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54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54화 / S#1 구실동 이자카야 츠키 [밤] ————-
그 뒤로 이상하리만큼 윤혁은 영에게 결혼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 않았다.
데이트하더라도 간단히 식사하거나 영화 한 편을 보고선 집에 데려다 준다든지,
서로 업무가 바빠 야외정원에서 잠깐 만나 서로 이야기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게 일상이었다.
갑자기 윤혁의 태도가 차가워진 것은 아니었지만, 금성에게 결혼승낙을 받은 뒤 아무 말 없는 윤혁이 의아해졌다.
오늘은 윤혁에게 먼저 결혼 관련해 이야기를 꺼내봐야 생각이 드는 영이었다.
퇴근 후 오랜만의 저녁 식사.
윤혁 : "(앞 접시에 전골음식을 덜어주며) 뜨거우니까 조금만 있다가 식으면 먹어요. "
영 : "저… 윤혁씨."
윤혁 : "네! 다른 거 뭐 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영 : "그게 아니라… 저 걱정 안 해도 되는 거죠?"
윤혁 : "무슨 걱정? 요즘 뭐 걱정거리 있어요?"
영 : "…혹시 윤혁씨 집에서 반대하는 건가 싶어서요."
윤혁 : "(국자를 내려놓으며) 아, 미안해요 영이씨 입장에서는 제가 너무 무심했다 생각했을 수도 있겠네요. 진짜 미안해요. 안 그래도 이야기하려고 했었어요. 저도 나름 이것저것 정리할 게 많아서요. 혹시 다음 주 휴일에 우리 집에 가는 거 어때요? 저녁 식사 대접할게요."
영 : "말씀 드린 거에요?"
윤혁 : "사실 그날 손님이 오실 거라고, 결혼 마음먹은 사람이 생겨서 소개하고 싶다고 이야긴 했는데 정확히 영 이씨 이야기는 안 했어요. "
영 : "왜요? 허락 안 하실까 봐서요?"
윤혁 : "아뇨, 직접 보여 드리고 소개하고 인사드리고 허락 맡고 싶어서요. "
영: "가족분들이 절 좋아하실까요?"
윤혁 : "이렇게 예쁜데, 그 어느 누가 안 좋아하겠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요.그날 제가 데리러 갈게요."
영 : "…윤혁씨 부모님은 어떤 분이세요?"
윤혁 : "(깊은 한숨을 내쉬며)아… 예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절 낳아주신 친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새어머니는 사실 겉으로 보기엔 너무 다정다감하고 인자하신 분이에요. 속마음은 저도 모르겠지만요. 고집도 조금 있어 보이고 깐깐하게 구실 때도 있지만, 머리가 크고 나서는 친하게 지내지 않아서 사실 잘 모르겠어요. "
영 : "아버님은요?"
윤혁 : "이런 말 우습게 들리겠지만. 저 아버지랑도 안 친해요. 대부분의 아들이 그렇다고는 하는데, 어렸을 때 이후. 그러니까 친어머니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부터 왠지 아버지도 싫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대화도 점점 줄어들고, 제가 유학 다녀오고 하는 동안에도 한 번도 연락 없으셨어요.집에서도 따로 말씀 없으시고요."
영 : "윤혁씨 외로웠겠어요."
윤혁 :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아직 철이 덜 들었을 때라고 해야 하나? 대학교 1핵 때까지 만 해도 외롭다 생각했었어요. 가족 중에 그 누구 하나 마음 의지할 사람 없고. 친구들과 어울려서 놀아도 뭔가 마음 한구석에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는 것 같고, 근데 사회 나오니까 그런 게 하나도 없더라고요. 차라리 관심 안주고 안 받는 게 났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근데 지금은 영 이씨 덕분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외로움조차 싹 없어졌어요. 영이 씨를 보고만 있어도 이 마음이 꽉 차거든요."
영 : "(얼굴을 붉히며) 거짓말"
윤혁 : "아이참 진짜에요! 보여줄 수는 없지만 진짜에요! 믿어줘요 ~"
영 : "알겠어요. 믿을게요. 혹시 그날 저도 꽃다발을 준비할까요?"
윤혁 : "어휴. 아무것도 준비하지 마세요. 손님이에요 손님. 맨손으로 와도 뭐라고 할 사람 아무도 없고, 혹여 누가 뭐라고 한다고 하면 제가 가만 안 있을 거에요!"
영의 달 – 54화 / S#2 금성의 집 앞 [낮] ————-
영이 한껏 긴장한 상태로 집 앞에 서 있었다.
윤혁은 아무것도 준비할 필요 없다고 했지만 빈손으로 가는 것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여러 가지 꽃차가 들어있는 세트를 구매했다.
찻잔도 함께 구매할까 생각했지만, 너무 지나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 가장 많은 종류가 들어있는 세트로 준비했다.
옷을 고르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너무 신경 쓴 것처럼 보이면 부담스러워 할 것 같고, 그렇다고 평소 입는 것처럼 입으면 너무 신경 쓰지 않은 사람처럼 보여서 고민 끝에 가장 단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옷으로 골랐다.
일전에 수현이 골라준 옷이었다.
그렇게 유리문에 비친 모습을 계속해서 점검하고 있던 차 멀리서 윤혁의 차가 보였다.
윤혁 : "우와, 영 이씨 오늘 아주 예쁜데요?"
영 : "(차에 올라타며) 너무 과해 보이진 않죠?"
윤혁 : "아주 예뻐요. 우리 집에 가는 게 아니라 바로 데이트하러 가고 싶을 정도로요. 100점! "
영 : "(얼굴을 붉히며) 고마워요"
윤혁 : "아무것도 준비하지 마라니까, 뭘 샀어요?"
영 : "처음 뵙는 건데 아무것도 준비 안 하긴 뭐해서…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지만, 차를 좀 준비했어요."
윤혁 : "역시 영이 씨라니까, 무척 좋아하실 거 같아요. 자 그럼 출발할게요."
그렇게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휴일이라 그런지 수많은 차가 움직이고 있는 도로 위로 들어섰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매일 지나치는 회사 앞에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 섰다.
윤혁 : "저…영이씨"
영 : "네?"
윤혁 : "혹시나, 놀란 만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데 어떤 상황이 닥쳐도 절 믿고 제 손만 잡고 따라와야 알겠죠?"
영 : "어떤 상황이요?"
윤혁 : "그냥…그런거 있잖아요. 제 가족 중에 아는 얼굴이 있다든지, 갑자기 가족들이 화려한 환영식을 해준다든지.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까 우선 이야기해두는 거에요.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영이 씨는 저만 보고 저만 따르는 거에요. 알겠죠? 약속해줘요."
영 : "네, 그렇게 할게요. 약속할게요."
영의 달 – 54화 / S#3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해는 점점 수평선 쪽으로 기울어가고 반대쪽에서는 달이 밝아지기 시작하시는 시간.
고은동 별관 주방에서는 요리하는 소리로 소란스러웠지만, 본관은 매우 조용했다.
강주는 방안에서 모처럼 한 것 치장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식당으로 나와 세팅 되고 있는 음식들을 관리감독 하기 시작했다.
강주 : "샐러드에 과일은 너무 무겁지 않아? 그냥 치즈 정도로 바꾸자. 나나 양이 별로 안 좋아 할 것 같아. 그리고 샐러드를 제일 먼저 내놓으면 어떻게 해 시들게. 손님 오시면 그때 내와"
양희 : "네 알겠습니다. 사모님"
강주 : "해산물은 다 준비됐지? 육류보다는 해산물을 좋아한다니까 질려지지 않게 조리를 잘해야 해."
양희 : "네, 준비됐습니다."
강주 : "시간에 딱 맞게 올 것 같으니까 실수 없이! 알지? "
성호 : "왜 이렇게 소란스러운 거야?"
강주 : "어머, 당신 아직 옷도 안 갈아입고 뭐해요? 얼른 준비하세요."
성호 : "무슨 일인지 이야길 해야지"
강주 : "오늘 나나 양 오는 날이잖아요!"
성호 : "(인상을 찌푸리며)누구?"
강주 : "양 회장님 딸 말이에요. 오늘 인사 온다고 했다고요. 시간 없어요. 얼른 옷이라도 제대로 갖춰 입고 나와요."
성호 : "나까지 앉아 있어야 하는 자리란 말이야? 그리고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데 집에 사람을 초대해. 제정신이야? "
강주 : "(성호에게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엄밀히 말하자면 내가 초대한 거 아니에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 있는 데서만이라도 목소리 좀 낮추면 안 돼요? 곧 손님도 올 텐데 더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손님 가고 나서 해요."
강주는 차갑게 이야기하고 다시 본인의 방으로 돌아갔다.
식탁에 준비를 하고 있는 양희와 직원들을 보여 성호는 괜히 헛기침하고 나서 뒤돌아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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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윤혁과 영이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고은동골목이였다.
매번 큰길로만 다녀 고은동인지 인지를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단독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기 시작했고 경자의 집을 지나치자 확실히 고은동이라는것을 영은 확신이 들었다.
이후 동네만 익숙한 것이 아니라, 익숙하면서도 이질감이 드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불편해지는 어느 집 대문 앞에 윤혁이 차를 멈춰 세웠고, 운전자석에서 내려 영이 타고 있는 보조석 문을 열었다.
영 : "회장님댁에 볼일이 있어요…?"
윤혁 : "아, 네. 내리실까요? 짐은 두고 내려요"
윤혁은 손을 내밀어 영이 편안하게 내릴 수 있게 도와준 뒤 문을 닫은 후, 인터폰을 눌렀다.
윤혁 : "도착했습니다."
그 뒤 묵직한 잠금장치가 덜컥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대문이 열렸다.
윤혁은 대문을 손으로 밀어 들어가기 편하게 만든 뒤 뒤를 돌아 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영은 어리둥절했지만 윤혁의 손을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