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17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17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7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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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 달 – 179화 / S#1  강원도 [밤] ————-

성호는 자신의 품에서 영을 떼어내고 엄지손가락으로 눈물을 닦아주었다.

성호 : "포도 먹을까?"

영 : "…네. 포도 먹고 싶어요… 포도 먹을래요."

성호 : "포도 사다 줄까?"

영 : "…네"

성호의 심장이 자고 일어나 영이 사라진 것을 알았을 때보다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고대하고 바라던 일 중에 하나.
영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것.
아니, 자신에게 무언가 필요하다고 영이 말하는 행위 자체만 해도 성호는 기뻤다.

성호 : "가자. 아니야. 여,여기 있어 추우니까 내가. 내가 금방 다녀올게. 기다릴 수 있지?"

성호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려다 방으로 들어가 잠옷 위에 코트를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차 문을 열다 지갑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들어갔다 나왔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굴었다.

코트 / 지갑 / 휴대전화
다시 하나씩 확인하고 나서 차에 시동을 걸었고, 히터 따위는 필요치 않았다.

그렇게 출발하려던 때에 잠옷 위에 담요를 걸친 영이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

성호는 다시 운전석에서 내렸다.

성호 : "추워, 감기들어 얼른 들어가"

영 : "같이 갈래요"

영이 먼저 성호를 지나쳐 보조석에 탔다.

영의 안전띠가 제대로 걸렸는지 확인하고 비포장도로를 내달리는데 성호 자신도 모르게 영의 팔뚝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시간은 21:35 아침에 영과 함께 갔던 마트에 가려면 족히 15분 이상을 달려야 했다.

차는 점점 속도를 높혀갔다.

영 : "너무 빨라요"

성호 : "응? 어, 괜찮아"

영 : "회장님…괜찮…으세요?"

성호 : "나? 왜? 이상해?"

영은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고 안절부절못하는 성호의 모습에 자신까지 불안해 지는 것 같았다.

급하게 달려 마트에 도착했지만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주변엔 편의점도 다른 마트도 없었다.

성호 : "잠깐만"

성호는 차에서 내려 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현 : '어디세요?'

성호 : "그, 수현아 우리 홈쇼핑. 아니 식품 쪽…어…물류창고나 공장. 강원도에 있는 곳 있었나?"

수현 : '강원도세요?'

성호 : "어, 아니 아니. 있어 없어."

수현 : '저보다 잘 아실 것 아니에요. 강원도에 물류창고 있어요'

성호 : "어…그래그래. 포도 있을까?"

수현 : '뭐요? 포도요? 무슨 포도요? 포도?'

성호 : "아니!"

성호는 급한 마음에 차 선루프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차안에서 영이 '악!'하고 놀라는 소리가 들렸고, 성호는 급하게 운전석을 열어 '미안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다시 문을 닫았다.

수현 : '뭐에요? 누구랑 같이 계세요? 뭐가 미안한데요? 설마'

성호 : "아니 아니. 아니야. 내가 잘못 전화했다 쉬어. 끊어"

성호는 수현과 전화를 끊고, 두리번거리다 유일하게 불이 켜져 있는 길 건너 치킨집으로 차도를 뛰어 건너 들어섰다.

가게 안에는 동네 사람들로 보이는.
이미 손님이 있는 테이블 두 개와 주방에서 열심히 치킨을 튀기고 있는 주인이 보였다.

주인 : "어서 오세요. 뭐 찾으세요. 치킨? 생맥주? 포장?"

성호 : "실례합니다. 혹시 근처에 아직 영업 중인 마트나,과일가게 알고 계신곳 있으십니까?"

주인 : "여긴 외지라 마트도 21시면 다 문 닫아요. 편의점도 더 나아가야 있는데 뭘. 아니 뭐 찾으시는데?"

성호 : "포도를 찾습니다."

주인 : "예?"

성호의 입에서 '포도'라는 단어가 나오자 주인은 물론 가게 안의 사람들까지 모두 성호를 쳐다보았다.

손님1 : "아니 어쩌자고 이때 포도를 찾아 그래? 마트가 문을 열고있어도 못 사겠구먼"

손님2 : "다른 곳에서 왔나 본데. 아무리 여기가 강원도라도 포도는 없지. 너무 늦었어. 날이 차면 포도는 다 끝났지 뭐 "

주인 : "찬바람 불면 이미 다 들어가고도 남으니까 아무래도 그렇죠"

성호가 대답도 못하고 애꿎은 휴대전화만 들여다보자 적적하게 혼자 맥주를 들이켜던 다른 사람이 말을 꺼냈다.

손님3 : "와이프가 찾는가 보구먼?"

손님1 : "에? 형님 갑자기 무슨 소리"

손님3 : "잠옷 바람에 뛰쳐나왔으면 와이프가 자다가 포도 먹고 싶다고 한 거지 뭐 그래"

성호 : "네 맞습니다."

한순간 가게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

손님1 : "그, 잠깐만 기다려봐요. 어디야. 영철네 처가가 영동이지. 영동은 지금도 포도 있어 잠깐 기다려봐"

손님중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성호는 온 신경을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통화에 집중했다.

포도 있다고 하는 곳이라면 영동이든 서울이든 어디든 갈 준비가 되어있었다.

손님1 : "어 아직 안 자지 영철네? 어이 그래, 나 여기 마트 앞 사거리 닭집. 응응 아니 나오라는 것은 아니고 거 집에 포도 남은 거 있나?"

성호의 귀가 움찔했다.

손님1 : "숨겨놓고 먹는 거 있으면 좀 가지고 나와봐. 에헤이 내가 먹겠다는 게 아니라 여 새신랑이 하나 있는데. 포도를 찾네 그래. 응 맞어. 그래 알겠어"

성호 : "있습니까?"

손님1 : "식구들이 먹었나 우선 봐야 된다고 하는데 저기 좀 앉아있어봐요. 있으면 들고 올 테니까"

성호 : "주소를 알려주시면 제가 가겠습니다."

손님2 : "지리도 잘 모르는 사람이 무슨. 앉아있어봐요. 여기서 멀지 않으니까"

성호는 억지로 의자에 앉았다.
의자에 앉고 보니 다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영이 잠옷차림인데 차에 히터를 틀어놓고 왔던가?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는데, 없다고 하면 더 멀리 나가 편의점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휴대전화를 들고 지도를 열어보기 시작했다.

성호에게는 10년 같은 10분쯤 지났을까 낯선 사람이 투명한 비닐봉지에 포도 한 송이를 들고 가게로 들어섰다.

성호는 엉덩이에 용수철을 붙인 듯 튀어 올랐다.

성호 : "감사합니다."

손님4 : "여기 있는 양반들이 찾는 거면 몰라도 새신랑이 찾는다 하니까 우리 와이프 배 불러 있던 적이 생각나서 오지 않을 수가 있어야지. 미안해요 남은게 한 송이밖에 없네"

성호 : "아닙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성호는 감사를 표하는 마음으로 지갑에 있던 모든 현금을 꺼내 건넸다.

손님4 : "포도 한 송이인데 무슨. 너무 많아. 그리고 이 돈 넣어놨다가 와이프 또 먹고 싶다는 거 사줘야지. 이럴 때마다 남들한테 돈 다 줘버리면 무슨 돈으로 나중에 사주려고?"

주인,손님1-2-3 : ” 하하하 그럼 그럼”

한사코 거절하는 사람들 때문에 성호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집의 식구가 몇 명인지 물어 인원수만큼은 치킨값과 가게 안의 사람들의 술값과 그 사람들이 집으로 포장해갈 치킨값까지 계산하고서 밖으로 나왔다.

차로 돌아왔을 땐 영이 얼마나 울었는지 두 눈이 부은 채로 성호를 쳐다보고 있었다.

성호는 자신의 허벅지 위에 포도를 올려놓고 출발했을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별장으로 돌아왔다.

온 힘을 다해 울었는지, 추운 것인지 몸을 덜덜 떠는 영을 침대에 눕혀놓고 정성 들여 포도를 씻어 접시에 담아 영의 앞에 가져갔다.
영은 떨리는 손으로 포도 한 알을 떼어 입에 가져가려다 다시 내려놓았다.

성호 : "왜,왜? 싫어?"

영 : "죄송해요"

영의 눈에 다시금 눈물이 고였다.

성호는 한 쪽에 포도가 담긴 접시를 내려놓고 영을 끌어안고선 다독였다.

성호 : "나 지금 아주 좋아. 영이가 포도가 먹고 싶다고 나한테 이야기했고, 좋은 사람들 덕분에 포도를 구했고 영이한테 가져다줬어. 영이가 먹으면 더 행복할 거 같은데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먹는 모습 나한테 보여줄 수 있을까?"

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떼어냈던 포도 한 알을 성호가 직접 영의 입에 넣어줬다.

입안에 포도가 들어가자 영이 배시시 웃었다.
성호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 행복했다.

영이 포도 한 알을 성호에게 건넸지만 성호는 다시 영의 입 안에 넣어주었다.
그렇게 영은 포도 반 송이를 금세 먹고 접시를 밀어냈다.

소화가 되지 않을까 봐 다시 거실로 나와 성호는 한쪽 팔로 영을 감싸고 영은 성호의 어깨에 기대어 TV를 보다 자정이 넘어서야 침대로 돌아왔다.

이제 막 잠이 드려는 영의 모습에 달빛에 퉁퉁 부은 눈과 시원한 치약 향과 달콤한 포도향이 새어나오는 숨결에 성호는 참지 못하고 영에게 입을 맞춘 뒤 자신의 왼쪽 손목을 쥐게 하였다.

photo of snow capped mountains under blu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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