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91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91화 / S#1 금성의 집 [밤] ————-
금성은 은성의 물건들을 한참을 뒤적거리다 영정사진으로 사용했던 사진을 발견하고선 가슴에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금성 : "불쌍한 우리 언니…나 하나 보고 살다가 형부 만나서 그래도 행복하게 잘 살고 갔다고.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예쁜 딸 낳고 행복한 시간 보내다 갔다고 생각했는데 언니가 그런 일 겪은 줄도 모르고…영아 어쩌면 좋아. 나 죽어서도 언니 얼굴 못 봐. 언니 어떻게 봐"
성호의 연기에 휩싸여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 있던 영은 금성의 모습을 보고서야 현실을 자각하기 시작했다.
영 : "이모…"
금성 : "(눈물을 닦으며) 너 당장 그 집으로 가, 형부네 말이야. 그 집에 가 있으면 아무리 그 집 사람들이라도 함부로 못 찾을 꺼 아니야. 여기 있으면 언제 찾으러 올지 몰라. 너까지 빼앗길 수 없어. 그리고 애 당장 지워. 너랑 주 서방. 아니 주윤혁 이부남매야. 어떻게 남매의 애를 낳아. 당장 지워. 내일 병원 알아보러 가자. 당장"
영 : "이모오…"
금성 : "너 정신 똑바로 차려. 아무리 품고 있는 애라고 해도 낳으면 안 되는 애야. 차라리 품고 있을 때 알게 된 게 다행인 거야. 낳고 나서 알았어봐. 그 집에서 그 애 받아들이겠어? 아니 절대 안 받아 들이지.
누가 찾아와도 절대 문 열어주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 악랄한 인간들. 악마보다 더 못한 인간들. 내일 아침에 당장 그 회사 앞에 가서 대문짝만 하게 대자보 붙이고 언론사에 다 제보할 거야. 사람을 어떻게 그 지경을 만들어? 어쩜 이렇게 사람 인생을 망쳐놔? 그것도 한 사람도 아니고 두 사람을? 전생에 그 집이랑 무슨 악연을 지었길래 이래"
한참을 성질을 내던 금성은 울부짖다, 화를 냈다, 발을 동동 구르다 당장에라도 찾아올지 모른다며 거실에서 역정을 내다 지쳐 잠이 들었고, 그런 금성의 옆에서 영은 여전히 서있었다.

영의 달 – 191화 / S#2 고은동 J.U.자택 본관 [밤] ————-
수현 : "회장님 일어나세요… 윤혁아 너도 일어나…일단 집으로 가자"
시간이 한참이나 흐른 후에야 수현과 그나마 제정신으로 있던 윤혁이 성호를 일으켜 차에 태워 고은동으로 이동했다.
수현이 부축해 침대에 앉힐 때까지 성호는 눈도 깜박이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있었다.
수현 : "일단…쉬세요. 회사는 제가 어떻게 하든…성아 대표님께 도움을 구하던 할 테니까… 괜찮아 지시면 연락주세요"
성호 : "수현아…"
방을 나서려던 수현은 성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고, 성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성호 : "날…날 좀 죽여줘…나 좀 죽여줘 수현아…수현아 제발 부탁이야 나 좀…나좀 죽여줘라 제발…"
성호의 몸은 다시 바닥으로 향했고, 수현은 그런 성호를 다시 일으켰다.
수현 : "정신 차리세요. 윤혁이 생각 안 하세요? 지금까지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사셨잖아요. 윤혁이 하나 보고 사셨잖아요. 앞으로도 그러면 되는 거에요. 달라질 것 없어요"
성호 : "살고 싶지 않아…나…죽여줘 제발…제발!"
수현 : "형! 진짜 이러실 거예요? 변하는 거 없어요. 형 이러신다고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고요! 죽은 사람이라고 알고 살아오셨고, 정말 고인이 되셨어요. 뭐가 달라지는데요. 물론 고인이 되신 과정이 알고 계신 거랑 달라서 혼란스러우실 수 있지만 변한 거 없어요 절대!"
성호는 수현을 끌어안고 멈추지 않는 눈물을 계속해서 흘렸다.
비단 지금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건 성호뿐만이 아녔다.
성호의 방문 밖에는 윤혁이 서 있었다.
윤혁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거실로 나와 소파에 앉았다.
윤혁 : '영이 씨는 어떻게 해야 하지, 아니 우린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아버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지'
멍한 표정의 윤혁, 그리고 세상이 무너져 내린 성호.
그런 성호를 끌어안고 있는 수현.
아침해가 밝아올 때까지 변하는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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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기 직전 가장 어두운 때.
고은동 대문을 열고 들어선 사람은 다름 아닌 영 이였다.
영은 정원을 지나 현관문은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별관으로 향했다.
이미 고은동전체를 감싸고있는 성호의 연기를 발로 차듯이 걸었다.
이미 별관의 불을 밝혀져 있었고, 영을 발견한 양희가 뛰어왔다.
양희 : "영아, 이게 무슨 일이야? 설마 다 알게 된 거야? 은성언니 일? 그런 거야? 우리 본관엔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어. 초상집이나 다름없어 지금"
영 : "…실장님 창고에 그 가방 좀 꺼내주세요"
양희 : "가방? 무슨 가방? …아! 알겠어. 잠깐 기다려"
양희는 다급히 뛰어가 식료품 창고에서 일전에 영에게 보여주었던 가방을 꺼내왔다.
양희에게 가방을 전해 받은 영은 양희뿐만 아니라 불안한 표정으로 서 있는 직원들을 둘러보았다.
영 : "이 집에서 누가 찾기 전까지 절대 본관에 들어오지 마세요. 그 누구라도요. 아침 식사도 준비하실 것 없고, 점심도 물론이에요. 어쩌면 저녁까지도요. 누가 직접 여기 와서 식사준비를 해달라고 하거나 뭘 해달라고 하기 전까지 절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들어오지도 마세요. 밖으로도 절대 지금 집 분위기에 대해서도 말 꺼내지 마시고요. 아시겠어요?"
직원일동 : "네 사모님…"
양희 : "영아,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영 : "언니. 언니도 마찬가지예요. 절대 들어오지 마세요."
영은 양희를 뒤로하고 현관문이 아닌 별관과 이어진 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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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으로 들어서 식탁 가까이 다가가니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는 윤혁이 보였다.
윤혁은 영이 다가오고 있는 것도 모르는 눈치였다.
영 : "회장님 어디 계세요. 방에?"
윤혁 : "영이 씨…"
영 : "따라와요"
영은 윤혁을 지나 성호의 방으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방문을 열었다.
수현의 품에 머리를 박고 있는 성호가 보였다.
수현 : "영이 씨"
영의 이름에 성호가 고개를 바짝 들었다.
성호의 얼굴을 보자 영은 마음이 아려왔다.
눈물로 젖은 속눈썹들이 반짝이고 있었고, 두 눈은 부어있었다.
성호가 자신에게 울고 있는 것을 보면 미칠 것 같다고 하던 게 이런 마음이었을까?
당장이라도 다가가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윤혁이 바로 등 뒤까지 다가온 게 느껴졌다.
영은 가방으로 손을 뻗어 지퍼를 열고 가방을 침대위에 뒤집었다.
옷가지들과 아기 신발이 이불 위로 떨어졌다.
영 : "엄마 옷이에요"
성호는 손을 뻗어 옷가지들을 잡았다.
성호의 손이 떨리는 게 눈에 보였다.
윤혁도 침대 가까이 다가섰다.
가방을 뒤집자 그땐 미처 보지 못했던 병실 침대에 걸어놓았을법한 이름표도 발견되었다.
'박보화님 / 아들 주윤혁'
윤혁은 손을 뻗어 이름표를 집어들었다.
영 : "윤혁씨에게도 말하지 못한 게 있는데, 우리 엄마 박…박…은…박보화. 여기 있었어요. 여기 별관에요"
성호와 윤혁 그리고 수현까지 영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영 : "기억해요? 나 이 집에 들어오고 음식에 손대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음식 맛이 변해서 입 짧은 윤혁씨가 한동안 밥을 제대로 못 먹었었다고 맛있어 졌다고 좋아했었잖아요.
그 윤혁씨가 잘 먹던 음식 누가 했을지 생각해본 적 있어요? 그저 남들이 차려주는 음식 먹고 자라왔기 때문에, 그렇게 생활했기 때문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겠죠.
엄마였어요.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이집에 밥해주는 식모로 들어와서 아침 낮 밤 할 것 없이 음식을 했겠어요.
죽도록 싫었을 텐데, 자기를 죽은 사람으로까지 만들어서 내쫓은 집에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았을 텐데 오로지 회장님이랑 윤혁씨때문에 다시 들어온 거였어요.
나도 이제 알겠어요. 엄마가 왜 그렇게 죽었어야 했는지. 당신들이 단 한 번이라도 맛있음 음식 해줘서 고맙다고 찾아가서 인사라도 했으면 엄마가! 엄마가 단 열 걸음 밖에 있었는데! 인사라도 했으면 단번에 알았겠지!
그래 윤혁씨는 엄마 얼굴 본 적이 없으니 못 알아봤을 수도 있겠죠. 근데 회장님은요? 꿈에서라도 못 잊는 그 얼굴! 10년이 지났어도, 20년이 지났어도 단번에 알아봤을 거 아니에요. 안 그래요?”
윤혁 : “말도 안돼… 그럴리 없어…”
영 : "말이 안되는 짓은 당신들이 했잖아. 안강 주씨 불러다 물어봐요. 이제껏 당신들 입에 들어가던 그 밥이며 국이며 반찬들을 누가 했는지.
우리 엄마 죽던 날. 안중주 때문에 도둑으로 몰려서 내쫓기듯 쫓겨났어. 또! 이 집에서! 잘살고 있었는데! 옆에서나마 밥 한 끼라도 맛있게 먹이겠다고 그 고생하면서 살았는데 도둑 취급당하면서 쫓겨났다고! 그것도 몰랐잖아. 아무도 몰랐잖아!
할머님이 꼭꼭 숨기고 말씀을 안 하셔서 몰랐다고 하는 것처럼, 이것도 안강주,안중주가 말을 안 했으니 몰랐다고 하겠지. 주성아도 알고 있었어. 우리 엄마 장례식에 그래도 미안함에 양심은 있는지 안중주가 주성아를 데리고 왔었거든.
빈소 안에는 안 들어왔으니 영정사진을 못 봐서 박은성이 박보화라는건 몰랐겠지. 당신들이 그런 사람들이야. 세상 잘난척하면서 살면서 당신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죽어나가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이진형을 죽인 이진성이나. 박보화를 죽인 주성호나 뭐가 달라?"
수현 : "영이 씨 말을 좀"
영 : "심해요? 근데 내가 지어낸 이야기도 아니고 사실인데 어쩌죠? 우리 엄마 안강주 한테 쫓겨날 때 저 언덕에서 뛰어 내려오다가 굴러서 전봇대에 머리를 박아서 죽었어.
이제야 알겠어. 엄마가 쫓겨나는 상황에서 왜 그렇게 다급하게 도망쳐야 했는지. 회장님이 들어오는 차를 본 걸 거예요. 들킬까 봐. 그래서 윤혁씨가 위험해 질까 봐. 할머님이랑 한 약속 어겨서 윤혁씨가 위험해 질까 봐! 그래서 죽을 줄도 모르고 뛴 거야. 참 좋겠어요 우리엄마한테 그렇게 절절한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우리 엄마는 결국 주성호,주윤혁을 위해서 숨어 살다가, 식모살이까지 자처하면서 못된 취급까지 받고… 들킬까 봐…들켜서 혹시나 누군가 해코지 당할까 봐 도망치는 걸 선택해서 나를 두고 떠났네?
우리 엄마한테 진 마음의 빚. 당신들이 죽을 때까지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해볼 수 있을 만큼 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