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19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19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9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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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199화 / S#2  금성의 집 [낮] ————-

깨고 잠들길 여러 번, 거실에서 성호가 씻는지 화장실을 왔다갔다하는 소리와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는데 온전히 자리를 펴고 일어나 은하와 거실로 나가보니 성호는 없었다.

회사에 간 거라 생각했다.

성호가 정리를 해두고 간 이불을 바라보며, 차라리 인사도 없이 간 게 마음이 놓인다 생각했을 즈음 휴대전화가 울렸다.

성호 : '15부운…쯤 후 도착해. 병원에 갈 준비해서 은하랑 내려와. 천천히. 늦게 나와도 상관없어. 어느 병원으로 가는지만 문자로 알려줘'

영 : "회사로 가신 게 아니셨어요?"

성호 : '병원에 같이 간다고 했잖아'

가방에 간단히 은하의 물건을 챙겨 1층으로 내려가니 성호가 보조석 앞에 서 있었다.

영의 가방을 받아들어 영과 은하는 뒷자리에 앉힌 뒤, 가방은 보조석에 놓고선 병원으로 출발했다.

구실동 한강대학성림병원으로 갈 줄 알았으나 성호는 영의 의견을 받아들였는지 문자로 영이 보내준 병원으로 향했다.

이른아침이였지만 소아청소년과는 역시 사람이 붐볐다.

얼마전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방문했던 병원인데 은하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코를 벌렁거리더니 이내 다른 아이를 따라 울음을 터트렸다.

영 : "쉬이…괜찮아. 병원에 온 것뿐이야. 지난번에도 왔었지? 쉬이…"

성호 : "손수건"

성호는 영이 은하를 달래는 모습에, 마음이 편치않았는지,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전날처럼 영이 건네준 손수건을 어깨에 올리고선 은하를 안아 들었다.

성호 : "괜찮아 우리 공주님. 괜찮아"  

성호의 어깨에 기대어 손수건에 눈물 자국을 만들어 내던 은하는 성호의 목소리와 손길에 차츰 울음이 잦아들더니 언제 울었느냐는 듯 팔과 다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은하를 품으로 내려  어깨에 있던 손수건으로 눈가와 입가를 닦아주고,
손수건을 뒤집어 어깨에 올리더니 곧이어 은하도 어깨에 올렸다.

영 : "손수건 다른 거 드릴게요. 옷에 묻어요"

성호 : "은하 침인데 뭐 어때"

성호는 은하의 등을 토닥거리며 '괜찮아'라고 연신 속삭였다.

성호가 '괜찮아'라고 항상 속삭여 주던 건 자신이었는데, 이제 은하에게 하고 있다.

그 모습에 심장이 다시 두근거렸다.

————-

영 : "안녕하세요 선생님"

영과 성호 그리고 은하가 진료실에 들어서자 또 한 번 은하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영이 은하를 안고선 의자에 앉자마자 옆방에서 다른 아이의 고함이 들렸고, 그에 은하가 반응을 한 것이었다.

영도 덩달아 놀라며 몸이 굳어버리자 성호가 은하를 안아 들었다.

의사 : "아이고, 주사 맞을 때도 안 울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많이 놀랐나 보네. "

성호 : "영아, 내 주머니에 종이"

은하를 달래는 성호가 영을 향해 턱짓하는걸 보고서야 영도 정신이 들었다.

의사 : "자, 우리 은하 무슨 일 때문에 왔을까요?"

성호 : "영아, 종이 드려. 소견서입니다 선생님. 새벽에 응급실에 다녀왔습니다. 정확한 시간은 기억이 안 나는데…"

호들갑스러운 금성과 걱정은 많지만, 표현은 서툰 영.

산후조리원에서도 무언가 설명을 할 때에 극과 극의 성향을 보이는 금성과 영때문에 소통이 어려웠던 적이 많았는데 성호가 있으니 모든 게 정리가 되는 기분이었다.

의사 : "…그랬구나, 배가 많이 고플 텐데. 우선은 목이나, 코가 부어있는 데는 없는지 한번 볼게요. 아빠가 은하랑 여기 앉아보시겠어요?"

성호 : "영아, 나와줄래?"

영 : "어…네…"

은하를 안고 있는 성호가 의자에 앉아 검사 진행과정을 보조했다.

차가운 기기들에 은하가 움찔거렸지만, 성호의 '괜찮아'한마디에 영처럼 은하도 얼굴을 찌푸릴 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의사 : "다행히 괜찮네요. 소화능력이야 커가면서 바뀔 수도 있고, 체질이 그런걸 수도 있는데 지금 확정하긴 어렵고요…"

어깨에 은하를 올려두고서 등을 토닥이면서도, 의사와 이야기 나누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성호의 모습을 보며 영은 반쯤 멍한 상태로 서 있었다.

너른 어깨에 기대어있는 은하의 표정이 편안해 보여서일까? 주변의 소음도 잘 들리지 않는 듯했다.

성호 : "응? 영아"

영 : "네?"

성호 : "더 여쭤볼 것 없어?"

영 : "아… 며칠 전부터 많이 예민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속이 불편해서 그랬던 것일까요?"

의사 : "귀가 트이고, 눈이 트이는 시기라 그래요. 조용히 지나가는 아이들도 있지만 예민한 아이들은 예전엔 듣지 못했던 소리에 크게 반응하기도 하고요. 이때쯤 우리 천사들 달래주느라 엄마들 피로도가 극에 달하는 때이기도 하니까 아빠가 옆에서 잘 도와주셔야 해요. 교대도 잘 해주시고, 근데 은하 아빠 하시는 거 보니까 너무 잘해주실 것 같은데요? 아이가 아빠를 잘 따르네? 아빠가 좋아요? 어휴 예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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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집에 돌아와서도 멍한 상태가 계속되었다.

은하 아빠? 누가? 성호가?

어제 처음 봤는데 어째서 은하가 성호의 품에,손길에, 목소리에 편안해 하는 걸까.

영이 서툴러서인지, 성호가 능숙해서인지 아니면 핏줄이라 끌리는 것인지 혼란스러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성호 : "…줘"

영 : "…"

성호 : "영아"

영 : "어…네…"

성호 : "왜 그래 어디 안 좋아?"

영 : "뭐…라고 하셨어요?"

성호 : "은하. 밥 먹자고"

영 : "아, 그래야죠. 잠시만요"

영은 데워진 젖병을 성호에게 건네려다 멈췄다.

영 : "…주세요"

성호 : "내가 할게"

영 : "…인제 그만요. 병원도 다녀왔고 더 이상은 없어요. 이제 그만 돌아가세요"

성호 : "왜 그래. 내가 뭘 불편하게 했어?"

영 : "아니요 인제 그만. 해주실 수 있는 건 다 해주셨어요. 저도 은하 자고 있을 때 청소도 해야 하고, 유…아무튼, 해야 할게 많은데 불편해요 "

성호 : "내가 방에서 은하 밥 먹이고 재우고 다 할게. 신경 쓸 필요 없어"

영 : "아니요. 제가 혼자 할 수 있어요"

성호의 품 안에 있던 은하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성호 : "쉿 조금만 목소리 낮추자"

영 : "회장님! 은하 저 주세요. 제가 혼자 한다고요! 인제 그만 가세요!"

결국 은하의 울음이 터져버렸고, 성호는 대답도 않고 은하를 달래기 시작했지만, 영이 은하를 거칠게 뺏어 안았다.

영 : "가세요. 제가 달래면 되요. 고생하셨어요. 감사해요"

방으로 들어가려면 영을 멈춰 세운 성호는 뒤에서 영을 끌어안고 한 손으로 은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성호 : "귀찮고,신경쓰이게 하지 않을게. 우리 이렇게 한 번씩 목소리 높이면서 싸우는 거 안 하면 안될까? 이제 공주님도 있는데, 소리 높여 싸우는 거 들려주는 거 안 좋을 거야.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밥 먹이고, 재우고 다시 이야기하자"

영이 깊은 한숨을 내쉬자 성호는 다시 자신의 품에 은하를 안고선 서 있는 채로 젖병을 물리기 시작했다.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은하는 빠르게 젖병을 비웠고, 비워진 젖병을 입에서 떼어내자 앓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성호는 은하에게서 시선을 거두지를 못했다.

눈을 깜빡이고, 코를 벌름거리고, 특별한 이유 없이 흔드는 팔다리를 보는 것만으로 벅차하는 듯 보였다.

성호 : "(잠이 든 은하를 내려놓으며) 한,두시간있다 일어라면 또 먹이자. 그사이에 좀 쉬어. 아니면 밥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 알려주면 내가 혼자서 할게"

영 : "앉아보세요"

영은 식탁에 앉아 성호를 불렀다.

성호는 영의 건너편이 아닌 바로 옆에 의자를 당겨 앉아서 뺨을 어루만지려 손을 뻗었지만, 영은 밀어냈다.

성호 : "내가 뭘 잘못했을까?"

영 : "여기 저랑 이모, 그리고 은하 셋이 사는 집이에요. 여자들만 있는 집에 너무 오래 계셨어요. 오늘은 병원에 가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감사하지만. 인제 그만 돌아가세요"

성호 : "흐음…"

성호는 천천히 눈을 깜빡이며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영의 뺨 위로 손을 올렸다.

성호 : "그런 이유 말고. 속마음을 이야기해봐"

부드럽고 따듯하다.
 성호의 말투도 손길도 영의 마음을 녹이긴 충분했다.

영은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이 감겼다.
하지만 은하를 위해서도 성호를 밀어내야만 한다.

영 : "은하에겐 저와 이모 말고 다른 사람은 필요치 않아요. 어제는…제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사리분별도 되지 않고, 생각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지 절대 은하에 대해서 알려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은하의 인생에 회장님도,윤혁씨도… 그 누구도 없길 바래요. 저와 이모 말고는 그 누구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영은 성호와 눈을 마주치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 두 눈을 질끈 감고 말을 쏟아냈다.

성호는 영의 뺨에서 손을 걷어냈다.

성호 : "주…은하잖아"

영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성호 : "이은하도…하다못해 박은하도 아니고…주은하잖아. "

영 : "그건…"

성호 :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고, 해주고 싶은 것도 많지만…밤새 고민해보니 우선 영이 이야기를 듣고 싶어. 지난 시간 동안 어떻게 지내왔는지 말이야. 난 내 앞에서 포도가 먹고 싶다고 울던 그 사람이 지금은 예쁜 공주님을 낳은 엄마가 되었다는 게 믿기질 않거든 "

영의 심장이 멎는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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