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213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213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2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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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213화 / S#1 구실동 J.U.그룹 [낮] ————-

금성은 성호를 뚫어질 듯 쳐다보기만 하고 별다른 말을 먼저 꺼내지 않았다.

성호는 목이 타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금성이 어떤 말을 할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경자의 말대로 더는 찾아오지 말라고 하려는 걸까?
은하를 내어주지 못하겠다, 더 인연은 맺고 싶지 않다.

이세상 누구보다 금성이 무서워 보였다.

꼭 어린 시절 과외 시간을 피하고자 친구들을 따라 놀이터에서 놀다 허미에게 들켜 집으로 끌려왔던 그날 같았다.

금성 : "윤혁이 좀 볼 수 있어요?"

성호 : "어… 잠깐만 (수현에게 전화를 건다.) 윤혁이 좀 올려보내 줄래? 응, 지금"

얼마나 지났을까, 노크 소리가 들리고 윤혁이 안으로 들어왔다.

윤혁이 방안으로 들어오자 금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윤혁의 손을 잡고 자신의 옆에 앉혔다.

그리고 윤혁의 머리부터 손까지 정성스럽게 쓰다듬었다.

윤혁 : "이,이모님"

금성 : "미안해 내가 정신이 없어서 널 신경을 못 썼어. 이렇게 보니까 눈이 언니랑 똑같네. 이모님 아니고 이모. 윤혁아 이모. 어떻게 살았어. 엄마 보고 싶어서 어떻게 살았어. 미안해 나라도 일찍 알았음 너부터 챙기는 건데 내가 미안해"

윤혁 : "저,저는"

금성 : "우리 윤혁이 뭘 좋아하는지, 어렸을 적은 어땠는지 궁금한 게 너무 많은데 오늘은 시간이 여의치 않고 나중에 우리 둘이 만나서 시간 좀 보내자. 오늘은 그냥 잠깐 얼굴 보러 온 거야 누구랑 할 얘기가 있어서. 일하는 중일 테니까 시간 많이 안 뺐을 게, 여유 있을 때 전화 줘 알겠지? 내 새끼 고마워 시간 내줘서"

금성은 몸이 굳어 아무 말도, 행동도 하지 못하는 윤혁의 손을 어루만지고 등을 여러 차례 쓸어내리며 윤혁이 방을 나설 때까지 아련하게 쳐다보다 성호 쪽으로 고개가 다시 돌아갔다.

순식간에 금성의 눈빛이 돌변했다.
그리고 가방에서 작은 지퍼백을 여러 개 꺼내 성호에게 내밀었다.

금성 : "알아보니 검사관이 직접 채취한 머리카락만 검사 가능하다던데 그 정도는 알아서 처리 하실 수 있죠? 보물이 손수건이랑 머리카락, 영이 머리카락이에요. 내가 이걸 주는 이유는 나중에 혹시라도 그 집 새끼가 맞네 아니네 하면서 헛소리 할까 봐 그러는 거니까 검사 해보라는 뜻으로 가지고 온 거에요. 마음 같아선 윤혁이까지 내가 끼고 살고 싶지만, 내가 보내는 거에요. 이걸로 당신을 용서했다거나 이해하려고 한다는 걸로 오해 안 했으면 좋겠네요"

성호 : "이런 거 하지 않아도 믿어"

금성 : "처음엔 안 보낼 마음으로 그 집 새끼 아니라고 했지만 나도 고민 많이 했어요. 우리 보물이 어떻게 하면 예쁘게 키울까, 잘 키울까. 당신이 죽을 때까지 죄책감에 사로잡혀서 고통 속에 살게 하는 방법이 뭘까 하고요.

그렇게 생각했더니 자기 손으로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의 새끼들을 거둬 키우면서, 그 애들 커가고 나이 드는 거 보면서 사는 게 제일이 아닌가 싶더라고. 언니가 살아있었음 윤혁이도 영이도 더 마음이 평안했을 텐데, 보물이 크는 것 같이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면서 하루하루 죽음과 행복 사이의 경계선에서 애태우면서 사는 것도 보는 처지에서는 나쁘지 않겠더라고"

성호 : "나한테…보내주는거야?"

금성 : "조건이 있어요. 첫 번째, 영이가 보물이 데리고 나오겠다고 하면 보내줘요. 붙잡을 이유 없으니까. 두 번째, 먼저 그 집에서 보내겠다고 하는 것도 안돼 애들한테 상처니까. 세 번째, 내가 그 집 갈 이유는 정말 아무것도 없으니까 내가 보고 싶다고 하면 윤혁이까지 같이 볼 거에요 내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밖에서.

네 번째, 그쪽 집 사정이 어찌 되었든 영이가,윤혁이가 해달라는 건 뭐든지 해줘요.  보물이가 커가면서 교육 때문이라도 이사를 해야겠다 한다면 시켜주고, 지금 당장 몸이 힘들어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면 사람 붙여주고"

금성은 갑자기 울음이 터져 나오려는지 고개를 숙이고 주먹을 쥐었다.

성호 : "그건 걱정하나도 하지 마, 정말 내가 위협받는다 해도 지킬 거야. 뭐든 해줄게, 해달라는 것 다 해주고 필요 없다는 것도 다 해줄게"

금성 : "그래도 나 보물이가 응석받이로 자라는 건 못 봐요. 오냐오냐 자라서 세상 물정 모르고 떽떽거리 기나 하고 돈으로 사람들 무시하고 그러면 나 정말 영이 탓이 아니라 당신 탓할 거야"

성호 : "예의 바르고 예쁜 공주님으로 키울게"

금성 : "이봐 딸인 것도 이미 알고 있었잖아"

성호 : "아, 그건"

금성 : "됐어요. 앞으로가 중요한 거니까. 어른으로서, 어른들이 해줄 수 있는 걸 해주자고요"

————-

한참 후 금성이 방문을 열고 나오자 벽에 기대서 서 있던 수현이 몸을 일으켰다.

수현 : "1층까지…"

금성 : "됐어요"

수현 : "그럼 조심히, 아니 안녕히"

금성은 수현의 인사도 받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고, 금성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급하게 성호의 방으로 들어갔다.

수현 : "뭐예요?!"

성호 : "노크도 없이"

성호는 손에 들려있던 봉투를 책상 서랍에 넣었다.

수현 : "무,무슨말씀 나누셨어요? 왜요 갑자기? 아니 이제 좀 뭔가 톱니바퀴가 맞아서 돌아가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또 무슨 분란을 만들려고"

성호 : "수현아 나 이제 좀 바빠질 것 같아"

수현 : "아니, 무슨 일이냐니까요?"

성호 : "네 노트북 들고 와. 우리 상의할 것도 있어"

mountain under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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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213화 / S#2 금성의 집 [밤] ————-

영 : "이모 설거지는 내가 할게"

금성 : "됐어, 보물이나 봐"

성호가 다녀간 그날.

오랜 이야기를 나눈 뒤부터 금성은 어쩐지 영에게 조금은 거리감을 두기 시작한 것처럼 보였다.

평소 쉼 없이 대화하는 것을 즐기는 금성의 성격에 맞지 않게 필요한 대화 이외에는 하지 않았고,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매일 저녁 새로운 반찬과 요리들을 했으며 은하가 울어도 어떻게든 달래며 옆에 붙어있었다.

영 : "할머니네는 들어가기로 마음먹은 거야?"

금성 : "아직 결정 안 했어, 근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중이야 한동네 있어서 나쁜 것은 없으니까"

영 : "…누구랑?"

금성 : "너랑 보물이랑"

영 : "이모…아직 늦지 않았어. 조금이라도 이모가 후회할 것 같으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으면"

금성 : "(설거지하던 손을 멈춘다.) 내가 얼마 전에 구실동을 다녀왔어 "

영 : "(마른침을 삼킨다)"

금성 : "내가 살면서 구실동에 몇 번이나 왔다갔다 해봤겠어. 근데 그날 따라 그 동네가 너무 꼴 보기가 싫더라? 갈가에 있는 가로수들도 다 가짜 같고, 전봇대들도 다 로봇처럼 보이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다 어두워 보였는데 그 안으로 발을 한걸음 내딛으니까 세상이 달라 보이더라고. 온통 반짝거리고 생기가 넘치고 나까지 기분이 들뜨는 거야. 그때 느꼈어.

'아, 내가 나쁜 생각을 가지고 바라보니 내 눈에 보이는 게 다 어두컴컴한 거구나, 사실은 이렇게 예쁘고, 이 사람 저 사람들이 다 여기에서 일하고, 살고 싶어하는지 알겠다' 하고 말이야.

그리고 너랑 보물이, 나한테 소중한 것들이 이렇게 햇볕마저 따사롭게 느껴지는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면서 마음먹었어. 내 감정까지 너희에게 물려주고 싶지가 않아"

영 : "나는 이모"

금성 : "내가 보내는 거야. 너희를 위해서 내가 선택한 거야. 너는 그러니까 보물이한테 가족의 행복이 뭔지 알려줄 방법만 생각해. 휴일이면 나들이가고, 저녁 뭐 먹을지 다 같이 고민하고, 아침마다 북적거리는 식탁에 앉아서 졸리는 비비면서 우걱거리며 밥 먹는 그런 상황 말이야.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지나쳤던 일들, 난제대로 해보지 못한 것들. 너에게는 너무 빨리 지나가서 놓쳐버린 시간을 보물 이는 하루하루 마음 깊숙이 느낄 수 있게, 이런 것들이 특별한 게 아니라 당연한 걸로 키워"

영 : "이모는 못 해줘? 그런 것들이라면 우리 셋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아?"

금성 : "응 나는 못해. 나는 보물이가 '엄마,이모 내 친구가 쉬는 날 아빠랑 단둘이 놀이공원 간대. 오늘은 친구 엄마가 바빠서 아빠가 데리러 왔어'하면서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해도 그걸 못 채워줘서 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

영 : "…미안해 이모"

금성 : "내 선택이라니까? 나도 언니 앞에서 할 말이 있어야 할 것 아니야. 언니가 남겨두고 간 소중한 피 같은 새끼들, 남들이 상상하지도 못할 행복 누리면서 살아서 나까지 기분 좋다고 언니 아주 잘하고 갔다고"

영은 말없이 금성을 뒤에서 껴안았다.

영 : "그래 이모 은하를 위해서…"

금성 : "나도 보물이냐 아빠네 집에 너무 잘나서 엄마가 기죽어서 산다는 생각 안 하게 열심히 일해서 보물이한테 해줄 수 있는 거 다 해줄 거야. 최고로 예쁘고 좋은 것들만 해줄 거야"

moon and nimbus clo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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