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3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3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39화 S#1   8층 야외정원 [밤] ————-

회장실을 나와 시간을 확인해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윤혁이 기다리다 이미 사무실로 돌아갔거나 퇴근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허겁지겁 야외정원으로 내려왔다.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

야외정원의 가로등 빛 아래 한쪽 귀퉁이 벤치에 앉아있는 윤혁의 모습이 보였다.

고개를 들어 하늘에 있는 별을 보는듯했다.

영은 신 나는 마음에 한쪽 팔을 높게 들어 흔들며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넘어졌고, 금세 일어나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지만 윤혁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영 :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죠? 갑자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윤혁 : "어디 다친 데는 없어요? 무릎이랑 손. 다 괜찮아요?"

영 : "어린애도 아니고 설령 상처가 났다고 해도 금방 나아요!"

윤혁 : "좀 늦으면 어때요. 기다리다가 안 오면 무슨 일이 있나 보다 하고 그냥 갔을 텐데"

영 : "그래도 먼저 양해도 못 구하고 약속을 깨버리는 것은 미안하잖아요. 회장님만 안 마주쳤어도 일찍 올 수 있었을 텐데, 진짜 가방까지 챙겨서 나오는 길이였거든요."

회장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윤혁이 순간 흠칫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윤혁 : "지금까지 일을 시킨 거에요?"

영 : "아뇨아뇨 제 일하고 이제 윤혁씨 연락받고 나오려던 길에 딱 마주친 거에요 그래서 그냥 조용히 넘어가나 싶었는데"

영은 윤혁을 만나기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아침부터 기운 넘치는 산속의 새처럼 쫑알쫑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항상 이야기를 주도하고 말을 더 많이 하던 쪽은 윤혁이였는데, 방금 겪은 일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윤혁을 기다리게 한 것도 미안해 평소보다 더 과장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영 : "여기서 다른 일을 더 시키신다니 저는 진짜 못 받아들여요. 아니 이 건물에서 일하고 계신 모든 분이 다 받아들이기 힘드실걸요? 저도 제 주제를 아는데 정말 큰 분란이 생길 거예요. 만약에 다른 일을 하라 말씀하시면 이번엔 정말 거절할 거예요."

한동안 말없이 가만히 바닥을 내려다보던 윤혁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윤혁 : "영이 씨는 중요한 일, 막중한 업무 할 만큼 그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에요. 너무 자신을 밑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물론 우리나라는 가방끈이 얼마나 되는지 서로 비교하고 재고, 누가 더 좋은 학교를 나왔느니 공부를 더 오래 하고 많이 했느니 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걸로 사람을 모두 평가할 순 없어요. 그렇게 따지면 모든 범죄자가 의무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어야 하고, 높으신 분들은 단 하나의 허점도 없어야 하죠. 하지만 그렇지 않잖아요?  사람의 학벌이 아닌 그 사람 그 자체만으로 평가하는 게 전 바르다고 생각해요. 영이 씨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고요. 항상 자신감을 가져요.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면 단호하게 거절하는 법도 알아야 해요. 아무리 회사에서 시키는 일이라고 해도요. "

영 : "네…"

윤혁은 빙그레 웃으며 손을 잡아주었다.

영 : "근데 저희 여기서 이렇게 늦게까지 있어도 되는 거에요?"

윤혁 : "아직 여기 불도 안 꺼졌는데요 뭐~ 사무실도 불 켜져 있는 곳 많고 아마 늦게까지 열려있을 거에요. 일하다가 한 번씩 나와서 바람도 쐬고 해야죠~ 야근하시는 분들 많으시네~"

건물을 올려다보니 윤혁의 말처럼 군데군데 불빛이 나오는 층들이 있었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시리라.

남들보다 배로 일하시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복에 겨워 불편을 늘어놓은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되는 영 이였다.

윤혁과 함께하는 이 시간의 밤하늘과 달은 유난히 밝고 맑았다.

앞으로 가야 하는 험난한 길이 굽이굽이 많이 남았지만 이렇게 중간마다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을 했다.

영의 달 - 3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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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39화 / S#2 고은동 J.U.자택 본관 [밤] ————-

강주 : "그래? 밖으로 돌아다니는 일은 없고? 알겠어"

강주는 오늘도 방에서 홀로 창가에 기대 밝게 빛나고 있는 달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리 마음이 공허하고 인생이 지루해도 해와 달은 하염없이 뜨고 지길 반복한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던 강주는 조용히 다시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강주 : "실장님 나 우리 집에 다녀올까 해요. 아침 식사는… 우선 준비해주시고 아침까지 못 들어올 것 같으면 문자 남길게. 내가 직접 운전해서 갈 거니까 무슨 일 있음 연락주고 "

강주는 양희에게 연락해 외출 소식을 알리고 나갈 채비를 마친 뒤 차를 몰고 거칠게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영의 달 – 39화 S#3  J.U. 호텔 [밤] ————-

강주가 차를 거칠게 몰아 도착한 곳은 서울 외각에 자리 잡은 주 그룹에서 운영하는 한 호텔이었다.

누군가 알아볼세라 차에서 내리기 전 어둑한 밤인데도 불구하고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했다.
로비에 들어설 때도 그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엘리베이터로 바로 탑승했다.

층 버튼을 누르고 도착해서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기 전 주변에 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고개를 돌려 확인하고 내렸다.

누군가 따라올세라 성큼성큼 걸어서 도착한 문앞.

호수를 맞게 찾아왔는지 확인 후, 문 손잡이를 돌렸다.
잠겨있지 않고 문 스토퍼로 고정되어있는 문이었기에 쉽게 열렸다.

문단속을 2번이나 확인하고 나서야 반쯤 열려있는 중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창가에 한 남자가 창문을 열고선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강주 : "전 객실 금연 아니야? 그리고 왜 여기야. 누가 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장소 좀 바꾸자"

강주가 모자와 선글라스를 티 테이블 위로 벗어 던지며 말했다.

창가에서 담배를 피우던 남자가 뒤를 돌았다.

수현 : "제가 여기 대표님하고 좀 많이 친하거든요. 그래서 담배 정도야 뭐 하하. 그리고 연예인도 아닌데 누가 알아본다는 건 쉽지 않죠. 차라리 선글라스를 벗고 다니세요. 밤에 선글라스 쓰고 있는 게 더 수상해 보이니까."

수현이였다.
수현은 빙그레 웃으며  창가에있던 재떨이에 태우던 담배를 비벼끄고선 천천히 걸어와 강주의 맞은편에 앉았다.

강주 : "너는 몰라도 나는 언론에 몇 번이나 얼굴 내비친 사람이야. 직원들이라도 알아보면 어쩌려고"

수현 : "하여튼 본인 잘못은 모르신다니까? 그럼 선글라스를 벗고 화장도 옅게 하고 옷도 좀 덜 화려하게 입고 다니세요. 지금 딱 봐도. 지나가던 초등학생이 봐도 저 아줌마 어디 부잣집 딸인가 보다~ 하는 행색으로 다니시는데?"

수현이 너스레를 떨자 강주도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강주 : "내가 옷까지 갈아입으면서 다닐 수 있을 만큼 한가한 사람은 아니거든. 어쨌든 이야기 좀 더 해봐"

수현은 한 쪽에 놓여있던 가방에서 사진 여러 장을 꺼내 들었다.

수현 : "뭐 때문에 신경 쓰시는지 모르는 갰지만. 완벽한 사람이에요. 회장님을 꺾어 내릴 거였다면 진즉 꺾어내랄 사람이었다고요. 집, 회사, 거래처 말고는 돌아다니는 곳도 없고. 집으로 누굴 불러들이거나 사무실에서도 업무적인 사람 외에 만나는 사람이 없어요. 최근에…"

수현이 사진 한 장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강주 : "최근에 뭐? 뭔데"

강주가 수현이 들고 있던 사진을 뺏어 들었다.

수현 : "최근에 허 여사님께 방문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게 특이사항이라면 특이사항이에요. 허 여사님 자체가 명절이든 생일이든 회장님도 상무님도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시는 분이라 먼저 찾으실 일은 더욱더 없으실 텐데 약속도 잡지 않고 방문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강주가 수 현에게 뺏은 사진에는 휠체어에 앉아있는 허 미 옆에 성아가 무릎 꿇고 앉아있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강주 : "속내를 알 수 없는 여자란 말이야. 차라리 욕심 있다 이야기라도 하면 밟아버리면 그만인데, 그런 티는 하나도 내지 않고 조용히만 있어. 그래서 더 수상해 "

수현 : "말씀드렸잖아요? 꺾어 내릴 거였다면 진즉 꺾어 내렸을 분이에요.  이제 의심은 거두세요."

강주 : "내가 주씨 집안 사람으로 살아온 시간만 20년이 넘어. 개운하지가 않아. 뒤에 뭐가 숨기고 있는 게 확실해 그러니 더 알아봐."

수현 : "흠 뭐 어렵진 않은데. 상무님 뒤를 캐실 시간에 이사님 보살피시는 건 어떠세요?"

강주 : "중주? 중주가 왜 뭐 또 사고 쳤어?"

수현은 가방에서 사진을 더 꺼내 들었다.

수현 : "진짜 책상 빼기 싫으시면 행동거지 하나부터 조심히 하시라는 뜻입니다. 아직도 눈에 보이게, 너무 티 나게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시니까요. 최근엔 주식 증여도 요구하시는 것 같던데?"

수현이 강주에게 서류종이 하나를 들이밀었다.
서류 내용을 읽어내려가는 강주의 표정에서 수많은 감정이 흘러가는듯한 모습이 보였다.

수현 : "보는 눈이 아~주아주 많거든요. 엄청나게 많이"

수현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를 읽고 있는 강주의 뒤로 가 어깨를 주물렀다.

서류를 다 읽은 강주가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져 있는 수현의 손을 강하게 쳐냈다.

강주 : "중주는 내 대신이야. 내가 직업 일에 참여하는 건 그 누구도 바라지 않을 텐데?"

수현 : "어떤 동전이든 양면이 있어요. 안 이사님을 사모님의 대체로 사용하시는 만큼 뒤따라 오는 불화와 수많은 이야기는 감수를 하셔야겠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가 듣기 싫으시다면? 대체자를 없애버리시면 돼요. 두 가지다 가지실 순 없거든요. 아니면 다른 대체자를 찾으시던지."

수현은 손가락을 튕기며 자리 강주의 건너편에 앉았다.

수현 : "사모님이 정말 원하시는 게 뭐에요? 주 그룹 일부분은 차지하시는 거? 아니면 회장님이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시는 것? 원하시는 것을 말씀하세요. 제가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르잖아요?"

강주는 한동안 말없이 테이블 위의 사진과 서류들을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깊은 고민을 하는듯했다.

강주 : "그냥 지키고 싶은 거야. 지금 내 가족과… 내 위치를"

강주의 지나 날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외로운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라도 성호 앞에서 더 당차고 큰 소리 냈던 나날들.

성호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게끔 하기 위해 본인과 가족들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지만, 당신에게 모든 것을 주었어도, 당신이 없더라도 나와 우리 가족은 건제 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중주를 회사에 욱여넣었다.

중주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하루가 멀다고 잡음을 내는 것은 강주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중주라도 회사에 있지 않으면 정말 성호에게 모든 것의 빼앗긴.그저 성호에게 전리품에 불과한 사람이 될까 봐.

아니 온 세상이, 안강주와 안씨 집안은 주 그룹에 모든 것을 다 빼앗긴. 남은 것 없는 가죽뿐이라고 생각할까 봐 그것이 싫었다.

회사일에 직접 참여해 자리를 받을 수는 없었다.

강주가 직접 나서게 되면 혹시나 성호와 강주가 집 안에서조차도 권력싸움을 하고 있어 성호를 견제하기 위해 강주가 자리에 나선 가는 말이 나올까 봐서였다.

다행이 중주의 경거망동한 행동 때문인지, 중주가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 처제가 모자라 근처에 두고 일을 시키려고 성호가 데리고 온 거라 사람들은 생각했다.

수현의 말대로 동전의 양면이다.

중주가 어리숙하고 바보 같아서 경계하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그만큼 회사에서 중주와 강주의 입지도 없었다.

중주가 조금 더 열심히, 진중히 업무에 임하며 입지를 넓혀가야 강주에게도 좋을 텐데, 한 번씩 강압적으로 중주를 몰아붙이고 있긴하지만
잘못된 방법이라도 혼자서 무언가를 이뤄내려고 하는  동생을보며 알아도 참고 넘어가기도 하는 강주였다.

무엇하나도 쉬운 게 없었다.

괜한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인지, 지금이라도 중주의 자리를 물리고 그저 한 그룹의 안주인으로서 만족하고 살아야 하는 건가 고민도 했지만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그것은 중주가 찾아주면 좋을 텐데, 지금 강주에게는 기댈 곳이라고는 중주밖에 없었다.

성호의 동생은 시키지 않아도 착실히 본인 할 일을 하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신임을 얻어 경계하게 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하고 있는데 같은 여자인데도 중주는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수현 : "이미 잘 지키고 계시잖아요? 아님 뭐가 부족하신가? 제가 사모님이었다면 개인 욕심이 있어도 이미 가진 게 많아서 하나쯤은 포기하고 살 텐데요."

강주 : "그렇게 쉽지가 않아"

수현 :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다죠. 그런데 그 끝을 보려는 사람들은… 결국, 자멸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필요하신 게 있으시다면 도와드릴 수 있지만 그것도 적정선이 있고 한계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그럼 먼저 가겠습니다."

수현은 테이블 위에 사진들과 서류를 다시 가방에 챙겨 유유히 방을 나섰다.

full moon in dark night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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