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94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94화 / S#1 산후조리원 [낮] ————-
경자 : "그래, 혼자 키울 자신은 있는 게야? 살다 보면,아이가 커가다 보면 아빠의 그늘이 필요한 시점이 무조건 있을 텐데. 그걸 견뎌내야 해. 생각보다 그 그늘이 필요할 때가 많을 거야"
영 : "저도 있고, 이모도 있고…할머니도 계시잖아요. 제가 마음 약해 아이를 너무 철없이 키우면 할머니가 옆에서 대신 혼내주시기도 하고, 저도 혼내시고 그렇게 해주세요."
경자 : "돌 때까지만이라도 들어와 사는 건 어떠냐, 이 여사도 있고 나도 있으니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편할 텐데 말이야"
영 : "아니에요…저 혼자 하고 싶어요. 이모도 잘 도와주신다고 하셨고요"
경자 : "그럼 사람을 붙여주마"
영 : "아니에요 정말. 자꾸 다른 사람 손에 맡기다 보면 제가 늘어질 거 같아요"
경자 : "흠…연락은…했니?"
영 : "안 했어요. 안 하고 싶어요. 모르고 살게 하고 싶어요"

영의 달 – 194화 / S#1 금성의 집 [낮] ————-
2주간의 산후조리원생활을 마치고 금성의 집으로 돌아온 날 부터 영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잠깐 졸음이 쏟아져 눈을 감기라도 하면 곧바로 아이의 울음소리에 정신을 차려야 했고,
잠투정이 심한 탓에 금성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할까 방에서 숨죽여 아이를 안고 달래줘야 했다.
금성 : "내가 볼 테니까, 너 좀 자"
영 : "아니야 이모. 안아주는 사람이 바뀌면 또 귀신같이 알더라고. 나 괜찮으니까 좀 쉬어. 이모도 지금 나 때문에 한 달 째 하루도 제대로 못 쉬었잖아"
금성 : "일 년을 하루도 못 쉬면 어때. 그만큼 돈 열심히 벌고 있다는 증거인데. 우리 집 보물 할머니한테 와 보세요. 우쭈쭈"
'으앙' 영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던 아이는 금성의 품으로 옮겨지자 곧바로 울음을 터트렸고,
당황한 금성이 다시 아이를 영의 품에 안겨주자 울음을 멈췄다.
금성 : "무섭다 무서워. 내가 너무 안는 자세가 어색한 거야 아님 우리 집 보물 센서가 정확한 거야? 세상에나"
영 : "갑자기 자세가 바뀌어서 그럴 거야. 그리고 이모 다음 달에 출장 가. 나 신경 쓰지 말고. 계약하는 거라며 사장이 직접 가야지 남의 손에 맡기면 마음 불편해서 안돼"
금성 : "어차피 계약서 내용은 내가 다 알고 있고, 가서 사인만 대신하는 거라 상관없어"
영 : "가서 보면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며"
금성 : "내가 있어야 너 한 시간이라도 마음 놓고 자잖아. 너 놓고 가는 게 더 신경 쓰여서 안돼. 그리고 하루라도 우리 보물 못보면 눈에서 진물이 날지도 몰라요. 그치요 우리 보물? 아휴 예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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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 "(목소리를 낮추며) 나 공장 나가봐야 하니까. 기다리지 말고 자"
영 : "고생해 이모"
덜컥 사업을 시작하긴 했지만 완전히 자리 잡기 전이기에 금성은 시도때도없이 사무실이며 공장을 방문하기 바빴다.
오히려 바쁜 금성의 모습에 영은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동시에 성호가 떠오르기도 했다.
금성도 작은 일 하나에 저렇게 바삐 움직이는데, 더 많은 사람과 더 큰 회사를 운영하는 성호의 피로도는 얼마나 되었을까?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자신의 밥 한 숟가락 떠먹을 기운도 없을 때도 있었을 텐데 은성의 상황을 알아차릴 수나 있었을까?
어쩌면 성호가 집안의 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건 불가항력이 아니었을까?
아니야, 타협하지 마.
관심이 있었으면 모를 리 없어.
……
아니 모른다.
영만큼이나 자나 깨나 아이와 영만을 보고 사는 금성도 '잘 잤어?', '보물이랑 밥은 잘 챙겨 먹었지?' 같은 평상적인 질문만 하고,
영이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지않으면
산후조리원에서부터 아이가 5번 밥을 먹으면 그중 2번은 트림을 시켜도 게워낸다는 것도,
그래서 아이가 잠들고 나서도 혹시나 게워내며 기도가 막히진 않을까 걱정되어 이틀간 한숨도 못 잘 때도 있다는 것도,
금성이 출근하고 아이가 자는 틈을 타 청소를 하거나, 집안 인을 하던 와중 울컥울컥 차오르는 눈물 때문에 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을 흘리거나 삼킨다는것도 모른다.
자신과 아이 때문에 무리하게 일을 하는 금성을 알기에 이야기 할 수 없었다.
더 짐이 되고 싶지 않다.
은성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은성의 생각에 크게 울음을 터트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곤히 잠든 아이를 보면 꾹 눌러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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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 : "하, 아니야 마음이 안 놓여. 나 그냥 안 갈래"
출장을 위해 짐을 싸던 금성이 또다시 가방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벌써 3번째다.
영 : "이모 진짜 제발 그만 좀 해. 항공권까지 다 결제했다며. 몇 년씩 가는 것도 아니고 2주인데 왜 그래 정말?"
금성 : "내가 어디 광주나,제주도로 출장 가는 것도 아니고 중국인데. 혹시나 무슨 일 생기면? 너 운전면허도 없잖아. 너 그냥 너희 할머니네 가 있어라 2주만. 그러면 나 조금은 안심이 될 것 같아서 그래"
영 : "이모. 보물이 짐 싸들고 왔다갔다 하는 게 더 일이겠어. 옷만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젖병에, 쿠션에 짐이 얼마나 많은데. 진짜 아무 걱정하지 마 무슨 일 생기면 내가 할머니한테 전화할게. 알겠지?"
그렇게 금성은 공항으로 출발하는 당일 날 아침까지도 고민하다 출발했다.
현지 특성상 드문드문 전화 통화 도중에도 신호가 끊어지는 일이 있어 시도때도없이 메신저를 보내며 영의 상황을 살폈다.
첫날은 금성이 있던,없던 평소와 똑같이 하루가 돌아갔다.
하지만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자 금성이 퇴근 후 1시간이라도 눈을 붙이고, 씻게 해주는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 한시 간이였는지 깨달았다.
30분도 제대로 잠이 들 수 없었다.
밥을 먹이고 바운서에 앉혀놓고 잠시 설거지라도 하려고 하는 순간 뒤를 돌면 게워내기 일쑤였고,
자신도 모르게 '어휴'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면 울음을 터트렸다.
이를 닦을 때도 내려놓지 못했고, 씻는 건 더욱더 상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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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 "아가…아가…? 왜 그래 안돼…아가 일어나봐 아가…응?"
금성이 자리를 비운 지 며칠이나 지났을까.
어느새 잠이 들었던 영이 생각보다 개운하게 잔 것 같다는 생각에 눈을 떠보니 창문으로는 달빛이 조금 새어 들어오고 있었고 집안은 컴컴했다.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아이의 손을 잡자 힘이 없었다.
입가에는 언제 게워냈는지, 구토한 자국들이 입가에 말라붙어있었다.
숨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봐도, 강하게 팔을 흔들어봐도.
평소였으면 잠이 든 자신을 괴롭힌다며 울음을 터트렸을 아이가 미동도 없었다.
위장이 뒤틀리고 손발이 힘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근처에 있던 손수건에 침을 묻혀 입가를 닦아내고 아이를 안아 들 고 수없이 등을 토닥이며 흔들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손이 너무 떨려 휴대전화 지문인식이 되지 않았다.
비밀번호를 눌러 금성에게 전화를 했지만, 신호음만 들릴 뿐 연결이 되지 않았다.
병원에 가야 한다.
휴대전화기로 택시를 호출했다.
침대에 다시 아이를 눕히고 담요로 감 쌓다.
몸이 얼마나 떨리는지 윗니와 아랫니가 부딪혀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입에 넣어도 한가득 차지 않는 두 손을 입 안에 넣고 수없이 깨물어도 보고, 이마에 입을 맞춰봐도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 작은 영혼을 품에 안고 택시를 타고 응급실에 도착했다.
술에 한가득 취해 복도에 널브러져 있는 사람
얼굴 한가득 열꽃이 피어올라 가파른 숨을 내쉬고 있는 사람들을 지나 눈에 보이는 흰 가운을 입은 의사의 손을 붙잡았다.
영 : "…살…살려주세요…"
아기를 받아든 의사와 간호사들은 급하게 침대 위로 아이를 옮겨가 주변의 커튼을 치고 영을 복도로 밀어내었다.
주변의 소음이 메아리처럼 들렸다.
손에서 자꾸 휴대전화를 놓쳤다.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