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86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86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밤] ————-
윤혁의 영의 손을 잡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영을 침대에 눕혔다.
헐렁한 티셔츠와 영의 몸 사이의 빈 곳을 윤혁이 파고들기 시작하자 영은 고개를 저었다.
영 : "안돼요"
윤혁 : "안고만 있을게요. 안고만"
윤혁의 몸이 자신의 위로 올라오자, 영은 한 번도 성호에게는 하지 않았던, 성호 기준 밀어내는 법인 '안돼요'를 입 밖으로 꺼냈다.

영의 달 – 186화 / S#2 구실동 J.U.그룹 [낮] ————-
수현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신의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보고 있던 도중 휴대전화기의 알람이 울렸다.
누군가 현관문의 초인종을 눌렀다는 알림이었다.
어플로 접속해 초인종 카메라에 비친 얼굴, 아니 어깨와 목만 보고선 수현은 다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수현 : "아니 왜? 왜요? 왜 남의 집 앞에 계세요?!"
성호 : '문 좀 열어줄래?'
수현 : "아니, 잠시만요. 언제 오신 거에요?"
성호 : '지금 벨을 눌렀으니, 지금 왔겠지?'
수현 : "아, 어… 계세요 거기!"
성호 : '어디 갈 곳도 없어. 그나저나 문은 언제 열어줘?'
수현은 성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난 뒤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
성호는 영을 집앞에 내려 준 뒤 수현의 집으로 향했던 것이였다.

영의 달 – 186화 / S#3 수현의 집 [낮] ————-
수현의 다급하게 비밀번호를 두 번이나 틀리고서야 열게 된 현관문 신발장 안에 성호의 신발이 보였다.
구두가 좌우로 날아가는지도 모르고 급하게 집안으로 들어서 주방 쪽으로 돌아보았을 때 한가롭게 분리수거를 하고 있는 성호의 모습이 보였다.
성호 : "냉장고는 여전히 안 채워놨더라? 일 다 마무리하고 온 거야? 장을 좀 보러 가고 싶은데 내 차로 가자"
수현 : "아니 뭔…장을 본다고 하세요. 일단 들고 계시는 쓰레기부터 내려놓으세요. 저 청소업체 안 불렀거든요?"
성호 : "아, 옷도 좀 빌려 입자. 지금 입고 있는 거 말고는 세탁소에 두고 올라오는 길이라"
수현 : "네, 그러셔야죠. 집을 빌려주셨는데 제 옷쯤이야. 속옷도 필요하시면 말씀하세요."
수현의 청바지에 상의까지 빌려 입고 나온 성호는 불만이 가득해 보이는 수현을 데리고 가까운 마트로 향했다.
성호 : "바지는 맞는데, 상의는… 보기에도 좀 작아 보이나?"
수현 : "(카트를 끌며) 어깨를 줄이세요. 아니면 키를 좀 줄이시던지. 뭐 드시게요? 시켜 드시는 게 나을 텐데. 아니면 사드시던지요"
성호 : "(수현의 어깨를 잡으며) 수현이 네가 먹고 싶은 건 뭐든지. 말만 해. 내가 할 수 있는거라면 다 해줄 테니까."
수현 : "전 달걀부침 하나만 있어도 밥을 먹는 사람이라. 어, 뭐야 이거 여기에서도 파네?"
과자코너를 지나던 수현이 사탕 한 봉지를 꺼내 들었다.
강원도에서 영이 골랐던, 그 사탕이었다.
수현 : "진짜 오랜만에 보는 건데, 아직도 파는지 몰랐네요. 이거 드셔 보셨어요? 아니 안드셔보셨겠죠. 이거 진짜 인기 많고 맛있는데"
성호 : "먹어봤어"
성호는 사탕 한 알의 포장지를 뜯어 자신의 입 안에 넣어주던 영을 떠올렸다.
수현 : "의외네요. 당연히 안으셔보셨을 줄 알았는데. 그럼 저기 식품 판매대 쪽으로 가보시죠"
수현과 마트를 돌아다니며 성호는 영과의 추억에 빠졌다.
자신의 품 안에 있으면서도 불편하다는 말없이 이리저리 마트 곳곳을 돌아다니던 영의 움직임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해 한참이나 팔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다시 수현과 집으로 돌아와 하늘을 붉게 물들게 하는 노을을 보며 술잔을 부딪치는 와중에도 영의 미소가 계속해서 생각났다.
수현 : "급한 일 있으시다더니 그건 다 해결하고 오신 거에요?"
성호 : "응"
수현 : "급한 일이 이 날씨에 포도 찾으시러 돌아다시는 거였나 보죠?"
성호 : "…"
수현 : "혼자 계셨던 거 아니죠?"
성호 : "혼자였어"
수현 : "거짓말. 회장님이 누구한테 미안하다고 하실 분이에요? 그냥 '미안'도 아니고 '미안해' 그렇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요"
성호 : "그게 뭐가 중요해"
수현 : "중요하죠. 앞으로의 회장님의 행보가 어떻게 되냐가 걸려있는데"
성호 : "수현아, 내 옆에 와서 좀 앉을래?"
수현 : "왜요?"
성호 : "일단 와서 좀 앉아봐"
수현 : "때리시게요? 저 그래도 어디 가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
수현이 술잔을 손에 들고 성호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성호가 몸을 틀어 수현을 지긋이 바라보다 수현을 끌어안았다.
수현 : "왜 이러세요? 예?"
성호 : "고맙다. 옆에 있어줘서"
수현 : "뭐에 이렇게 감동을 하셨어요?"
성호 : "이 자리에 있어주는 것도 고맙고, 날 믿어주는 것도 고맙고. 약속 지켜주잖아. 내가 무슨 짓을 하든 내 옆에 있겠다는 약속"
수현도 천천히 성호을 감싸 안고 등을 다독여주었다.
수현 : "그 약속은 앞으로도 지킬 거예요. 언제든 무슨일이 있던지"
수현은 성호를 힘주어서 한번 끌어안더니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성호의 손을 떼어 허벅지 위에 올려주었다.
수현 : "이건 뭐에요? 웬 손목에 멍이? 어디 납치당하셨던 거에요?"
성호는 영의 손길이 그대로 묻어있는 자신의 왼쪽 손목을 바라보았다.
성호 : "납치는 아니고 감금 정도? 아니지, 결박?"
수현 : "결박? (성호의 몸을 더듬거리며) 이…이게 결박이 되는 몸이에요?"
성호 : "응 되더라고, 엄청나게 쉽게"
성호는 푸릇한 멍자국이 있는 자신의 손목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영의 달 – 186화 / S#4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윤혁의 휴대전화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깬 영은 항상 이어졌던 아침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윤혁을 깨워 화장실에 보내놓고, 이불을 정리하고선 화장실 문을 두드렸다.
영 : "1층에 있을 테니, 옷 갈아입고 내려와요"
카디건을 걸쳐입고 1층으로 내려온 영은 계단을 내려와 슬쩍 성호의 방문을 쳐다보았다.
닫혀있는 방문 너머 성호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영 : "아침에 운동을 쉬는 건 좋아요. 그런데 병원에서 약을 받아왔으면 무슨 일이 있었어도 먹었어야지 책장 한구석에 넣어놓고 바라보기만 하면 아픈 게 저절로 나아요?"
윤혁이 화장실에 들어간 사이 이불을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한 윤혁의 약 봉투를 발견하곤 식탁에 앉아 윤혁을 타박했다.
하지만 윤혁은 왜인지 싱긋 웃으며 기분이 좋아 보였다.
윤혁 : "미안해요. 오늘부터라도 꼭 먹을게요."
영 : "이 죽 다 먹고, 약 먹고 출근해요. 점심약도 챙겨가고"
윤혁 : "네! 누구 명령인데 당연히 그래야죠!"
그때 성호가 코트의 깃을 정리하며 식탁을 지나쳤다.
성호 : "응, 식사 들 해"
영 : "잠시만요!"
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성호의 밥그릇에서 밥을 한 숟갈 퍼 반찬을 올리고 한 손에는 물컵을 들고 빠르게 신발장으로 향했다.
구두를 신고 있던 성호가 당황스러워했다.
성호 : "응?"
영 : "한 숟가락이라도 드시고 가세요. 밤늦게 들어오시고 아직 아무것도 안 드셨다면서요. 자 빨리요. 아!"
어떨결에 입안에 밥 한 숟가락을 넣은 성호는 눈을 끔벅거리며 자신의 손으로 넘겨진 물잔도 들이켰다.
영 : "(성호의 옆구리를 쓸어내리며) 오늘도 화이팅!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성호 : "그,그래"
성호는 급하게 현관문을 나섰고, 현관문이 온전히 닫히는 것을 보고서야 영은 식탁으로 돌아왔다.
윤혁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영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자리에 앉았다.
영 : "밤에 약속한 거 기억나죠? 이상한 생각 절대 하지 않기. 우리 윤혁씨도 얼른 밥 먹고, 약 먹고 출근하시죠? 자, 아"
영이 윤혁의 숟가락을 뺏어 입에 한 숟가락 죽을 넣어주자 그때야 윤혁도 약간은 굳어있던 표정이 풀어지는 듯했다.
전날 밤 파고 드려는 윤혁과 밀어내는 영이 한참을 침대 위에서 씨름을 하다 결국은 윤혁이 포기하고 팔베개를 해주며 영의 옆에 누웠다.
영은 윤혁의 배 위로 손을 올렸다.
영 : "윤혁씨"
윤혁 : "네, 영 이씨"
영 : "회장님은…외롭고 안쓰러운 분이세요. 제가 볼 때는요"
윤혁의 몸이 움찔거렸다.
영 : "그래서…그래서 안쓰러운 마음에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 드리게 되요. 심적으로나 행동으로나 어떤 방식으로 든요. 날이 추워지면 윤혁씨가 감기 걸리지 않게 나는 두꺼운 외투를 꺼내고, 출근할 때 들고갈 따듯한 핫팩을 준비하겠죠. 근데 회장님 옆엔 그런 사람이 없어요. 내가 안쓰러운 마음에 윤혁씨를 챙기는 것처럼 회장님을 챙긴다면 윤혁씨는…그래도 싫겠죠?"
영의 말에 한참을 아무 말이 없던 윤혁이 몸을 돌려 영을 끌어안았다.
윤혁 : "고마워요. 내 아버지를 그렇게 애틋하게 생각해줘서. 한 번도 아버지가 외로우실 거라 생각해본 적 없는데, 영 이씨 말을 들으니 제가 더 잘 챙겨 드릴걸 후회가 되요. 그런 마음으로 챙겨주는 거라면 내가 싫어할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
영 : "그래도 언제든 싫다면 말해줘요. 윤혁씨가 싫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