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228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228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밤] ————-
결국, 영은 단 한 장도 제대로 서류를 읽어보지도 못하고 서재에서 나왔다.
보고싶지않은,보기도 싫은 그 서류들은 서재에 두고 나왔다.
차마 손에 들고 나올 수가 없었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다 혹시나 성호가 들을까 발소리를 죽여가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고 손을 벌벌 떨며 윤혁의 방문을 천천히 조금씩 열었다.
방문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았다.
팔을 뻗어도 닿지 않는 거리에 윤혁이 있다.
항상 윤혁과 지금 이 거리만큼은 유지해야 하는데, 닿지말아야하는데 .
성호의 말처럼 윤혁에게 그 무엇도 부담을 줄 수 없는데, 주어서는 안 되는데.
윤혁 : "아…깜짝아"
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혁의 침대로 뛰어들었다.
윤혁 : "왜요. 악몽이라도 꿨어요?"
영 : "(고개를 젓는다)"
윤혁 : "안아줘요?"
영 : "(고개를 젓는다.)"
윤혁 : "(자신의 옆에 누워있는 영을 끌어당긴다.) 무슨 악몽 꿨는지 지금 당장 이야기 안 해도 되니까 하고 싶을 때 해요. 내일 하든 다음 주에 하든 내년에 하든 시간은 상관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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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 "올 때 갈 때 차조심,사람조심하고 우리 공주님 옷 따듯하게 입히고 (은하의 손을 잡으며) 다녀올게. 우리 공주님"
성호가 출근하자마자 영은 양희에게 은하를 맡기고 부리나케 집 밖을 나섰다.
경자가 집에 있어야 할 텐데, 벌써 나갔으면 안 되는데 생각하며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경자의 집 앞에 도착해 연속으로 대문이 열릴 때까지 인터폰을 여러 번 눌렀다.
영의 달 – 228화 / S#2 고은동 경자의 집 [낮] ————-
영 : "(집안으로 들어서며)아,안녕하세요"
이여사 : "아이고 이모분 방금 나가셨는데"
태석 : "오셨어요"
영 : "하,할머니는요?"
이여사 : "아직 방에 계세요"
영은 벌컥 경자의 방문을 열었다.
경자 : "너 때문에 없던 심장병도 생기겠다. 방문을 없애든지 해야지 원 쯧쯧"
영 : "할머니!"
영은 화장대에 앉아 머리를 빗질하고 있는 경자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경자 : "누가 돈이라도 떼어먹은 거야? 아침부터 소란은. 나가자 아침부터 들어"
영 : "회,회장님이 은하를 입양하신대요. 알고 계셨어요? 그런데 저보고 그 집으로 들어가라고 하신 거에요? 네? 맞아요?"
경자 : "(빗을 내려놓으며 영을 내려다본다.) 참으로 희한한 이야기를 하는구나. 네가 무어라 말했어 그 아이를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 않았어? 너보다 더 아끼고 지켜줄 사람이 필요하니 그 마음먹고 그 집으로 간 것 아니었어? 그런데 이제 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야?
그럼 그 집에 네가 무슨 명분으로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그 집 핏줄 낳아준 귀한 사람이라서? 아니지 (고개를 젓는다.)아니야. 얘야 세상엔 순리와 법칙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주 회장은 사업가야.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게 없는데 뭐하러 너까지 데리고 들어갔겠어.
너무 나쁘게는 생각 마라. 너랑 그 집 아들한테도 좋은 일이니 말이다. 혹여 친권,양육권 다 포기하라고 해도 그러겠다고 해 "
영 : "그건 저보고 은하를 포기하라는 말이나 같은 거잖아요! 은하 제 딸이에요! 그런 말씀을 이렇게 쉽게 하실 수 있는 거에요?"
경자 : "그렇게 은하 엄마로서 만 살고 싶으면 주 회장에게 그 여자와 이혼절차 밟고, 은하도 호적에 올리고 널 새 안 주인으로 받아달라고 하지 그러니?"
영 : "말도 안 돼…"
경자 : "지금이야 네 품 안의 자식이니 이런 걱정하는 거지 시간 지나 말하고 걷기 시작해봐라 '엄마 아빠는 어딨어?'라고 물으면 무어라 대답할 생각인 게냐. 너 혼자 끙끙거리고 키웠음 아비는 일찍 세상을 떴다고 거짓말이라도 할 수 있지. 그 집에서 살면서도 그런 거짓말이 먹힐 것 같으니?
커갈수록 너도 닮겠지만 제 아비도 닮아갈 터인데, 아이가 너에게 엄마 엄마 하면 '내 새끼 아닌가'한번은 의심하지 않겠어? 친권,양육권 다 주 회장에게 넘기고 입양 보내고 언니인 듯 살아야 그 집에서 너도 아이도 발 뻗고 사는 게야. 그게 싫으면 당장에라도 나오너라. 네 능력 있으면 집 구해서 아이랑 나가. 단칸방에서 손발 실려가며, 더위에 찌들어가며 애 키울 자신 있으면 나가란 말이다!
쯧쯧 고얀 것…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지. 자기 자신만 알고 제 새끼 앞날은 생각 안 하는 게야. 보아하니 너는 네가 좋아서, 네가 주 회장이 좋아서 그 집 따라간 거야. 말로는 은하 때문에,은하걱정에 라고 하면서 결국 네 사리사욕 채우겠다고 들어가 앉은 거야. 그러다 제 새끼 건드리니 세상 희생적인 어미인척하는구나.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 그 집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으면 주 회장도, 아들도 아빠가 아니고 아빠는 따로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야. 그렇게 어영부영 살다가 그 집 여자들이 들이닥쳐서 내쫓기라도 한다면 맨몸으로 나가야겠지. 주 회장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결정한 거다.
너도 네 그 피 같은 새끼 둘 다 지키려면 팔자에도 없는 갓난애를 자기 자식이라고 들이면서 그 집 여자들한테서, 세상한테서 지키려고 하는 것이야. 너만 세상 힘든 것 같으니? 온 세상의 참담함이 다 너에게만 밀려드는 것 같아? 네 주변에 네 이모도,주회장도 너랑 갓난애 지키겠다고 애쓰는 사람들은? 다 무시하겠다는 게야?"
성호의 앞에서처럼 영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고은동으로 돌아온 것이 은하를 앞세운 성호에 대한 이끌림 때문이 아니라고, 절대적으로 아니라고 할수없었으니까
경자 : "울지마라. 앞으로 애 키우면서 눈물 흘릴 날이 수없이 많이 있을 텐데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해놓고선 후회의 눈물 따위 너에게 가당치도 않지. 처음부터 들키지를 말든지 이름까지 떡하니 그렇게 지어놓고선 쯧쯧.
애 나한테 맡기고 밖에 나가 일해서 돈을 벌어 나오던지, 엄마 소리는 못 들어도 네 새끼 남부럽지 않게 키우던지 네가 결정해. 주 회장한테 네 새끼 빼앗기는 게 아니라 주 회장이 거둬주는 거라 생각하면 덧나니? 이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라고 하면 서러운 집이 그 집이다. 궁상맞게 비련의 여자인 척하지 말고 세상 둘도 없는 천금 같은 기회라고 생각해라"

영의 달 – 228화 / S#3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차라리 금성에게 이야기했으면 마음이 조금은 편했을까?
경자에게 속마음을 다 들킨 것 같은 모진 소리를 듣고 나니 먹은 것도 없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머리가 아팠다.
무거운 걸음으로 돌아와 은하를 먹이고 재우는데도 텅 비어버린 마음이 채워지지 않았다.
방으로 돌아와 서랍 한편에 들어있는 윤혁이 사온 약을 입에 털어 넣으니 역시나 잠이 쏟아졌다.
현실에서 멀어지고 싶은 사람처럼.
현실을 잊고 싶은 사람처럼 두 눈을 감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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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온몸을 감싸오는 무겁고 뜨거운 것에 정신을 차렸지만 두 눈은 뜨지 않았다.
성호 : "지금처럼만…나 믿고 지금까지 온 것처럼만 그렇게만 해. 내가 다 해줄게. 뭐든 해줄게. 우리 공주님 내가 지키고,아껴주고 해줄 수 있는 것 다 해줄게. 그러니까 아무런 걱정 하지 마"
뜨거운 몸, 무거운 공기에 휘말려 지금 눈을 떠 성호를 마주하면
성호와 눈을 맞추면 알겠다고 대답을 할 것 같아서 눈을 뜨지 않았다.
성호는 영이 깨어나길 바라는지 이마에 입을 맞춰보기도 하고, 손등을 쓸어보기도 하고 힘주어 안아보기도 했다.
영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혼자의 생각에 빠져들었다.
지금껏 성호의 말을 거스른 적이 있을까?
성호 모르게 사고를 쳤으면 쳤지, 성호를 만나고 나서부터 윤혁과 함께 있었을 때에도 머릿속으로,마음속으로 한 쪽에 성호를 넣어놓고 뺀 적이 있었을까?
성호는 어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영은 없었던 것 같다.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지 돌이켜 생각해보면 성호를 지운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만약 지워야 한다면, 지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 기회가 머지않아 올 것 같다는 느낌이 어렴풋이 들었다.
맞닿은 성호의 손길이, 살결이 까슬하고 따갑게 느껴지는 이유가 그런 거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