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작은…아주작은 꽃봉오리 같아요. 그것도 들판에 피어있는.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에겐 밟힐 수도 있지만 그 가치를 알고 물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꽃이 피겠죠. 어떤 꽃일지 모르겠지만?"
성아 : "직원으로 치자면 이제 자라나고 있는 새싹으로써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는 거네 "
수현 : "뭐 그렇기도 하고 우선 들판에서 피어났잖아요? 그 생명력과 끈기는 무시할 수 없죠. 연약해 보이지만 은근 강단 있어요."
성아 : "고집도 좀 있었으면 좋겠는데,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해도 굴복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는 그런 강단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단 말이지?"
수현 : "대표님이 데려가서 일이라도 시켜보시려고요? 제가 알고 있는 사실만 봐도 본사 다음으로 제일 유능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 의류 쪽일 텐데, 다들 섭섭하시겠는데요? "
성아 : "(술잔을 집어들어 바라보며) 아직 그냥 생각만 하는 중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