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225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225화 / S#1 구실동 J.U.그룹 [낮] ————-
출근길 내리 차 안에서 휴대전화만 부여잡고 있던 성호가 32층에 도착해 자신의 집무실을 열었을 때 수현이 성호를 맞이했다.
수현 : "환기 좀 시켜야죠? 주말 지나고 오면 환기 필수에요"
성호는 코드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두고 책상이 아닌 소파에 앉았다.
인사 한마디 없이 쌀쌀 맞게 구는 성호의 옆으로 수현이 자리했다.
수현 : "우리 회장님 아침부터 왜 이렇게 저기압이실까, 달콤한 초콜릿이라도 좀 가져올까요?"
성호 : "나한테 그렇게 이야기 하지 않았어? 언제든, 무슨 상황에서든 내 편이라고"
수현 : "또 뭐 사고 치셨어요?"
성호 : "또…또라…"
고개를 떨구는 성호를 보며 수현은 마른침을 삼켰다.
성호 : "궁금하고 알고 싶으면 나한테 이야기했어야지 어머니를 끌어들이는 건 김수현 답지 않은데. 뭐가 아쉽고, 뭐가 두려워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카드를 건드렸는지부터 이야기해봐"
마른침을 삼키던 수현은 차갑다 못해 회색빛으로 보이는 성호의 눈빛에 어깨에 긴장감이 들었다.

영의 달 – 225화 / S#2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성호의 출근 배웅을 한 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청소를 하고 거실에서 낮잠이 드려는 은하의 옆에 누워 토닥이다 함께 잠이 들었다.
누군가 자신을 일으키는 손길에 눈을 떴을 땐 이미 온몸이 땀으로 젖어있었고 영혼과 육체가 따로 움직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영혼이 먼저 움직이면 몸이 뒤따라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윤혁 : "진짜 사람 미치게 하네"
윤혁이 영의 한쪽 팔을 자신의 목에 걸치고선 질질 끌듯이 방으로 옮겼다.
다시 거실로 나와 양희에게 은하를 부탁한 뒤, 방으로 돌아와 젖은 수건처럼 늘어져 있는 영의 윗옷을 들쳤다.
마찰로 인해 보풀이 일어난 드레싱 밴드에 손을 올렸다가 새끼손가락에 닿은 영의 등에 허리부터 무릎까지 굳어지는 저릿한 느낌이 들었다.
드레싱밴드를 떼어내려다 침대 위로 올라가 뒤에서 영을 끌어안았다.
몸은 불덩이인데 코끝은 차가웠다.
영은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도 넥타이와 셔츠를 풀어헤치는 윤혁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풀어진 셔츠가 나풀거리는 윤혁의 어깨에 손을 올려보았다.
따듯한 온기가 전해지며 개운함이 드는 듯한 기분이 들며 저절로 눈이 감겼다.
윤혁 : "소리 지르고 싶으면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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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땐 거실에 아무도 없었다.
평소라면 금방 자리를 비운 듯 사람의 온기라도 남아있어야 할 곳에 원래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이 공허해 보였다.
자신의 방에도 은하가 없는 것을 알아차리곤 노크도 없이 영의 방문을 열었더니 허옇게 뜬 얼굴로 영은 잠이 들어있었고, 영의 침대에 은하를 눕혀놓은 윤혁이 공중에서 인형을 흔들고 있었다.
성호 : "하, 아픈 사람 옆에 애를 두면 어쩌자는 거야"
윤혁 : "우리 은하 온종일 말하느라고 배고프겠네 밥 달라고 해"
성호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자 윤혁은 은하를 성호에게 건네고선 침대한편에 던져두었던 넥타이를 집어 들고 살짝 성호를 밀치며 밖으로 나왔다.
성호는 잠들어있는 영의 얼굴 한번 쳐다보고선 계단을 올라 방으로 들어가는 윤혁을 따라 들어왔다.
은하는 성호의 얼굴이 보이자 신이 난 듯 팔다리를 휘젓고 있었다.
성호 : "은하한테 감기라도 옮기면 어쩌려고"
윤혁 : "(셔츠 단추를 풀며) 감기 아니에요. 그냥 몸살이에요 근육통 같은 거"
성호 : "병원 가봤어? 너…"
옷을 갈아입기 위에 셔츠를 벗은 윤혁의 한쪽 어깨와 목덜미에 손톱에 긁힌듯한 붉은 자국들이 있었고 양쪽 손목에도 손자국이 있었다.
성호의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윤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옷을 갈아입고 화장대 의자에 앉았다.
윤혁 : "내려가서 죽 먹이고, 약 먹이고 재울 거예요 아버지가 하실 건 아니죠?"
성호의 시선이 자신의 목덜미로 향하자, 거울에 비친 상처를 보고 손으로 덮었다.
윤혁 : "뭐 어디 긁혔나 보죠"
성호 : "…병원에 데려가 볼게"
윤혁 : "순순히 가겠다고 할 사람 아니에요. 며칠 약 먹이고 쉬게 해보고 그래도 안 나으면 데리고 갈게요 "
성호 : "감기일 수도 있잖아"
윤혁 : "감기면 은하한테 옮길까 봐 그렇게 걱정되세요? 영 이씨 아픈 건 상관없으시고요? 참… 은하한테는 안 옮기게 할 테니까 걱정 마세요"
윤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별관으로 향했다.
김이 피어나는 뜨거운 죽 한 그릇을 들고 자는 영을 깨웠다.
영 : "죽…괜찮은데"
윤혁 : "죽 안 좋아하는 거 알아. 그래서 미음처럼 다 갈았으니까 국이라고 생각하고 먹어요. 먹어야 약을 먹지"
영은 윤혁의 어깨에 기대어 입으로 나갔다 오는 숟가락을 향해 입을 벌렸다.
윤혁 : "뜨거워요?"
영 : "(고개를 저으며) 따듯해요. 근데 어디 갔다 왔어요? 아침에 나가는 거 못 봤는데"
윤혁 : "(죽 한 숟가락을 더 뜨며) 어제부터 집에 없었는데?"
영 : "회사는요? 회사에 무슨 일 있어요?"
윤혁 : "또 남 걱정부터 하네… 나는 내가 알아서 잘해요 그러니까 잔소리하고 싶거든 다 나으면 해요. "
영은 윤혁의 품에 반쯤 안겨 죽 반 그릇을 비워내고 약을 먹었다.
그리고 드레싱 밴드를 바꿔주는 윤혁의 손길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윤혁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영의 등 뒤에 붙어 영의 머리칼을 쓸었다.
윤혁 : "딱 하루만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2년 전으로 돌아가서 네가 부서지고 깨진다고 해도 내 맘대로 힘껏 안아볼래. 깨진 조각을 내가 다시 맞춰주거나 깨진 걸 버리고 새로 바꿔주면 된다는 생각을 너무 늦게 했어."

영의 달 – 225화 / S#3 수현의 집 [밤] ————-
불이 꺼진 집안으로 수현이 들어섰다.
현관문 앞 센서 등이 꺼져 창문으로 들어오는 네온사인 불빛만이 집안을 밝히고 있는데 수현은 불을 켤 생각조차 하지 않고 거실의 TV로 조명을 대신했다.
옷을 벗지도 않고 텅 빈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식탁에 앉았다.
TV에서 요란한 대중가요가 흘러나오자 이내 TV도 꺼버리고 컴컴한 집안에서 맥주만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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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현 : "…제가 무슨"
성호 : "차라리 나한테 물어보기라도 하지, 평소처럼 나한테 따지기라고 하지. 왜 너한테 이야기하지 않았느냐고, 네가 도움이 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랬냐고 화라도 내지 그랬어"
수현 : "…"
성호 : "놀랐어. 아침부터 누가 찾아왔길래 문을 열었더니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현관문 앞에 서 있더라 그리고 내가 가장 아끼고, 숨기고 싶은 보물을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렸어. 내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허점을 찔린 거지. 그래서 너무 화가 났어"
수현 : "그건"
성호 : "그래서 누군지 찾아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벌을 주고 싶었는데 그게 너라니 화가 나는 마음보다 속상함이 밀려오더라"
수현은 한참이나 대답이 없었다.
테이블 한쪽에 올려져 있던 물병을 집어 한 모금,두 모금, 세 모금을 벌컥 이며 물병을 순식간에 비워냈고 뚜껑을 닫고 손안에서 물병을 구겼다.
수현 : "회장님 옆에 있었던 건 저였어요. 망가져 계셨을 때도 옆에서 맨살 비비며 매일같이 정신 차리시라고 빌고 빈 건 저라고요. 그런데 또다시 망가지시는 꼴을 제가 어떻게 봐요? 입양이요? 누굴요. 누군지도 모르는 애를 딸이라고 입양을 하시겠다고요?
저 모르게 사람을 따로 만나신 게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속고 계신 거에요. 세상에 윤혁이 말고는 회장님 자식은 없어요. 딱 봐도 회장님 꼬여내 누군지도 모를 아이 떠넘기고 자신은 돈만 받고 떠나서 살겠다는 꽃뱀이잖아요. 이제 그런 사리분별도 안되시는 거 같아서 제가 나섰어요. "
성호 : "네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야"
수현 : "아니요. 지금 또 정신 놓기 시작하신 건 회장님이에요.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제발! 여자를 만나기나 하셨어요? 뚝딱 하면 생기는 게 자식이에요? 그 여자 당장 제 앞에 불러오세요. 제가 판단하고 제가 해결해요. 이런 지저분한 일에 직접 가담하지 마시라고요. 제가 여기 왜있는데요!"
성호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쳤다.
성호 : "후회할 발언…. 더 이상하지마. 내 딸 맞으니까 더는 선 넘지 마. 내가 다 확인했어! 여기서 더 허튼짓했다간 우리 사이도 틀어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