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88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88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성호 : "윤혁아 가자"
잠이들어있는 영을 뒤로하고 성호와 윤혁은 이른 아침 운동길에 나섰다.
가볍게 달리기를 하고 돌아오는 길 성호는 한 공원 앞에 멈춰 섰다.
윤혁 : "여기서 쉬었다 가시게요?"
성호는 말없이 공원으로 들어서 벤치에 앉았다.
윤혁 :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요? 이제 아침에 달리는 건 쉬어야겠어요. 곧장 센터로 가요"
성호 : "속은 괜찮아?"
윤혁 : "피곤해서 그런 거였지 큰 문제 없어요. 약도 잘 먹고 있고, 소화도 잘 되고요. 그나저나 이 공원에 들어오는 건 처음인데. 이쪽 길로 안 다니시잖아요"
윤혁은 한적한 공원을 둘러보았다.
성호 : "응…네 엄마 때문에"
윤혁 : "네?"
윤혁은 두 눈을 끔벅이며 성호를 바라보았다.
성호가 직접 적으로 윤혁에게 친모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윤혁이 기억하는 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성호 : "여기서 만났고, 함께 자주 왔었고…그래서 생각이 나니까 오고 싶지 않았어"
윤혁 : "엄마도 근처…사셨던거에요? 이 동네에?"
성호 : "아니, 여기서 멀지 않은 곳으로… 일을… 하러 왔었지"
윤혁 : "어떤…분이셨어요?"
성호 : "…. 요리하는걸 좋아했고, 항상 당차고 밝았어 영이 처럼.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는걸 극도로 싫어했지. 네가 태어났을 땐 의심도 안 했지만, 의심할 것도 없이 나랑 닮았다고 다들 이야기했는데, 커가면서 네 엄마랑 닮아갔어. 지금 보면 정말 반반 닮은 것 같아. 스트레스받으면 위부터 안 좋아 지는 것도 똑같고 말이야"
윤혁 : "궁금했어요 많이. 이름 말고는, 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성호 : "나도 후회해. 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놓을걸, 옷이라도 하나 남겨놓을 걸 하고 말이야. 사실대로 말하기 두려웠어. 나를 사로잡고 있는 기억과 추억이라는 끈이 너까지 덮을까 봐.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내가 용기가 날 때마다 알려줄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윤혁 : "억지로 하실 필욘 없어요. 저도 문뜩 생각날 때마다 왜 다들 저를 속이셨는지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고 아버지한테 싫은소리 할 때도 있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말을 꺼내기 죄송하더라고요. 기다릴 테니까, 언제까지든 기다릴 테니까 아버지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윤혁은 정면을 바라보며 말없이 성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성호 : "영이 이모님 언제든 집으로 저녁 초대해. 어제 재판이야기도 했고, 영이 많이 심란할 거야. 아무것도 준비하실 필요 없으시니까 그냥 오시라고 해. 윤혁이 네가 모시러 가는 게 좋겠다. 그날 내가 밖에 나가있으면 되니까"
윤혁 : "그러실 필요 없어요. 이모님도 성격이 좋으셔서, 아버지 계시든 안계시든 크게 신경 안쓰실 거에요. 하아… 수현이 형한테도 밥을 한번 사야 하는데"
성호 : "…병원간날 둘이 혹시 싸웠어?"
윤혁 : "형이 얘기 안 해요? 저 형한테 맞았어요. 주먹으로"
성호 : "사실이야? 어디를"
윤혁 : "꿀밤이요 하하"
윤혁은 성호의 앞에서 자연스럽게 웃어보이기까지했다.
성호도 윤혁을 따라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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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 "우리 집 기둥들 오늘도 열심히 일하시고, 점심 든든하게 드시고요? 17시까지 저녁 메뉴로 먹고 싶은 거 생각해서 문자로 보내시면 제가 보고 최대한 맞춰 드릴게요. 저녁에 약속 생겨서 늦으실 것 같아도 연락해주시고요. 화이팅!"
영은 신발장 앞에서 양손으로 성호와 윤혁의 허리를 쓸어내리며 배웅했다.
윤혁이먼저 영을 한번 끌어안고 현관문을 나섰고,
그런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성호도 슬며시 손을 들어 영의 뺨을 한번 쓸어내리고선 출근길에 나섰다.
영 : "실장님 저희 오늘 점심 나가서 먹을까요? 지하철역 앞에 중식당 새로 생겼던데 다 같이 나가요"

영의 달 – 188화 / S#2 구실동 J.U.그룹 [낮] ————-
성호 : "카드사는… (서류를 넘기면) 분기가 지날수록 작년 대비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데 단순히 타사 대비 마케팅 비중을 줄여서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 겁니까? 마케팅 규모도, 비용도. 작년보다 더 크게 두었으면 두었지, 마케팅 비중을 줄여 다른 곳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
윤혁 : "부장님 말씀하신 자료 저희 팀 클라우드에 올려놨습니다. 검토해보시고 부족한 것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서로의 관계도, 집안의 분위기도 점점 따듯해져서 일까,
성호도 윤혁도 회사에 더 집중하고 표정도 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
윤혁 : "혀엉…실장님!"
수현 : "네, 안녕하세요"
윤혁 : "아, 왜 그러세요 정말. 아직도 저한테 기분 상하셨어요?"
수현 : "상태가 좀…(아래위로 훑어보며) 나아지긴 했네?"
윤혁 : "덕분에요. 저 제대로 정신 차렸거든요"
수현 : "다행이네 그럼. 그 정신 또 놓치지 말고 꽉 잡고 있어라. 다음에 또 헛소리하면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가만 못 있어"
윤혁 : "정신 차린 기념이자. 정신 차리게 해주신 의미로 제가 저녁 거하게 한번 살게요 어떠세요?"
수현 : "거하게 라고 한다면, 우선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거보다는 기대치를 더 만족하게 해줘야 할 텐데. 자신 있어?"
윤혁 : "그럼요! 뭐든 말만 하세요.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메뉴만 말씀하시면 제가 다 알아서 준비하고 모시겠습니다!"

영의 달 – 188화 / S#3 구실동 한강대학성림병원 [낮] ————-
윤혁 : "할머니!"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좋은 소식도 들려왔다.
허미가 길고 길었던 깊은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것이다.
아직 모든 것이 되돌아오지 않아 한 마디 한 마디 말을 꺼내는 것도 힘들어하고, 체력적으로도 몸을 움직이는 것을 힘들어했지만 이 순간을 기다려온 모든 이들에겐 축복이나 다름없었다.
성아는 허미의 다리를 붙잡고 눈물을 흘렸고, 성호는 그런 성아를 다독여주었으며, 윤혁은 허미의 가까이 앉아 손을 잡고 연신 주무르기 바빴다.
허미가 멀찍이 떨어져 창문 근처에 서 있는 영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이리저리 눈치를 보던 영이 윤혁의 옆쪽으로 다가가자 손을 뻗어 영의 손을 잡았다.
미 : "…고맙다"
윤혁 : "아버지도 고모도 다들 고생하셨지만, 영이 씨가 할머니를 얼마나 챙겼는지 모르실 거예요"
미 : "안다…알아"
허미는 눈을 뜨지 못했지만 드문드문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목소리에 대답을 하고 싶어 눈을 뜨고 입을 열고 싶었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느날 자신에게 재잘거리는 메아리들이 끊임없이 들리기에 집중해보니 영의 목소리였고,
고마움과 자신의 듣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온몸에 힘을 주었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때 영은 떠올렸다.
허미의 몸을 수건으로 닦아주던 때, 환청이라 생각이 들었던 만큼 작고 미약했던 허미의 신음소리.
미 : "내가 해준 것도 아무것도 없는데 이리 신세만 졌으니 어찌하나, 내 죽기 전 다 갚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 아비야, 윤혁아 너희가 잘해라. 너희가 잘해"
윤혁 : "네 할머니 걱정 마세요. 저희가 잘할게요. 그러니까 할머니는 할머니만 신경 쓰세요."
모든검사를 마치고 허미가 약간의 미음과 약기운에 잠이 들고 나서야 병실 한쪽 구석에 모여 허미가 듣지 못하게 작은 목소리로 강주에 대해서는 허미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는 함구하기로 서로 약속했다.
성아 : "먼저 이야기를 안 꺼내시는걸 보아하니 기억을 못하시는 거야. 기억하고 있는 게 더 이상한 거 같기도 하지만 말이야. 절대. 다들 입단 속해. 내가 그냥 안중 주랑 그 집 식구들 찾으러 미국으로 간 지 오래되었다고 둘러서 이야기할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