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181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181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81화
Photo by Matt Hardy on Pexels.com

영의 달 – 181화 / S#1  강원도 [낮] ————-

한참을 몸을 비틀던 영이 한순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손바닥을 털어내며 성호를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손을 놓아버린 성호를 원망하거나,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토라진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성호의 옷깃을 잡아끌며 얼른 별장으로 돌아가 씻고 시장구경을 가자며 졸랐다.

성호 : "알겠어. 천천히. 발에 안 맞는 신발을 신고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영 : "얼른요! 빨리빨리!"

무엇이 그리 신이 났는지.
눈 뜨자마자 마주한 바다가 영의 기분을 들뜨게 했는지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신발을 갈아신은 영은 성호를 채촉했다.

차를 타고 한참을 내달려 시장에 도착해서는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틈으로 들어갔다.

남들보다 머리 하나, 어깨 반쪽이 더 붙어있는 것 같은 성호의 체격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숨겨지지 않은 매끈한 피부에서 드러나는 고급스러운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어딜 가든 사람들의 시선이 닿았다.  

부부 혹은 남매냐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얼굴이 많이 닮았다며 부부냐고 했을 때 영은 손사래를 치며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으나 점점 익숙해진 것처럼 그냥 웃으며 상인들의 말을 넘겼다.

싱싱한 수산물들이 가득한 수산물 코너에서 영은 펄떡이는 생선들을 보고 무서운지 성호의 아래팔을 손에 잔뜩 힘을 주어 잡았다.

성호는 팔에 붙은 영의 손을 떼어 자신의 손을 맞잡게 했다.

허기진 배를 붙들고 사람들 사이에서 줄을 서서 시장음식들로 허기를 채웠다.

제대로 된 밥을 먹지않았지만 꽤 많은 종류의 음식을 나눠 먹었더니 금세 배가 불렀다.

성호 : "바닷가에서 한 약속을 지켰으니  상을 줘야지.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

영은 한쪽 손이 성호에게 잡혀있는 걸 까먹기라도 한 것인지 신이 난 표정으로 더욱더 빠른 걸음으로 시장을 활보하기 시작했다.

 성호는 그런 영을 뒤 쫓느라 평소보다 걸음걸이가 2배는 빨라졌다.

그렇게 시장 구석구석까지 다 둘러보고서야 영이 고른 것은 주차장 근처 손수레의 군고구마와 뻥튀기 한 봉지 였다.

성호 : "이게 다야?"

영 : "네. 냉장고에 먹을 것들도 남았고, 차에 사탕이랑 젤리도 있고요. 아, 사탕한봉지 가방에 더 있다"

성호 : "언제 여길 또 올지 모르는데 그거면 되겠어?"

영 : "이 군고구마 마지막이었거든요. 저 할머니 이제 집에 가실 수 있으실 거예요."

영은 아쉬움이 없다는 듯 보조석에 올라탔고, 성호는 움찔했다.
누군가 비슷한 말을 한 것이 뇌리에 스쳐 지나갔다.

그때 성호의 휴대전화에 알림이 울렸다.

수현 : '조퇴시키고 내시경 검사를 했어요. 위궤양이요. 코피는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 푹 쉬면 괜찮아 질 거래요. 용서하세요 주먹다짐 좀 했어요. 저는 안 다쳤어요.'

————-

별장으로 돌아오는 길 항상 회색이던 하늘은 결국 빗줄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성호는 별장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영은 품에 안고 있던 군고구마와 뻥튀기를 식탁에 올려놓고 침실에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소파에 앉았다.

영 : "바다는 비가 그쳐야 다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성호 : "그래 비가 그치면 다시 나가자"

성호도 옷을 갈아입고, 영과 자신의 핸드폰을 들고 거실로 나왔다.

성호 : "(영에게 휴대전화를 건네며) 나한테 전화해봐"

영 : "네?"

성호 : "전화걸어"

성호는 자신의 휴대전화 바탕화면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전화가 왔다는 알림은 도착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니 아직도 휴대전화를 손에만 들고 있는 영이 있었다.

성호는 영의 휴대전화를 뺏어 자신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4'

성호는 '4'라고 저장이 되어있었다.

성호 : "무슨 뜻이야?"

영 : "아무 뜻 없어요.그냥 저장할 때 뭐라고 저장할까 하다가…그냥"

성호 : "좋아. 그럼 4번에 저장할게"

성호는 능숙하게 자신의 번호를 단축번호 4번으로 저장하고 다시 건넸다.

성호 : "이제 4번만 누르면 돼. 눌러"

하지만 영은 여전히 누르지 못했다.
성호는 영의 손을 감싸고 영의 엄지손가락을 움직여 숫자 4를 꾹 눌렀다.

곧이어 통화연결이 시작된다는 화면으로 바뀌고 성호의 휴대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영 : "으악!"

성호 : "어렵지 않지? 이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이제 숫자 4만 눌러"

영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한동안 멈춰있었다.

성호는 그런 영을 무시한 채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책으로 손을 뻗었다.

성호가 책을 읽기 시작하자 영은 화장실에서 이를 닦고 나와 성호의 옆에 앉아 팔다리를 쭉 펴보기도 하고, 소파에 기대 누워보기도 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그러다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성호와, 손에 들려있는 책을 번갈아가며 지켜보다 성호에 어깨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영의 머리가 성호의 어깨를 지나 가슴,명치,결국은 허벅지 위로 떨어졌다.

성호는 다시 책을 내려놓고 자신의 다리 위에 잠들어있는 영의 머리칼을 쓸었다.

그리고 수현에게 온 문자를 다시금 떠올렸다.

주먹다짐을 했다는 건 단순 성호를 농락하기 위한 문구였을 터.

아마 병원에 가지 않아도 괜찮다는 윤혁과 실랑이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위궤양이라니.

성호가 영과 강원도로 오기 전 집에서 보아왔던 윤혁은 지치고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긴 했지만 식사량이 현저하게 줄거나 식사를 거부하는 일은 없었다.

아니 그저 피곤해 식사를 건너뛰겠다고 하는 게 거부한다는 것이었을까?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나무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창밖 풍경을 보며 성호는 자신에게 물었다.

첫 번째. 이 아이를 사랑하는가? ……… 그렇다.

두 번째. 이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에 확신하는가? ……… 그렇다.

세번째 . 이 아이는 내 것인가? ……… 아니다.

이게 아니야.

첫번째. 이 아이는 내 것인가? ……… 아니다.

두 번째. 내 것이 아닌 이 아이를 사랑하는가? ……… 그렇다.

세 번째. 그녀의 앞에서 이 아이를 사랑한다고 이야기할 수가 있는가? ……… …

네 번째. 이 아이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가? ……… …

다섯 번째.  이 아이를 잃어도 괜찮은가? ……… 잃어야 한다.

여섯번째. 윤혁은 누구인가 ……… 그녀가 내가 남겨주고 간 자신의 분신. 나에겐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지켜야 할 존재.

일곱 번째. 윤혁보다 이 아이가 소중한가? ……… …아니다. 윤혁을 대체하고, 윤혁보다 소중한 게 생겨서는 안 된다. 생길 수 없다.

여덟 번째. 윤혁이 힘들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이 아이를 보지 못해서 일 것이라 생각한다.

아홉 번째. 윤혁은 이 아이가 있어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 이 아이가 윤혁의 옆에 서 있는 것을 진심으로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는가? ……… …

열 번째. 윤혁의 옆에서 행복하도록. 윤혁도, 이 아이도 안정을 찾아 둘 다 행복할 수 있도록 다시는 이 아이를 탐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 …

그럴 자신이 있느냐고, 묻잖아. 정신 차리고 대답해. 대답해.

열한 번째. 지금껏 그녀를 떠나 보낸 이후, 그녀가 지켜보고 있을 거란 생각에 윤혁에게 온 힘을 다했다. 지금 이 상황을 그녀가 보고 있다면 무어라 말할꺼같은가 ……… 미쳤다고 하겠지.

열두 번째. 훗날 하늘에서라도 그녀를 다시 만나면 윤혁의 마음을 모두 채워주진 못했지만 훌륭한 아이로 잘 키우고, 옆에서 잘 지켜주고 왔노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수있는가 ……… 아니다.

열세 번째. 그녀의 분신이자 나의 전부라 생각하고 살았던 윤혁을 힘들게 하고 상처를 주고 있는 게 누구인가 ……… 나.

성호는 자는 영을 일으켜 세웠다.

————-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한쪽 눈만 겨우 떠 영은 성호를 바라보았다.

영 :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성호 : "앞으로 내가 너에게 무슨 행동을 하든. 싫다고 안된다고 말해. 알아들었어?"

영 : "…네?"

성호 :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싫다고, 안된다고 말하고 밀어내란 말이야. 할 수 있어?"

calm sea and mountains at sunset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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