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216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216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2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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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216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지붕에서 내려오는 빗물과 바람에 흩날리는 물방울들이 자신을 적시고 있다는 걸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영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차가워진 윤혁의 손끝이 불덩이처럼 다시 뜨거워졌다.

망부석처럼 가만히 서 있는 영의 손을 잡고 한달음에 현관문을 지나 계단을 올라 자신의 방으로 들이밀었다.

화장실로 달려가 샤워가운과 수건을 들고 나와 영에게 입히고 화장대 의자에 앉히고선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기 시작했다.

윤혁 : "언제부터 이렇게 내 말을 잘 들었다고 비가 오는데 그대로 서 있어요? 비 오는 거 보는 건 좋아도 비 맞는 건 싫다며! 비 맞으면 감기든다고 지하철역까지 우산 들고 마중 나오던 사람 맞아요? 일부러 그런 거에요? 나 속 타보라고? "

윤혁은 화를 내고 툴툴거리면서도 손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영은 고개를 숙인 채 대답 없이 바닥에 떨어져 작은 웅덩이를 만든 고여있는 물기들을 바라보았다.

축축이 영의 머리칼을 적시고 있던 빗물들이 수건으로 옮겨가자 윤혁은 손에 드라이기를 들었다.

약하지만 따듯한 바람이 목덜미와 귓속까지 전해지자 자연스럽게 눈이 감겼다.

윤혁은 바짝 마른 머리칼을 손으로 쓸어보고선 서랍을 열고 머리집게핀을 꺼내 어설프게 영의 머리를 올려 집었다.

살짝 열린 문이 열리고 성호가 들어섰다.

성호 : "(영을 아래위로 훑으며)…씻었구나? 공주님 손수건이 안 보여서"

영 : "제가 내려갈게요"

영이 샤워가운을 벗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성호를 따라나섰다.

윤혁 : "후…"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샤워가운과 수건을 집어들고 윤혁은 영이 앉아있던 화장대 의자에 털썩 앉았다.

한껏 목을 늘어트리며 고개를 숙이니 영이 걸어들어왔고, 걸어나가며 만들어낸 발자국들이 보였다.

그런 사람이다.
영은 그런 사람이다.
윤혁에게 영은 그런 사람이다.

자신은 항상 그림자처럼 한 발짝 뒤에서 요란스럽지 않게, 무엇이든 조용히 숨어서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물안개처럼 생각지도 못한 사이 주변에 있는 사람의 온몸을 휘감아 버리는 사람.

어느 순간부터, 어느 때부터 감싸기 시작했는지 깨닫지도 못할 만큼 조용히 스며들어 눈과 귀를 멀게하고 세상을 온통 자신으로 가득 채운다.

그리고 자신밖에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

crescent moon over snow capped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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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를 따라나선 영은 자신이 계단에 흩뿌린 물기들을 밟고 비틀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슬리퍼를 신은 성호에게 이 물기들은 전혀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영 : "(거실을 둘러보며)케리어, 제 케리어 못 보셨어요?"

성호 : "방에 있지 않을까?"

영 : "(성호를 올려다보며)어디 방에요?"

성호 : "1층 안쪽 방. 방에 먼저 들여놓은 거 아니야?"

영은 그제야 자신이 머무를 공간에 들어섰다.

투박한 케리어가 우두커니 침대 앞에 서 있었고, 침대의 이불만 달라졌을 뿐 강주가 사용하던 때와 다른 것은 없었다.

케리어를 열어 지퍼백에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손수건을 몇 장 꺼내어 건넸더니 성호가 영의 어깨를 덥석 잡았다.

성호 : "옷이 왜 다 젖었어"

영 : "아…신경쓰지마세요 괜찮아요. 그런데 바닥에 매트를 깔아야 할 것 같아요 은하 자리가…"

성호 : "공주님, 나랑 잘 거야. 내방이랑 거실에 매트 깔아뒀어"

영 : "네? 왜 은하가…아니 안돼요"

성호 : "그동안 혼자 공주님 돌보느라 힘들었잖아 이제 내가 있으니까 밤에 잠이라도 편하게 자. 공주님이 엄마를 찾으면 내가 데려올게"

영 : "하지만"

성호 : "공주님 나랑 잘 있잖아. 너무 걱정하지 말고 오늘 밤이라도 엄마 찾으면 곧바로 데려올게, 우선 짐 정리해 그리고…윤혁이에겐 제대로 이야기 안 했어 공주님에 대해서. 그 결정은 영이 네가 해야 하니까"

성호는 멍한 표정의 영을 두고선 방을 나섰다.

윤혁이 은하를 보았다.
윤혁과 은하가 만났다.

윤혁은 어떤 표정이었을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은하가 누구인지 알까?
성호는 윤혁에게 은하가 누구라고 소개했을까.

아직 젖어있는 옷은 신경 쓰지도 못하고 옷과 소지품을 정리하고 있는 도중 지갑이 열리며 안에 들어있던 반지가 방 밖으로 굴러나갔다.

pine tress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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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의자에 앉아있던 윤혁이 수건으로 방바닥의 물기를 닦으며 밖으로 나왔다.

이미 복도와 계단까지 발자국이 이어져 있었다.

이정도면 온몸이 젖었을 텐데, 샤워가운이 충분히 물기를 제거해 주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인데, 집에 상비약이 있던가'

혹시나 영이 밟을까 계단에 있는 작은 물방울들까지 모조리 닦아냈다.

그렇게 가장 아랫간 마지막 계단까지 닦고 나니  거실을 가득 메운 매트들에 눈길이 갔다.

처음엔 신경 쓰지 않았다.

깔끔한것을 좋아하는 성호의 성격을 생각해보자면 조금은 조잡해 보일 수 있는 매트.

바닥의 대리석이 어디 깨진 부분도 없는데 갑작스럽게 생겨난 매트에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아기'때문일것이라 생각은 못했다.

수건을 손에 들고 다시 성호의 방에 들어서려고 하는데 또르르 소리를 내며 무언가 복도를 굴러 와 윤혁의 발 앞에 멈춰 섰다.

허리를 숙여 집어드니 자신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을 항상 지켜왔던 반지의 짝이었다.

성호의 방으로 향하던 몸을 돌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열린 방문 틈으로 아직도 젖은 옷을 입은 영이 바닥을 살피며 허리를 굽힌 채로 걸어나왔다.

윤혁은 아무 말 없이 손바닥 위에 올려진 반지를 불쑥 영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영 : "고,고마워요"

자신의 손가락이 손바닥에 닿지 않게 조심스럽게 반지만 집어 가는 영을 바라보며 방 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짐 정리를 하고 있었던 것인지 정신 사납게 바닥과 침대 위에 물건들이 흐트러져 있었다.

영을 지나쳐 방으로 들어와 우선 비어있는 케리어를 닫아 복도로 내어놓고 가장 가까이 있던 흰색면티를 영의 손에 들려주었다.

윤혁 : "우선 먼저 샤워라도 하고 나와요"

영 : "제가 정리할게요"

윤혁 : "안 건드릴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씻어요 먼저"

윤혁은 옷을 건네며 이미 처음부터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반쯤 풀린 머리집게핀을 다시 고쳐 주었다.

화장실 문이 닫히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선 어질러져 있는 물건들 사이로 보이는 엎어져 있는 작은 액자를 향해 손을 뻗으려다 눈을 질끈 한번 감아보고 손을 내려 방을 빠져나왔다.

성호의 방문 앞으로 돌아가는 길 거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이끌려 걸어나와 보니 성호는 그 작은 아기의 옆에 누워 손뼉을 치며 웃고 있었다.

성호가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순수하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 웃는 모습을 윤혁도 본적이 없었다.

성호 : "우리 공주님 언제 이렇게 커서 웃기도 잘하는 거야. 너무 예쁘다."

윤혁 : "왜 누워 계세요"

성호 : "(상체를 일으키며) 바닥 따듯해 보일러 틀어놨어. 눈을 안 마주칠 수가 있어야지 잠깐 공주님 좀 봐줘 밥 먹어야 해"

윤혁 : "네? 저는 아기를 한 번도"

성호는 일어나 무심하게 별관 쪽으로 걸어갔고, 성호를 따라 움직이던 아기의 시선에서 성호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져가자 눈이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이 지어지자 윤혁은 다급하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안고서 소파에 앉았다.

어찌해야할지 방법을 알 수 없어서 등을 천천히 두드렸더니 휘적거리는 손이 귀에 닿았다.
슬며시 품에서 떼어내어 눈을 마주쳤다.

그러자 더 힘차게 손을 휘적거리기에 고개를 가까이해 손에 얼굴이 닿게 해주었다.

손가락에 힘을 주는 법을 모르는 것처럼 손바닥으로 연신 윤혁의 뺨을 두드렸고 자신과 눈을 마주치고 있는 윤혁이 마음에 들었는지 살짝 입을 벌려 숨소리를 내며 미소를 지었다.

성호가 왜 바닥에 드러누워 눈을 맞추며 연신 웃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 세상이 왜 어둡고 축축하게 젖어있는지 알 것 같았다.
온 세상의 빛이 이 두 눈에 갇혀 있다.

손에 닿는 촉감은 부드러운 크림을 온몸에 바르고 있는 것처럼, 고운 가루로 빚어낸 것처럼 부드러웠다.

입술로 살짝 손가락을 물어보았다.
꿈틀거리는 이 작은 손가락에서도 온기가 느껴졌다.

성호 : "아주 착하지? 너무 예쁘고"

한손에 젖병을 든 성호가 매트 안으로 걸어들어와 윤혁의 품에 있던 은하를 들어 올렸다.

성호 : "넌 이만할 때 네 엄마 품이 아니면 울었어. 나한테 안겨도 10분을 넘게 어르고 달래야 겨우 한번 웃어줄까 말까였는데 우리 공주님은 너무 순해서 잘 울지도 않네"

윤혁 : " 그 아기는"

성호 : "은하. 은하야. 주은하"

윤혁 : "아…벌써 이름을 지으신 거예요?"

성호 : "태어날 때부터 주은하였어. 앞으로도 주은하고. 우리 공주님이 널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

mountain peaks under a moon during da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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