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223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223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2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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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223화 / S#1 구실동 한강대학성림병원 [낮] ————-

병원에 오는 길 내내 윤혁은 한쪽 손을 영의 등에서 떼어내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아프지도 않고, 다친 것인지도 모르겠는데 꼭 병원까지 와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영은 억지로 차가운 침대에 엎드렸다.

의사 : "탈의 하시겠어요?"

윤혁 : "여분의 옷이 있어서 자르셔도 됩니다"

의사는 망설이지 않고 가위로 영의 옷을 잘라내기 시작했고, 꽤 오랜 시간 영의 등에서 무언갈 뽑아내며 작은 스테인리스 통에 떨어트렸다.

잘그락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윤혁의 앞에서,  그것도 이 작은 공간에서 상의를 벗을 수는 없지
아니 가슴 밑까지 옷을 말아 올리면 되는 것 아니었을까?

아직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치료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영이 주먹을 꽉 쥐었다.

소독약이 아닌 토치 불이라도 지지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차갑고 뜨거움이 허리춤에 한가득 고였다.

상처부위를 보려 고개를 돌리자 소독약과 핏물이 섞여 옆구리를 타고 여러 갈래로 흐르고 있었다.

피를 보니 이제야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고, 심각한 표정의 윤혁을 보니 더 불안해졌다.

치아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날 만큼 온몸이 차가워졌다.

윤혁이 마른 세수를 하더니 한 손은 영의 정수리에 올리고, 한 손으로는 눈썹 위로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윤혁 : "여기 다쳐서 꿰매러 왔을 때 기억나요? 마취를 할 때도, 봉합을 할 때도 얼마나 아파하던지 보는 내가 안쓰러워서 속상했었는데  지금은 안아줄 수가 없네. 손잡아 줄 테니까 아프면 꽉 잡아요"

작고,길고 얇은.
생긴 것도 제각각인 플라스틱 파편들이 뽑혀 나온 자리에는 물방울처럼 작은 핏방울들이 생겼다.

이곳저곳 숨겨놓은 보물을 찾기라도 하듯 식염수를 들이부어 핏물을 지워내며 작은 한 톨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뽑아냈다.

치료가 끝나고 손바닥만 한 드레싱 밴드가 두 장이나 등에 붙었을 때야 영은 윤혁의 손을 놓았다.

아픈걸 티내지 않으려 한참을 엎드려있었던 영의 이마와 코끝
그리고  영이 얼마나 세게 쥐었는지 윤혁의 손은 벌게져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가 빠져나가며 생긴 커튼 틈을 윤혁이 뒤 돌며 몸으로 막아섰다.

그리고 팔을 뒤로 뻗어 옷을 건넸다.

윤혁 : "갈아입어요. 다 찢어졌잖아"

윤혁은 당연히 옷을 버리게 될 줄 알았다는 듯 챙겨온 옷을 건넸다.

그런데 왜 하필 또 이 제각각인, 고은동으로 돌아온 날 비를 맞은 영에게 건넸던 옷도 성호의 옷이었는데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가장 기본적인 하얀색 옷.

그저 가장 무난하고,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이기 때문이었을까.

입고있던 옷은 윤혁의 손에 의해 쓰레기통으로 버려졌고, 다시 차에 올라타 창밖을 바라보며 다시 집으로 향했다.

윤혁은 아무 말 없이 창밖을 바라보고만 있는 영을 곁눈질로 쳐다보며 운전을 했고, 복잡한 서울 시내를 지나 한적한 공원 앞에 차를 세웠다.

빨간불에 걸린 것도 아닌데 차의 시동을 꺼버린 윤형을 향해 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후'하며 윤혁이 크게 한숨을 쉬더니 영의 눈을 한참이나 노려보았다.

윤혁 : "그만큼 했으면 단념할 줄도 알아야지. 내가 이렇게까지 이야기해야 알아들을 거에요?"

영 : "(말없이 눈만 깜박인다.)"

윤혁 : "내가…내가 뭐라고 할 처지 아닌 거 나도 아는데 이렇게 둘 수는 없잖아. 알면서도 모른척하고 넘어가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인제 그만 좀 쳐다봐요.

처음부터 기댈 순 있어도 무언갈 원하고,달라고 할 수 없는.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거 알고 있었잖아 안 그래? 그런데도 그렇게 바라만 보면 어떻게 할 건데? 이렇게 몸이 찢기고 아파도, 자신이 만든 울타리 밖의 세상은, 다른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라는 거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 울타리 안에는 아버지랑 은하밖에 없어요 영이씨. 영이 씨가 그렇게 애타는 마음으로 쳐다봐도 뒤돌아보지 않는 것 봤잖아. 날 봐달라고 이야기하진 않아 그래도 인제 그만 해 제발"

영 : "윤혁씨…"

윤혁 : "그런 거 아니라고 변명도 이제 난 듣고 싶지가 않아. 옆에서 내가 봤고, 보고 있잖아. 영이 씨와 은하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은하를 선택할 사람이라는 거 아직도 모르겠어요?

나한테는 사랑받을 자격 있는 사람이니까 사랑받으면서 살라며, 근데 왜 본인은 생각 안 해. 왜 자꾸 사랑받을 수 없는 자리로 스스로 몰아가는 거야 왜!  이제 그만 정신 좀 차려요 제발"

영도 알고 있었다.
성호가 말로는 은하보단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은하의 손을 잡을 것이라는걸.

금성의 집에서 이름 모를 사람이 찾아왔을 때, 영보다 은하의 안위를 먼저 걱정했던 성호의 모습을 잊지 못했으니까.

성호를 떠올리면 뜨겁게 안아주는 모습보단 차갑고 냉철한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자신을 원하는 그 뜨거운 모습은 그때그때 감정과 분위기에 휩쌓인 그 한순간들 뿐만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윤형의 말처럼 가질 수 없고, 무언가를 바랄 수도 없는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껏 무시하고 있었으니까.

고은동으로 돌아온 뒤부터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성호의 마음 가운데 있는 건 은하라는 걸

윤혁의 눈에는 성호의 관심과 애정을 바라는 영의 모습이, 영이 숨기고 감추고 있었던 모습이 비쳤던 것일까?

경자와 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나를 사랑해줄 남자는 없어도, 은하를 지켜주고 보호 줄 사람이 있다면
나만큼 은하를 아껴줄 사람이 생긴다면, 그런 아빠가 은하에게 생긴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은하에게 그늘을 만들어줄, 영이 아무리 노력해도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채워줄 사람이
성호가 그런 사람이 되어주려고 하고 있는데 영은 또 한 번 윤혁에게 상처를 주었던 그 마음을 성호에게 품고 있는 것이었을까.

은하의 아빠 자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비어있는 공간도 성호가 채워주길 바랐던 것일까?

'아니야'

영은 강하게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윤혁 : "(영의 손목을 잡으며) 왜,왜그래요 머리아파요? 어지러워요?"

은하에게 윤혁을, 윤혁에게 은하를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해왔다.

자는 윤혁의 방에 몰래 들어가 도둑고양이처럼 윤혁이 자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볼 때에도 그랬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윤혁의 발목을 잡지 않고, 은하에게는 행복만 줄 수 있을까?

영 : "…아무것도 바라는…게 없어요 나는… 나는 그냥…바랬던적 없어요 그 무엇도…그런데 여기서 뭘 더 해야 해요?"

윤혁 : "…"

영 : "나,나는 지금도 바라는 게 없단 말이에요. 그냥 지금은 은하가 예쁘고,건강하게만 컸으면 좋겠는데 안전하고 행복하길 만 바랄 뿐인데 제가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 지금 여기 있는 게 맞는 것인지, 뭘 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정말"

윤혁 : "…"

영 : "…미안해요"

윤혁 : "…나한테 왜 미안해요 내가 뭐라고….후우…..뭘해야할지 모르겠으면 그냥 내 옆에 있어요. 날 보고, 날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하는 것과 똑같이 해 내가 길잡이라고 생각하고. 그러다 보면 뭘 해야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도 있겠지 "

윤혁은 한참을 손끝으로 핸들을 두드리더니 차를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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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223화 / S#2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성호 : "어디, 다녀와?"

윤혁 : "네 잠깐요"

거실에서 잠든 은하 옆에 누워 있던 성호가 함께 들어오는 윤혁과 영을 무심하게 한번 쳐다보더니 다시 은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어디를 다녀왔는지 더는 물어보지도 않았다.

윤혁은 영과 눈이 마주치자 '봤지?'하는 표정으로 눈썹을 들어 올리며 턱짓으로 성호를 가리켰다.

영은 고개를 숙이고 바닥을 내려다보며 방으로 들어갔다.

————-

양희 : "영아, 저녁 안 먹을래? 아님 다른 거 해줄까?"

영 : "…언니"

양희 : "(침대에 걸터앉으며)이게 다 무슨 일이야. 도련님도 지금 방에서 계속 휴대전화기만 붙잡고 어디랑 통화 중이시던데 정말 누가 일부러 해치려고 하는 거 아니야?"

영 : "윤혁씨가…누구랑요?"

양희 : "나도 모르겠어. 경찰인 것 같기도 하고, 지인 같기도 하고 뺑소니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엄청나게 열 내고 계시는데  내가 다 무섭더라. 회장님 보는 것 같아"

영 : "아마 정말 단순한 사고였을지도 몰라요. 그나저나 혹시 저 찾아온 사람은 없었어요? 집 주변에 누가 서성거린다든지"

양희 : "누구? 누구 오기로 했어? 이모? 할머니?"

영 : "아니에요 혹시나 해서"

양희 : "뭐, 찾아오는 사람 있으면 이야기해줄게 그럼 쉬어. 우리 애기씨도 오늘 밖에서 너무 신 나게 놀았는지 벌써 눈이 끔벅끔벅 하더라"

영은 식사도 거른 채로 홀로 식탁에 앉아있는 성호의 옆에 앉아 은하를 안고선 한참을 등을 쓸어주었다.

윤혁은 식탁에 모습을 보이지도 않았다.

성호 : "굶지 말고 한 숟가락 이도 먹어. 내가 먹여줘?"

영 : "아니에요. 조금 피곤해서 저도 일찍 자려고요"

성호 : "그래 푹 쉬어 늦잠도 좀 자고 나 있잖아"

body of water between green leaf t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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