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56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떨리는 몸을 이끌며 윤혁의 차에 올라탄 영.
윤혁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영의 안전띠가 제대로 착용 되었는지 확인 후 차를 출발시켰다.
그리고선 한참을 달려 어둠이 내려앉아 인적이 드문 공원에 차를 주차하고선 자신의 안전띠부터 해제하고선 고개를 숙이고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영 : "(안전띠를 해제하며) …왜 말하지 않았어요?"
윤혁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영 : "처음부터 회장님 아들이라고 이야기하면 제가 진심으로 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 거에요? 윤혁은 잘난 집 아들이니, 다른 마음 먹고 윤혁씨 마음을 이용할까 봐 그런 거에요? 그래도 결혼하자고까지 말했으면서, 청혼까지 했으면서 넌지시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잖아요. 사람 완전 바보 만들고"
영은 윤혁을 원망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다 눈물이 흘렀다.
성호와 강주 앞에서 아무 말 하지 못한 자신이 바보 같기도 했고, 윤혁이 왜 진실하지 말하지 못했는지 원망스러웠다.
눈물을 흘리는 영을 보며 윤혁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려 하였지만, 영은 윤혁의 손을 계속 밀쳐냈다.
투정부리는 아이처럼 영이 계속해서 자신을 밀어내자 영의 손목을 붙잡고선 눈물 자국들을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윤혁 : "(영의 얼굴을 닦아주며)영 이씨 정말 미안해요. 정말 진심으로 미안해요. "
영 : " (큰소리로 화를 내며) 윤혁씨 정말 나쁜 사람이에요. 어쩜 사람을 이렇게 바보를 만들 수 있어요? 회장님과 사모님은 마음이 어떠시겠어요. 얼마나 당황하셨겠어요. 저 이제 내일부터 출근은 어떻게 하고, 회장님 얼굴은 어떻게 봬요. 왜 말 안 했어요 왜"
따스한 윤혁의 손길에도 영은 분이 풀리지 않은 지 힘껏 몸을 뒤로 젖혔다.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윤혁의 손수건을 뺃어 고개를 돌린 채 하늘 높게 뜬 달을 바라보며 스스로 눈물을 닦았다.
그런 영을 바라보며 윤혁은 성호의 말처럼 본인의 행동으로 영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준 것인지, 자신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을 한 건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선 영에게 손을 뻗어 눈물을 닦고 있는 손수건을 쥔 영의 손을 꼭 잡았다.
그러자 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윤혁 : "남들이 보기에는 부족함 하나 없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것, 그게 저한테는 큰 짐이었어요. 그 배경 때문에 사람을 믿지 못하고 진심으로 대하지 못했는데. 영이 씨에게는 항상 진심이었어요.
(헛웃음을 치며)하… 단 한 번도 영 이씨 마음을 의심 한 적 없어요. 나를 의심했지. 영이 씨에게 사실대로 말하면 영이 씨가 놀라서 도망갈까 봐, 그런데 그런 영이 씨를 잡을 수 없을까 봐 내가 겁이 났어요. 진짜 바보는 저에요. 영이 씨를 믿는 만큼 나를 믿었어야 했는데, 이 짐 같은 내 배경 때문에. 부담스러워 날 떠날까 봐 그게 많이 두려웠어요 미안해요 정말… "
영 :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윤혁 : "그럴게요. 당연히 그럴게요. 영이 씨가 하자는 데로 다 할게요. 하지만 나영이씨 떠나보낼 수 없어요. 제발 여기서 그만 정리하자는 이야기만 하지 말아줘요."
영 : "오늘 제 기준에서 너무 큰일을 겪어서 지금은 아무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아요…집에가서 쉬고 싶어요."
영의 대답에 윤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볼까 고민하던 윤혁은 체념한 듯 영의 안전띠를 다시 점검해준 뒤, 차를 출발시켰고 금세 금성의 집 앞에 도착했다.
윤혁은 영을 배웅해 주려 하였으나 도착하자마자 영은 차에서 급하게 내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올랐다.
영이 현관문을 닫고서 한참이 지나서야 윤혁의 차가 출발하는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를 듣고서야 영은 신발도 벗지 못한 채 현관에 주저앉았다.
다행이 금성은 아직 퇴근 전인지 집에 없는 듯했다.
영은 주저앉은 상태에서 머리를 현관문에 기대고선 한참을 눈을 감고 있었다.

영의 달 – 56화 / S#1 구실동 J.U.그룹 32층 [낮] ————-
그 뒤로 영은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처럼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때때로 엘리베이터를 탑승하고 층수를 누르지 않은 채로 멍하니 서 있다 1층부터 32층까지 여러 번 왕복한 적도 있었고
퇴근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퇴근하지 않아 보안팀에서 문제가 있나 찾아오기도 하였다.
윤혁에게 수십 통의 문자와 전화가 왔었지만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았고 외근이나 층 이동 시 윤혁을 마주칠까 일부러 먼 길로 돌아다니기도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수현이 무슨 일이 있는 거냐며 추궁했지만 몸살이 났다며 딱 잘라 이야기했더니 더는 수현도 귀찮게 굴지 않았다.
영의 마음은 복잡했다.
세상에서 가장 싫고 원망스러운 사람 안강주와 그녀 주변의 사람들.
복수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지금 이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는데, 태어나 이성에게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수많은 고민 끝에 결혼을 마음먹은 사람이 그 여자의 아들이라니.
윤혁의 주장대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하더라도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윤혁은 그 여자의 아들이다.
부모를 잃은 것보다 더 큰 고통을 선사해주고 싶은 사람.
살아가는 내내 1분 1초가 지옥을 사는 것 같아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 이들만큼 어둠 속으로 몰아내고 싶은 사람.
원수의 아들과 결혼을 할 생각을 했다니 스스로 최악이라고 느껴졌다.
쨍그랑-
영 : "진짜 최악이다 최악이야. 이후…"
이날도 퇴근 시간은 한참이나 지났지만, 수없이 고민을 하다 퇴근 전 준비실에서 설거지나 마저하고 가자는 마음먹고 멍하니 손을 움직이다 찻찬을 떨어트렸고 깨진 찻잔을 줍다 손이 크게 베이고 말았다.
그때 엘리베이터 도착 음이 열렸고 성호가 지나가다 영을 발견했다.
성호 : "아니 이 시간까지, (영의 손을잡으며)괜찮아요? "
영 : "아 괜찮습니다. 회장님 밖으로 나가세요. 다치시면 큰일 나요. 제가 얼른 정리하겠습니다."
성호 : "피가 나잖아요! 이깟 깨진 유리가 뭐라고 얼른 나와요."
성호가 급하게 손수건을 꺼내 영의 베인 손가락에 지혈하기 시작했다.
영의 달 – 56화 / S#2 고은동 J.U.자택 본관 [밤] ————-
강주는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지만 방안에 불을 키지 않고 있었다.
창문을 통해 희미하게 들어오는 달빛만이 의자에 앉아있는 강주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한손에는 포도주잔을 쥔 채 강주는 그날의 기억을 회상하고 있었다.
영과 윤혁이 집을 나선 뒤, 한참이 지나서야 윤혁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선 거실로 뛰쳐나가 윤혁을 억지로 소파에 앉혔다.
강주 : "윤혁아, 끝낸다고 말해. 엄마 소원이야 응?"
윤혁 : "말끝마다 엄마,엄마. 제발 그만 하실 순 없어요?"
강주 : "윤혁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야. 그래. 지금은 그럴 수 있어 지금은 네가 걜 위해서 뭐든 해줄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않아. 그래 만약 둘이 결혼했다고 치자. 회사 내부에서며, 대외적으로며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는 쟤를 사람들이 뒤에서 뭐라고 수군거리겠니? 그때마다.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릴 때마다 네가 나서서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아? 현실은 그렇지 않아. "
윤혁 : "제가 이 집 아들이 아니면 되는 거잖아요. 내가 아버지 아들이 아니면 되는 거잖아요. 내가 원해서 이렇게 태어났어요? 태어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쳐. 내 인생인데 앞으로 수십 년을 살아가야 하는 내 인생인데. 사랑하는 사람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도 나한테 없는 거에요?"
강주 : "윤혁아, 그런 말이 어딨어. 네가 어떤 아들인데. 네가 우리한테 어떤 아들인데. 난 아까워서라도 너 아무한테나 못 줘. 절대 안 줘. 안돼. 난 절대 허락 못 해"
윤혁 : "허락 안 하셔도 상관없어요. 이미 마음먹었고, 두 분이 뭐라고 하셔도 제 마음 바뀔 일 없어요. 그리고 제 결혼 반대하실 권리 없어요."
강주 : "(일어나려는 윤혁을 붙잡으며) 하..할머니는! 할머니를 생각해 윤혁아. 네 할머니 네 아빠랑 너라면 끔찍하신 것 너도 잘 알잖아. 할머니가 널 얼마나 아끼시는데 할머니 마음마저 져버릴 건 아니지? 응? 아직 시간 충분하니까 너무 성급하게 결정하지는 마! 알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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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 : "(포도주를 한 모금 들이키며) 그 아빠의 그 아들인가? 어쩜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똑같은지. 불쌍한 사람만 보면 연정이 생기는 병이라도 있는 건가…한심하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