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21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219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밤] ————-
은하가 잠이 든 바람에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성호에게 자신의 방의 화장실을 내어주고선 별관으로 가 양희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양희는 고맙게도 자세한 이야기는 묻지 않았고,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은하만 생각하라고 하였다.
한결같이 영의 주변에선 금성도,경자도 아이만 생각하라고 한다.
양희 : "조오금 조심스러운 건, 회장님이 약간 예민하신 것 같지?"
영 : "저 한테요?"
양희 : "아니, 우리 예쁜 은하 아가씨한테"
영 : "아…"
양희 : "회장님 마음은 알지만, 너 오기 전에 나는 무슨 어린이집을 차리시려고 하시는 줄 알았어. 도련님은 아직 모르는 눈치던데 어떻게 할 생각인 거야?"
영 : "아마…거기까지는 생각 못할 거예요. 제가 너무 매정하게 떠나기도 했고, 상처 주는 말도 많이 했으니까. 아직 거기까지는 결정 못했어요. 오늘 하루만 있었는데도 정신을 못 차려서… 저한테도 시간이 더 필요할꺼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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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돌아오니 화장실은 비어있고, 성호의 방문은 닫혀있었다.
성호가 씻고 방으로 들어간 게 확실했다.
가만히 침대에 누울까 하다, 잠이 오지 않아 발걸음 소리를 죽이며 2층으로 올라가 윤혁의 방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조용히 방문을 열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 아래 잠든 윤혁의 얼굴이 보였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침대에 팔을 올리고 잠든 얼굴을 바라보았다.
'은하야 아빠야'
왜인지 모르게 울컥거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윤혁의 얼굴을 쳐다보다 손을 뻗어 윤혁의 코끝에 손끝을 대어보았다.
코를 지나 뺨으로 손이 올라가려는 순간 윤혁이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헉'하고 숨을 내쉬며 침대 아래로 몸을 한껏 숙였다.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침대가 살짝 흔들리고,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화장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윤혁이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빠져나가야겠다 생각이들어 재빠르게 몸을 일으켰다.
윤혁 : "도둑고양이 놀이 끝났어요?"
입을 반쯤 벌리고 멈춰버린 영에게 화장실 문 앞에 서있던 윤혁이 성큼성큼 다가와 팔꿈치를 잡고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창가로 끌고 갔다.
윤혁 : "(영의 눈가를 만지며) 눈 어디 다쳤었는지 말해봐요. 오른쪽? 왼쪽?"
영 : "(윤혁의 시선을 피한다)"
윤혁 : "어쩌다 다쳤어요? 지금은 괜찮은 거 맞죠?"
윤혁은 영의 양쪽 눈가를 양손으로 쓸어보다 손을 잡고 침대에 앉혔다.
그리고 영의 손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윤혁 :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온갖 고생을 하고 왔다는 티를 내면 모른 척 할 수가 없지. 내가 가장 속상한 게 뭔지 알아요? 양쪽 손목, 발목 두께가 다 달라. 무슨 고생을 하면 이렇게 되는 거에요? 정말 어디 가서 몸쓰는 일이라도 한 거에요?"
영 : "아…"
윤혁이 오른쪽 손목을 지그시 누르자 통증이 느껴졌다.
윤혁 : "손목이 아프구나"
윤혁은 손목을 피해 양 손부터 어깨까지 한참을 영을 주물렀다.
윤혁 : "누군가의 딸로, 누군가의 여자로, 아니면 보모로 어떤 마음으로 들어왔는지 나중에라도 떠날 계획이 있는 건지 물어보지 않을 거에요.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나 신경 쓰지 말고 먹고 싶은 데로 먹고 하고 싶은 데로 다 해요.
나 신경 써달라 이야기하지도 않을 거고 그걸 바라지도 않으니까 대신 피하지는 마요. 다가가지 않을 거니까 피할 이유도 없어. 서로 무덤덤하게 지내는 게 최선일 것 같아. 대신 내 도움이 필요하다거나, 필요한 게 있으면 이야기해요 도둑고양이 놀이하면서 오히려 더 신경 쓰이게 하지 말고"
윤혁은 영의 팔을 주무르던 손을 멈추고 영의 손목을 끌어 자신의 뺨에 영의 손이 올라가게 하였다.
윤혁 : "코 그리고 뺨. 그리고 어디에 또 손대고 싶었어요"
윤혁은 자신의 이마,목,어깨에 영의 손을 한 번씩 올려보게 하고선 영의 두 번째 손가락을 살짝 깨물었다가 내려놓았다.
윤혁 : "마음 같아선 안아보고 싶기도 한데 재회인사는 이렇게 한 걸로 해요. 어찌 되었든 난 다시 봐서 좋으니까"
윤혁의 방을 나서 계단을 내려오며 영은 한참이나 어 떨떨한 기분이 계속되어 윤혁의 몸에 닿았던 손을 내려다 보았다
윤혁의 손이, 몸이 원래 이렇게나 따듯했었나?
성호의 방을 지나 침대에 누워 잠이 들 때까지 손바닥을 한참이나 내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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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 "은하야 엄마 힘들어 그만 응?"
은하는 생각보다 성호의 곁에서 잠도 잘 자고, 놀기도 잘했다.
자고일어나 눈을 떴을 때 자신의 눈앞에 영이 보이지 않아도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성호가 출근한다고 품에서 떼어 놓으면 가만히 잘 놀다가도 울어버리고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성호 : "우리 공주님 밥 잘 먹고, 낮잠도 잘고,잘 놀았어? 옷 갈아입고 금방 나올게. 잠깐만 기다려"
영 : "은하야 잠깐만"
성호가 퇴근해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다시 거실로 나오는 순간이 제일 영에게는 곤욕이었다.
방금까지 영과 눈을 맞추며 놀다가도 성호의 목소리만 들으면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안고 있을 땐 발로 차기 일쑤였고, 엎드려있다가도 팔을 휘젓는 바람에 매트에 손을 찧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집안일을 하지 않고, 저녁 시간에는 대부분 성호가 은하를 봐주다 보니 몸이 힘든 것은 없었지만, 성호와 은하가 서로에 대한 애착이 강해질수록 정신적인 피곤함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은하 : "으버"
성호 : "……우리 공주님 아빠라고 한 거지?"
영 : "아니,그냥 옹알이를"
성호 : "(은하를 번쩍 들며) 우리 공주님 진짜 대단한데?"
옹알이를 할 때가 되었지만 끙 거리는 소리 외에는 전혀 옹알이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은하를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성장 속도의 흐름은 아기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그런데 여느 때 처럼 식탁에 모여앉아 있던 저녁, 성호의 품에 안겨있던 은하가 갑작스럽게 옹알이를 했고 누가 들어도 무의미한 말소리였지만 성호는 크게 기뻐하며 어쩌면 과장되어 보였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은하를 번쩍 들고서 거실을 빙글빙글 돌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어 보이는 성호를 윤혁은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히려 영은 당황해 얼굴이 붉어져 버렸고 숟가락을 내려놓고 식탁에 윤혁 홀로만 남겨둔 채 거실로 나가 은하에게 손을 뻗었다.
영 : "우,우선 식사하세요. 은하 져 주시고요"
성호 : "영아 들었지? 우리 공주님이 나한테 아빠라고 했어. 아빠를 먼저 말하길 바라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말을 하길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우리 공주님 언어영재 아닐까?"
이런 걸 보고 팔불출이라고 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로 성호는 아직 식탁에서 윤혁이 쳐다보고 있음에도 은하에게 '예쁘다,기특해,고마워'라는 말을 100번은 넘게 쉬지 않고 뱉어내며 시선을 떼어내지도 않았다.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영이 성호의 허리를 쿡 찔렀다.
성호 : "왜 그래 "
영 : "이제 진짜 그만요. 은하도 밥 먹어야 하고 식사 다 하고 다시 안던지 하세요. 제 방에 있다 나올게요"
영이 획 하니 은하를 안아 들고 거실을 떠나자 성호는 아직도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식탁에 앉았다.
윤혁 : "그렇게 좋으세요?"
성호 : "아주 예쁘잖아"
윤혁 : "네, 뭐 무표정으로 계시는 것보단 좋긴 한데 과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성호 : "(팔짱을 끼며) 뭐가 불만인 거야"
윤혁 : "불만은 없어요. 그냥 요즘 들어 평소답지 않으신 것 같아서 살짝 걱정?"
성호 : "쓸데없는 걱정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반감을 사게 하기에 충분한 빌미가 돼"
윤혁 : "(자리에서 일어나며) 전 절대 아버지의 적이 될 생각 없거든요. 식사마저 하세요"
윤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성호를 지나쳐 식탁을 벗어났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발을 올리기 전 허리를 비틀어 보이지는 않지만, 괜히 계단 뒤편 성호와 영의 방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한번 내다보고선 계단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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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 "(은하의 손을 잡으며) 다녀올게요 공주님"
현관문앞에서 성호의 출근을 배웅해주고선 은하와 영이 거실에 바닥에 앉자 2층에서 윤혁이 내려왔다.
성호와 같이 배웅을 해주려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윤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참을 은하의 얼굴을 뚫어지라 쳐다보더니 밖으로 나섰다.
여느때처럼 조용하고 따듯한 집안에서 은하를 먹이고, 씻기고 눈을 맞추며 이리저리 거실을 활보하다 소파의 그림자를 안대 삼아 은하와 낮잠이 들었다.
두눈을 감은 채로 양팔을 뻗어 기지개를 켰다.
한쪽 손끝에 무언가가 닿았다.
낮잠을 자며 이리저리 굴러다니기라도 한 걸까?
소파 다리인가 싶어 손끝에 걸린 것을 얇게 더듬거리다 손톱으로 긁어보았다.
'아'하는 작고 무거운 외마디에 두 눈을 번쩍 뜨고 상체를 일으켰다.
윤혁 : "더듬거리는 건 그럴 수 있다 쳐도 손톱으로 긁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영 : "아니 왜 (시계를 찾으며)지금 몇 시에요?"
윤혁 : "두 시쯤?"
영 : "회,회사는 어쩌고요? 어디 아파요?"
윤혁 : "반차요. 나 올해는 휴가도 안 가고 연차 많이 쌓아놨거든요"
윤혁은 소파에 앉아 은하를 안고 있었고, 은하는 윤혁의 손가락 하나를 손에 꼭 쥐고선 웃고 있었다.
윤혁 : "은하 밥 내가 먹여봐도 돼요?"
영 : "그럼요 잠깐만요"
영은 급하게 일어나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 젖병과 분유통을 집어들었다.
윤혁 : "낮엔 그렇게 식탁에 다 꺼내놔요?"
영 : "네, 회장님 퇴근하기 전까지는요. 은하 안고서 별관까지 왔다갔다하기에는 힘들어서요. 금방 치울게요 "
윤혁 : "그냥 항상 꺼내놔요. 식탁에 10명 20명 앉는 것도 아닌데 아기 키우는 집 식탁에 분유통 올려져 있는 게 뭐가 이상하다고"
영 : "회장님 깔끔한 거 좋아하시잖아요"
젖병을 흔들며 거실을 가로지르던 영의 손에서 젖병이 떨어져 윤혁의 발 앞에까지 굴러갔다.
윤혁은 젖병을 집어들어 소파에 올려두고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손목을 부여잡고 있는 영의 앞까지 걸어왔다.
그리고 영의 손목 근처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윤혁 : "일 시키는 사람은 몰라요. 결과만 보고 잘했네 못했네 판단만하지 현장에서는 실패한 결과라도 마무리하기 위해서 얼마나 힘을 빼고, 땀을 흘렸는지를 모른다고요. 우리 회장님은 그래도 현장감이 어느 정도 있으신 분이시긴 한데 뭐랄까, 하나에 꽂히면 그 현장감도 잊어버리고 주변도 못 살펴서 더 힘든 부분이 생긴달까?
아주 주변 사람들 피곤하게 하는 안 좋은 부분이 있어요. 지금도 봐요. 상의도 없이 은하 데리고 와서 영이 씨한테 맡겨두고 자기는 퇴근하고 잠깐 은하 보면 잠잘 시간인데 구체적으로 뭐가 힘든지 어떻게 알겠어요. 주말에도 영이 씨가 옆에서 다 수발들고 은하 안고만 있을 거면서"
윤혁이 성호의 비판을 쏟아내는 상황에 영은 마음속으로 '회장님 분유도 잘 타시고, 저보다 은하를 더 웃게 해주시는데'라고 생각하며 대답 없이 주무르기에 바쁜 윤혁의 손만 내려다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