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220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220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220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영의 달 - 220화
Photo by Mohammad Ayaan on Pexels.com

윤혁은 어정쩡한 자세로 젖병을 물고 있는 은하를 안아 들고 어찌할 줄 모르더니 더는 분유가 나오지 않는 젖병에 기분이 상해버린 은하가 투정을 부리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스쿼트를 하듯이 은하를 달래기 시작했다.

영 : "풉…"

윤혁 : "아…영이씨…웃지 말고 도와줘요. 어떻게 해야 해요? 은하 이러다 우는 거 아니에요?"

영 : "울면 달래주면 되죠. 무서워요?"

윤혁 : "아, 조금만 더 세게 안으면 부서질 거 같은데 어쩌죠?"

영은 은하를 대신 받아들기보다, 윤혁에게 안겨있는 은하의 등을 부드럽게 두드려주었다.

아이를 돌보는 것에 익숙한 반응을 보였던 성호와 달리 어색해하고 불안해하는 윤혁의 모습에, 이 상황에  애뜻한 마음이 들었다.

부부가 첫 아이가 생기고 돌보기 시작하면 생기는 상황이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이런 것이 아닐까.

윤혁과 영은 함께 은하를 달래주었다.

————-

모빌에 시선을 빼앗겨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는 은하의 양쪽 발을 윤혁이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번갈아가며 손에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윤혁 : "은하야 나한테는 할 말 없어? 어제 옹알이했잖아. 나한테도 해주면 안 될까?"

영 : "듣고 싶은 말이 있어요?"

윤혁 : "뭐…뭐든지요 옹알이하는걸 보고 싶은 거니까. 안녕,밥,장난감,오빠…아빠…뭐든지"

성호의 입에서 '아빠'라는 단어가 나올 땐 주책 맞다 생각이 들었는데, 윤혁의 입에서 나오니 영의 마음이 불안정해지며 괜히 시선을 돌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으로 걸어가 물건을 정리하는 척했다.

영 : "점심… 먹어야 하지 않아요? 별관에 좀 다녀올게요"

윤혁 : "떡볶이"

뒷문으로 향하던 영의 발걸음이 멈췄다.

윤혁 : "떡볶이 먹고 싶어요"

한동안 자리에 멈춰있던 영은 대답 없이 뒷문을 빠져나와 별관으로 향했다.

양희 : "(식재료를 정리하며) 안 그래도 점심 먹자고 하려고 했는데? 뭐 먹을까, 시켜먹을까?"

영 : "떡볶이…재료있어요?"

————-

모락모락 김이 나는 떡볶이가 담긴 넓은 접시를 양손으로 받쳐 들고 들어오는 영을 향해 윤혁이 밝게 웃으며 뛰어왔다.

은하도 숨을 헐떡이는 소리를 내며 웃고 있었다.

윤혁 : "(의자에 앉으며)봐요 영이씨. 은하가 엄청나게 까르륵 웃고, 나한테'도' 아빠라고 했어요 두번이나! 진짜 신기하죠? 이런 기분이구나 와"

영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윤혁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은하를 받아들고 윤혁의 건너편에 앉았다.

윤혁 : "(포크로 떡볶이를 입에 넣으며) 웅얼거리는 것 같길래 벌써 배가 고픈가 했는데, 숨을 막 헐떡이더니 갑자기 옹알이를 하는 거 있죠? 얼마나 귀엽던지. 내가 손뼉을 치니까 그때부터는 웃기 시작하고! 와, 떡볶이 진짜 맛있다. 영이 씨도 먹어봐요 자 "

해맑은 표정의 윤혁이 떡볶이를 하나 집어 팔을 뻗었지만, 영은 고개를 저으며 고개를 숙였다.

윤혁 : "그러지 말고 하나만 먹어요. 점심 안 먹었잖아요 얼른. 아"

아직도 윤혁을 바라보여 배시시 웃고 있는 은하를 내려다보며 영은 고개를 들지 않았지만 윤혁 또한 한번 뻗은 팔을 다시 거둬갈 의지가 없었다.

은하 : "으앙"

윤혁 : "은하야!"

결국 영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떡볶이를 받아먹기 위해 고개를 들고 손으로 윤혁의 포크를 낚아채는 순간 간단간당하게 포크 끝에 걸려있던, 아직도 뜨거운 김을 내뿜고 있는 떡과 어묵 한 덩어리가 은하의 이마를 타고 코를 지나 뺨에 붙었다.

윤혁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거실에서 손수건을 가져와 은하의 얼굴을 닦아내기 전까지 영은 얼어붙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금성의 집에서 손목이 저려 은하를 떨어트릴 뻔했을 땐 다행히 은하가 다치지 않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자신의 실수 때문에 은하의 얼굴이 군데군데 익어 벌겋게 물들었다.

윤혁이 은하를 안아 들고 별관으로 뛰어가 양희와 함께 냉수 주머니를 가지고 거실에 도착할 때까지 식탁 의자에 앉아 은하를 안고 있었던 그 모습 그대로 영은 멈춰있었다.

양희 : "어쩌면 좋아 연고라도 발라야 할 것 같은데, 아기용 연고는 없어요. 제가 지금 약국 다녀올게요"

윤혁 : "제가 다녀올게요. 은하 좀 봐주세요"

양희의 손에 냉수 주머니를 넘겨준 윤혁의 눈에 그제야 영이 들어왔다.

윤혁 : "(영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으며) 괜찮아요. 우리도 뜨거운 것에 닿으면 잠깐 피부가 빨개지잖아요. 은하도 그런 것뿐이에요 응? (영의 손을 잡는다)"

윤혁의 온기가 손끝을 통해 전해지자 영이 윤혁의 손을 꽉 잡았다.

영 : "…나 때문에"

윤혁 : "영 이씨 때문이 아니에요 우리의 부주의였던 거지. 굳이 따지자면 떡볶이를 먹자고 한 내 잘못이에요 알겠죠? 나 약국 다녀올 테니까 은하 옆에 있어줘요"

영 :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윤혁을 붙잡으며) 아"

영은 윤혁을 밀치며 방으로 들어가 화장대와 장롱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파우치 안에서 아기용 연고를 찾아냈다.

상비약으로 금성이 사다 둔 것인데 영이 눈을 다쳤을 때 터진 입술에 발랐던 것이었다.

거실 바닥에 누워 이마와 코,그리고 한쪽 뺨이 울긋불긋한 은하의 얼굴에 연고를 바르기 시작했다.

이제 놀란 게 진정되었는지 은하가 자신에게 바짝 붙은 영의 얼굴을 손으로 두드리기 시작했고 영은 눈물이 터졌다.

자신을 다치게 한 사람이 엄마인데, 그래도 엄마라고 은하는 영과 눈을 맞추려고 하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흔든다.

양희 : "괜찮은가봐 다행이다, 진짜 다행이야"

양희는 주머니를 손에 들고 별관으로 향했고, 영은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은하를 끌어안았다.

그런 영을 윤혁이 뒤에서 끌어안았다.

윤혁 : "미안해요 나 때문에, 은하야 미안해 내 잘못이야."

빨간 국물이 여기저기 튀어버린 은하의 옷을 갈아입히고, 샤워를 시켰다.

미안함에 자꾸 눈물이 나려는 것을 억지로 삼켰다.

윤혁 : "병원에 전화해봤는데 물집 잡힌 게 아니라면 , 내일도 붉은 게 안 없어지면 그때와도 괜찮데요"

영 : "고마워요"

윤혁 : "(은하의 손을 잡으며) 은하 씻고 나오니까 기분 좋겠네. 안 아프지? 괜찮지?"

윤혁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했다.

혼자있었다면, 금성의 집에서 혼자 이런 일을 겪었다면 그날처럼 성호에게 전화를 했을까?

아니면 혼자 또 성호의 이불을 붙잡고 은하에게 미안하다며 수십 번을 내뱉으며 울고 있었겠지.

윤혁이 성호가 선물해준 애착 인형을 은하의 품에 안겨주었다.

은하가 낮잠이 들었고, 영도 겨우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그사이 식탁의 떡볶이는 차갑게 식어 굳어져 가고 있었다.

————-

성호 : "우리 공주님…? 공주님 얼굴이 왜 이래? 다쳤어?!"

겨우 진정되어있던 집안의 분위기는 성호가 퇴근 후 돌아오며 다시금 뜨거운 불판 위에 올랐다.

성호 : "얼굴 좀 봐! 여기저기 다 붉잖아. 두드러기라도 생긴 거야? 아니면 알레르기? 놀다가 매트에 쓸렸어?"

영 : "…조금"

성호 : "조금 뭐! 왜 말을 제대로 안 해! 무슨 일이냐고 묻잖아!"

성호가 큰소리로 언성을 높이자 은하가 울음을 터트렸고, 영도 그때의 상황이 떠올라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성호 : "(은하를 달래며) 내가 집안일을 시킨 것도 아니고, 은하 하나만 봐달라고 했잖아! 다른 일하다가 다친걸 못 본 거야? 그래? 왜 말을 안 해!"

성호가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윤혁 : "목소리 좀 낮추세요"

소리가 2층까지 울려 퍼졌는지 윤혁이 인상을 잔뜩 구긴 상태로 계단을 내려와 영의 뒤편에 섰다.

성호 : "어쩌다 얼굴을! 왜 얼굴이야 하필! 흉이라도 남으면 어쩌려고!"

영 : "…죄송해요"

성호 : "하아…이 예쁜 얼굴에 이게 뭐야. 힘들어? 영아 말해봐. 공주님이랑 단둘이 있는 게 힘들어? 그래?"

영 : "…"

성호 : "힘들면 말을 해! 내일이라도 당장 사람 부를 테니까! 왜 아무 말도 안 해 답답하게!"

은하는 성호의 어깨에 매달려 더 크게 울기 시작했고, 영의 고개는 점점 더 깊이 숙여 들어갔고 훌쩍이기 시작했다.

윤혁 : "저 때문에 그래요 저 때문에! 저 때문에 은하가 다쳤어요 됐어요?"

성호 : "(윤혁을 노려보며) 무슨 일이 있었던 건데 윤혁이 너까지 나서는 거야"

윤혁 : "점심 먹다가 제가 실수로 은하 얼굴에 음식을 떨어트렸어요. 뜨거웠는지 붉게 올라왔고요. 연고도 발랐고 처음보단 많이 나아진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영 이씨 좀 그만 다그치세요. 은하도 놀랐잖아요"

성호가 윤혁에게 가까이 다가갔고, 성호의 눈동자에 불꽃이 이는듯했다.

성호 : "조심성 없이 은하를 안고 밥을 먹었단 말이야? 아기라고는 제대로 안아본 적도 없으면서 어쩌자고 이런 사고를 쳐!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더 크게 다쳤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윤혁 : "그럼 병원에 데려갔겠죠. 작은 사고는 주의를 해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어요. 은하 다치게 한 건 죄송한데요. 저한테만 뭐라고 하세요. 아버지 눈에는 영이씨는 안보여요? 은하 다친 것 때문에 영이 씨는 얼마나 놀랐겠어요. 아버지보다 더 놀랐으면 놀랐지 절대 덜 하지 않아요.

그런데 그렇게 다그치셔도 되는 거에요? 은하한테 미안해서 온종일 밥도, 물 한 모금도 제대로 못 마신 사람이에요. 은하가 아버지한테 얼마만큼 큰 존재로 자리 잡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영이씨한테 함부로 대하실 이유가 되지는 않아요.

영이 씨 이제 아버지 왔으니 이리 와요. (영을 끌어당기며)이제 좀 쉬어요"

영 : "…죄송합니다"

윤혁은 영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고, 성호는 은하의 등을 토닥이며 소파에 앉아 자신을 스쳐 지나간 영의 얼굴을 떠올렸다.

코까지 빨개진 상태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영의 모습을.

성호 : "하아…"

성호는 두 눈을 감고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충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영에 조심스럽게 물어볼 수가 있었다.

새하얀 피부에 도장을 찍어놓은 듯한 은하의 얼굴에 감정이 끓어올라 무턱대고 화부터 내고 말았다.

은하에게 무슨 일이 생겼었다면 당연히 영도 놀라고 당황했을 텐데, 왜 그랬을까.
왜 영에게 소리를 질렀을까.

윤혁의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성호는 고개를 들어 2층을 바라보았다.

half moon in the sky
Photo by Yaroslav Shuraev on Pexels.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