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83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83화 / S#1 강원도 [밤] ————-
성호는 차갑게 식어버린 영의 팔과 다리를 열심히 문질렀다.
바람 때문에 영이 제대로 숨을 쉬고 있는지 조차 구분이 되지 않았다.
입을 맞춰보기도 하고, 끌어 안이 보기도 하고 열기가 돋아나길 바라며 손발을 문지르고 주물렀다.
영 : "아파요…"
성호 : "(영의 얼굴을 흔들며) 영아, 정신이 들어? 응? 괜찮아?"
영 : "추워요…"
성호는 영을 담요에 둘러 안아 들었다.
그리고 별장까지 뛰어가 침실의 화장실에 불을 키고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았다.
욕조에 물이 차오를 때까지 계속 영의 몸을 주물렀다.
그리고 반쯤 물이 차올랐을 때 담요를 벗기고 영을 안은 채로 자신도 함께 욕조에 들어갔다.
다행이 얼굴을 다시 확인했을 때 입술이 파랗게 질려있다든지, 식은땀을 흘리고 있지는 않았다.
성호 : "내가 잘못했어. 다 내가 잘못했어. 아무것도. 그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게. 제발 눈 만 떠. 응? 영아. 눈만 떠. 다 내 잘못이야"
몸에 한기가 서려 영에게도,아이에게도 좋지 않을까 낮에도 5분 이상은 바닷물에 발도 담그지 못하게 한 것이었는데,
몇 시간이나 바닷가에서 홀로 누워있었을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몸의 온기가 사라질까, 불꽃을 잃을까 껴안고 자신의 체온을 한참을 나눠주었다.
욕조의 뜨거운 김이 식어갈 때까지, 자신의 손이 다 불어터질 때까지 성호는 영의 몸을 주무르고 또 주물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욕조의 물이 식어갈 때 즘 다시 뜨거운 물을 보충하기 위해 수전에 손을 뻗으려 성호가 몸을 일으키는 순간 영이 성호의 손목을 잡았다.
영 : "조금만 더 요"
성호 : "정신이 들어? 괜찮아?"
영 : "조금만 더 이렇게 있을래요. 따듯해"
성호 : "그래 알았어. 알았어"
성호는 영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다시 욕조 속으로 몸을 눕혔다.
그렇게 한참이나 성호의 품에 안겨있던 영은 눈을 떠 성호의 뺨을 힘없는 손으로 어루만졌다.
성호는 영의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이마에 입을 맞춘 뒤 몸을 일으켜 자신만 욕조에서 빠져나와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영의 몸을 씻겼다.
이미 다 젖어버린 잠옷을 벗겨 내고 포슬포슬한 자신의 면 티셔츠 하나를 입히고 샤워가운을 한 겹 더 둘러주었다.
화장실 바닥에 깔아놓은 수건 위로 아슬아슬하게 걷는 영의 손을 잡아주었다.
화장대 의자에 앉아있는 영의 머리를 말려주는 성호의 발 밑으로 물이 뚝뚝 떨어졌다.
영 : "옷 갈아입으세요. 옷이 다 젖었어."
성호 : "신경 쓰지 마."
영 :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써요. 얼른요"
성호는 영의 말을 무시하고 머리를 마저 말렸다.
영이 침대에 완전히 올라가고서야 바닥에 앉았다.
영이 성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영 : "축축해"
성호 : "어디가 아파 허리? 다리? 감기든 것 같아?"
영 : "옷부터 갈아입으시고요. 이렇게 다 젖어계시니까 안아달라고도 못하잖아요."
성호 : "병원부터 가자. 열이 나는 것 같아"
영 : "(고개를 저으며) 일단 안아주시는 것 먼저요."
성호 : "…알았어"
성호는 가방에서 갈아입을 옷을 꺼내 들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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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가 몸에 열기를 내뿜으며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침대 위엔 아무도 없었다.
자신때문에 한가득 물이 고인 방바닥 때문에 미끄러질 뻔하며 큰소리로 문을 열었더니 어디서 찾았는지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있는 영이 보였다.
수건까지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화가 난 모습으로 성큼성큼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성호에게 활짝 웃는 영의 모습에 성호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영 : "상부 장에 티백이 몇 개 있었어요. 따듯하게 마시면 좋을 것 같죠? 잠깐만 기다리세요."
성호 : "왜…왜…"
영 : "그냥 물을 끓이는 것뿐이잖아요. 너무 화내지 마세요. (성호의 손을 잡으며) 손 좀 봐. 쭈글쭈글. 한 모금이라도 좋으니까 일단 드세요"
영은 성호를 식탁에 앉힌 뒤,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꺼내 1/3을 담고 나머지는 주전자에서 갓 따른 뜨거운 물을 따랐다.
성호에서 찻잔을 건네고 성호의 뒤편에 양손을 어깨에 올리고 성호의 어깨를 부드럽게 쓸었다.
영 : "한 모금만요. 네?"
성호는 어쩔 수 없이 찻잔을 들어 은은한 향이 피어오르는 따듯한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방금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고 나왔음에도 미쳐 온기가 미치지 못한 명치까지 온기가 스며드는 듯했다.
혹여 영이 말을 바꿔 끝까지 다 마시라고 할까 봐 단숨에 찻잔을 들이키고 의자에서 일어섰다.
잘했다는 듯 성호의 허리를 토닥이더니 영이 먼저 성호의 손을 잡고 침실로 들어갔다.
침대 한편에 앉은 영은 자신의 옆에 앉으라는 듯 자리를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성호가 자신의 옆에 앉자 손을 끌어 배 위에 올려놓았다.
영 : "열이나 지도 않고, 배가 당기지도 않고. 아기도 안전해요. 그래도 정 병원에 데려가고 싶으시다면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가요. 지금은 이불 속에서 편하게 누워있고 싶어요."
성호 : "…언제부터 바닷가에 있었어?"
영 : "(성호의 손을 내리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며) 모르겠어요. 바닷가에 가서 좀 앉아있기도 하고, 모래사장을 몇 바퀴 걷기도 하다가 잠깐 누워있었는데 회장님이 오신 거에요."
영은 이불 속에서 머리통만 내밀고 온전히 누웠다.
성호 : "…왜 나갔어? 또 말도 없이"
영 : "걸리적거리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성호의 마음이 아려왔다.
성호 : "그건"
영 : "알아요. 순간 마음이 편치않으셔서 그렇게 이야기하신 거라는 거. 이제 옆에 와서 누우시면 안 돼요?"
성호 : "후우…"
성호는 한숨을 깊게 내쉬더니 영의 옆에 누워 팔베개를 해주었다.
평소라면 이불 속에서도 거리를 두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던 영이 이번엔 오히려 성호에게 바짝 붙어 성호의 가슴 위에 자신의 손을 올려놓았다.
성호 : "많이 추웠지?"
영 : "음… 왠지 파도가 다리를 주물러주는 것 같았어요. 담요를 덮고있어도 손은 차가웠는데 발이랑 다리는 따듯한 느낌? 잠들지 말고 깨어있으라고, 정신 차리라고 계속 다독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눈은 감고 있었어도 소리는 다 들렸어요. "
성호 : "미안해 내가. 그런 말 하고 싶지도, 하지도 말았어야 했는데 순간"
영 : "(성호의 가슴을 토닥이며) 알아요. 다 알고 있어요. 말씀 안 하셔도. 진심 아니라는 거 알고 있어요. 그런데 (상체를 일으키며) 왜 안 없어지지?(성호의 어깨를 쓰다듬는다.)"
성호 : "무슨 소리야?"
영 : "아직도 기분이 안 좋아 보이세요."
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털어내려는 듯 성호의 어깨를 계속해서 쓰다듬었다.
그러다 성호의 배 위로 올라탔다.
그렇게 한참을 성호의 위에서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던 영이 허공에 발을 딛는 바람에 휘청였고,
성호는 급하게 영을 끌어안았다.
성호 : "조심 좀!…조심…좀…하자…제발"
성호의 몸 위에 엎어져 있던 영이 다시 일어나 성호의 얼굴 가까이에 붙어 뺨을 쓸었다.
영 : "괜찮…을 까요?"
성호 : "어떤 게?"
영이 먼저 성호에게 천천히 다가와 입을 맞췄다.
처음이었다.
엄지손가락으로 성호의 귀를 쓸어내리고, 목을 어루만졌다.
가볍게 입을 맞추기도 하고,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한참을 성호의 가슴에 기대에서 심장 소리를 듣다 일어나 양손으로 어깨를 꽉 잡더니 나지막이 '됐다'라고 작게 혼잣말을 하며 만족하다는 듯 웃어 보였다.
성호의 심장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자신의 위에 올라와 있는 영을 침대로 내리고 자신이 위로 올라갔다.
후회할꺼다.
제발 데려가지 말라고, 제발 그 끝없는 어둠으로 데려가지 말아 달라고 애원하고.
이 아이가 눈만 뜨면 모든 걸 포기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놓고선 작은 몸짓 하나에 또 모든 게 무너지고 있었다.
성호 : "…밀어내는 법. 알려줬잖아. 해봐"
영이 한쪽 무릎으로 성호의 옆구리를 쓸어내렸다.
영 : "이렇게요?"
영은 이번에는 오른손을 뻗어 성호의 손목을 잡았다.
성호 : "…이건 밀어내는 게 아니잖아"
영 : "밀어내는 중이에요."
자신의 손목을 부여잡고 있는 작은 손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성호 : "…나도…나도 밀어낼게…"
성호는 자신을 잡고 있는 손이 민망하지 않게, 그리고 스스로 '더 이상은 없다'라고 속으로 다시 다짐하며
지금 빠르게 뛰고 있는 심장박동이 가라앉지 않게, 다시 해가 뜨면 차가워진 심장만 남겨진다 해도 후회하지 않게 영의 작은 숨결 하나도 놓치지 않고 창밖의 바람 소리가 잦아들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