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195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195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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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195화 / S#1  아성병원 응급실 [밤] ————-

영 : "……살려주세요…제발……부탁이에요…"

영은 벽에 계속해서 머리를 박고 있었다.
왜 그랬을까, 왜 몰랐을까.

마지막 식사 전, 한가득 게워내고서도 물도 삼키지 않겠다며 한껏 투정을 부리던 아이를 억지로 어르고 달랬다.

잠을 깊게 자고 일어나 평소보다 더 밥을 달라며 칭얼거리는 아이에게 매정하게 굴지 못하고
'그래, 배가 많이 고프지?'하며 평소보다 밥을 더 주었다.

충분히 소화를 시키게 한참을 안고 있다가 잠을 재운 것 뿐이었는데,

평소라면 게워내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씻기고, 옷을 새로 갈아입히고 괜찮다고 속삭이며 토닥여 주었을 텐데 아무런 소리도 작은 움직임도 느끼지 못했다.

미친사람처럼 벽에 계속해서 머리를 박고 있는 영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들 본인의 가족과 자신의 몸을 챙기기 바빴다.

이마와 정수리가 깨질 듯 아픈 건 아무렇지 않았다.

눈물샘이 메마른 것인지 딱딱히 굳어가는 눈가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쉼 없이 열리고 닫히는 자동문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새벽공기가 살갗을 다 베어내려는 듯 시리게 피부에 닿아도 침대에 누워있을 아이만 생각하면 지금 당장 이 바람이 손가락을 잘라내어도 상관없다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고개를 숙인 채 벽에 머리를 부딪치고 있는 와중 칼날 같은 바람과 함께 반짝이는 보라색 연기가 영의 한쪽 발목을 감싸기 시작했다.

딱따구리처럼 같은 행동을 반복하던 영의 몸이 멈췄고,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뒤를 쳐다보았다.

얇은 검은색 트렌치코트에 흰색셔츠, 잠옷 바지에 목이 긴 정장 양말.
정원에 나갈 때나 신는 슬리퍼를 신은 성호가 병원에 들어서고 있었다.

고개를 두어 번 돌려 주변을 살펴보다 단숨에 영을 알아본 성호가 점점 발걸음을 빨리하며 뛰다싶히 걸어와 영을 안았다.

성호 : "괜찮아. 다 괜찮아. 나 왔어. 내가 왔어. 괜찮아 다 괜찮아"

콧속으로 성호의 냄새가 파고들었다.

귓가에 울리는 성호의 낮은 목소리와 '괜찮아'라는 말에 정말 모든 게 괜찮아질 것만 같았다.

굳어져 경련을 일으키던 눈가에는 다시금 눈물샘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성호 : "어디, 어디가 아파. 응? "

성호는 영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살폈다.

말 한마디 못하고 몸을 떨고 있는 영의 손을 잡고 이끌어 의자에 앉혔다.

어디에 부딪힌 것인지 벌게진 이마.
그리고 영은… 맨발이었다.

성호 : "하아…"

성호는 옆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한발씩 발목을 잡고 들어 발바닥을 털어 준 뒤, 자신의 양말을 벗어 영에게 신겨주었다.

그리고 영의 옆에 앉아 코트 한쪽을 열어 자신의 가슴에 영이 머리를 기대고 감싸 안았다.

성호의 허벅지 위에 올려진 영의 두 손은 열 손가락 모두 손끝에는 껍질이 벗겨져 있었고, 양 손목 모두 얼마나 오래 썼는지 여기저기 실밥이 튀어나와있는 두꺼운 붕대가 감싸져 있었다.

오른손 손가락 두 개는 경련이 일어나는지 힘이 없어 보이는 손가락이 자꾸 까딱거렸다.

아무렇게나 묶은 떡진 머리와 얼룩덜룩한 옷.

방금까지 누굴 간호하다 온 것인지, 아님 이 병원에서 계속 간호를 하고 있었던 것인지,
어디서 몸쓰는 일이라도 하고 온 것인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성호 : "처제…? 할머님…? 어디가…왜…"

자신에게 기대어있는 영에게 이것저것 물었으나 영은 도통 대답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성호는 재촉하지 않았다.

말을 하지 못하는 영의 모습을 처음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영의 입이 떨어질 때까지 안아주고 손을 잡아주면 된다 생각했다.

————-

그렇게 한참을 성호는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영의 손을 어루만져 주고있을때

간호사 : "……보호자분 어디 계세요?"

가만히 힘없이 늘어져 성호에게 안겨있던 영이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단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간호사를 향해 내달렸다.

성호의 양말 때문인지 몇 걸음 내딛지 못하고 큰소리가 나게 엎어졌지만,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간호사와 함께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

덩달아 뒤늦게 성호도 자리에서 일어나 영이 두고 간 영의 휴대전화를 들고 응급실 안으로 들어갔다.

멈춰서 두리번거리다 커튼이 둘린 침대 앞에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있는 영의 옆모습을 발견하곤 걸어가기 시작했다.

누구일까, 큰일이라도 난 걸까?
한걸음 떨어져  바라만 보고 있었다.

여의사 한 명이 성호를 지나쳐 영이 있는 침대의 커튼을 쳐냈다.
성호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자신의 손으로 2뼘이나 될까,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한 아이가 담요에 눕혀져 있었다.

의사가 무어라 영에게 설명을 계속했지만, 영은 듣고 있지 않은 듯했다.

떨리는 손을 들고 영의 옆에서 어깨를 감쌓다.

성호와 의사가 눈을 마주치자 의사가 영과 성호 그리고 아이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더니 '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 : "내일 다시 오실 건데, 아무리 배고프다고 해도 약간의 물 말고는 주시면 안 돼요. 게워내다 기도로 이물질이 흘러들어 간 모양이에요. 지금은 기도며 식도며 다 깨끗하고 소화기관이 약하다고 보시는 게 맞겠어요. 항상 신경 쓰셔야 해요. 물도 모유도, 다른 아이들보다는 적은 양으로 자주 주셔야 하고, 한번에 많이 주시면 아이가 다 소화하지 못하고 게워낼 수 있어요. "

성호 : “감사합니다 선생님”

의사와 간호사가 떠나고 영은 떨리는 손으로 두 눈을 감고 있는 아이를 담요로 다시 감싸 안아 들었다.

응급실을 빠져나와 아이를 안고 있는 영을 다시 복도 의자에 앉혔다.

성호 : "수납하고, 차 가지고 올 테니까 10분만. 아니 5분만 기다려"

silhouette photography of bridge under moon b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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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처 : "청구서요"

성호 : "아, 네"

어떻게된상황인지, 누구의 아이인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수십까지 생각을 하며 걷느라 성호는 자신이 수납처에 도착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수납처 직원이 청구서를 요구해서야 두 눈을 깜빡이며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종이를 건넸다.

성호 : "잠시만요"

성호는 건네주었던 청구서를 다시 뺏었다.
그리고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진료 날짜, 진료과목, 환자 번호.

이름……주은하 / 여 / 0세

silhouette of people and house under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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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는 룸미러로 뒷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아이만을 바라보고 있는 영을 신경 쓰며 운전했다.

혹시나 차가 흔들려 아이가 깰까 최대한 낮은 속도로 움직였다.

고은동에 도착해 차고에 주차하고 아이를 뒷문을 열어 아이를 안고 있는 영을 부축해 계단을 올랐다.

현관문을 열자 쏟아져 나오는 한기가 신경이 쓰였다.

아이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안광이 사라진 영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가 침대에 앉히고 양말을 벗겼다.

그리고 침대에 몸을 눕힐 수 있게 해주었다.

영은 아이의 작은 몸 위에 손을 올리고 한없이 토닥였다.

성호는 그런 영의 몸 위로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양희 : "아니 회장님 옷이…"

성호 : "윤혁이는…"

양희 : "출근하셨죠. 급하게 나가신 줄 알았는데, 아침 식사 준비해 드릴까요?"

성호 : "아뇨. 오늘 청소는…일단 쉬시죠. 청소기 소리를 들으면 머리가 아플 것 같아서. 그리고 집 온도 좀 올려주세요. 따듯하게"

양희 : "추우세요? 어디 몸이 안 좋으신 거 아니에요? 아니…네 알겠습니다."

양희가 뒷문으로 향하기 시작하고,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

영이 이 집을 떠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영이 떠난 후, 성호는 3개월을 넘도록 주독에 빠져 방 밖을 나서지도, 회사에 출근하지도 않았다.

수현이 직접 고은동으로 짐을 싸들고 들어와 성호와 한 침대에서 먹고,자며 바로 옆에서 챙겨줘야 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허미는 퇴원하자마자 고은동에 들러보지도 않고 요양원으로 가버렸고,
성아는 성호의 상태를 알리자마자 아무 말 없이 빈자리를 채워주었다.

수현 : "(술잔을 뺏으며) 그만 하세요 제발. 전국에 있는 술 다 거덜 내시고 돌아가시게요? 제가 직접 알코올 치료센터에 감금이라도 해드려야 정신을 차리시겠어요? 식사라도 하시던지요. 눈뜨자마자 빈속에 술. 다 토해내고 또 술. 지금 방안에 이 집안에 온통 술 냄새밖에 안나요."

성호는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다 위경련으로 넘어져도 곧 다시 일어나 입안으로 술을 털어 넣었다.

보다 못한 수현이 염치불구하고 금성의 직장까지 찾아내서 사정했지만 역시나 받아줄 리 없었고 성호는 그렇게 계속해 시들어갔다.

gray half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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