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5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59화 / S#1 구실동 J.U.그룹 32층 [낮] ————-
수현 : "출발하실까요? 성아 대표님도 준비 다 되셨다고 연락 왔는데"
성호 : "그래, 그래야지"
수현 : "뭐하고 계세요?"
회의실 창가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성호의 곁으로 수현이 다가왔다.
성호 : "날씨가 좋아서"
수현 : "그럼 하늘이나 정면을 바라보고 계셔야지 지금 밑을 보고 계시잖아요? 뭐, 누구 찾으세요?"
수현도 성호를 따라 창문 너머로 겨우 사람들의 정수리 정도만 보이는 밑을 내려다보았다.
성호 : "사람이 항상 위만 쳐다보고 살 순 없어. 아래도 보고,옆도보고, 뒤도 돌아보고 그래야지. 가자"

영의 달 – 159화 / S#2 구실동 한강대학성림병원 [낮] ————-
영 : "그럼 나, 할머님 좀 뵙고 집에 갈게요. 너무 오래 못 뵌 것 같은 기분이에요. 인사만이라도 드리고 집에 가서 전화할게요."
윤혁과 소담과 즐겁게 지낸 뒤, 영은 허미가 있는 병원으로 찾아갔다.
간호인이 왔다는 이야기는 윤혁을 통해 들었지만 그렇다고 병원에 가보지 않는 것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윤혁 : "나랑 같이 가면 되는데"
윤혁은 나중에 자신과 같이 가면 된다 볼멘소리를 하였지만, 병원이 가까이 있으니 들렀다 가겠다며 잘 타일러 회사로 돌려보냈다.
영 : "안녕..하세요"
간호인 : "누구 신지"
영 : "아, 저는 그러니까…"
간호인 : "(영의 손을 잡으며) 아이고, 이렇게 곱고 예쁘신 걸 보니 사모님이신가 보네요.저는 처음 보시지요? 요양원에서도 아침,밤으로 요리하고 청소만 하는 터라 우리 여사님 말고 다른 식구분들은 회장님,따님,손주분만 뵈었었는데 아주 반가워요 사모님"
영 : "아, 네…안녕하세요"
간호인 : "이리로 앉으세요. 여사님 걱정되셔서 오셨지요? 우리 여사님이 얼른 자리 털고 일어나셔야 할 텐데 저도 너무 속상하네요."
간호인은 영의 손을 붙잡고 소파에 앉아 한참을 허미와 있었던 일을 풀어놓기도 하고, 허미의 사고 소식을 듣고 놀랐던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집에 가서 한탄하듯 자신의 가슴을 내려치기도 했다.
간호인이 이렇게 허미를 걱정하는 것을 보니 다른 가족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잘 돌봐줄 것 같아 내심 믿음이 갔다.
영은 자신이 따듯한 수건으로 허미의 몸은 얼마 주기로 닦아주었는지,
손,발톱은 어떻게 처리 하였는지 알려주었고 병원의 특식을 주문하는 방법도 알려주었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도 알려주며 쉬는 날이 필요하거나, 급하게 자리를 비워야 하면 자신에게 연락하면 30분 내로 도착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간호인 : "아이고, 따님분께 연락하면 되는데"
영 : "많이 바쁘신 분들이에요. 저는 집에 있는 사람이니까 제가 오는 게 더 빠를 거예요. 제가 연락이 안 되면 그때 연락하셔도 충분하고요. 오늘은 그럼 온 김에 제가 몸 닦아 드리고 갈게요."
간호인 : "아니에요 그냥 두세요. 제가 할게요 제가"
영 : "아니에요. 제가 온 김에 해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영은 화장실에서 따듯한 물에 수건을 적셔와 언제나처럼 허미의 얼굴부터 부드럽게 닦아내기 시작했다.
가만히 누워있는 허미를 보며 영은 언젠가는 경자의 손을 잡아 볼 날이 있을까 생각했다.
애정없는사이, 하지만 혈연으로 묶여있는 관계.
지금까지 영이 살아온 세월 중 경자의 얼굴을 알고 지낸 시간보다, 모르고 살았던 시간이 훨씬 많았지만 경자의 존재를 알고 난 뒤부터 핏줄은 끌린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어쩔 수 없이 경자의 생각을 하게 되는 때도 많았다.
좋은추억을 쌓을 틈도 없이 지금은 또 서로가 없는 사람처럼 지내고 있고,
진성 때문에 경자와 서로 부드러운,친근한 말 한마디 서로 나눠본 적이 없었다.
허미 또한 영을 따듯하게 안아준 적 없었지만 이렇게 만지고 느껴볼 수 있는데,
자신 친할머니의 손길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간호인이.
나중에 경자가 더 나이가 들고 쇠약해져 혼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때가 온다면,
영은 아무런 말없이 경자의 곁에서, 경자의 손발이 되어줄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진성이 경찰의 손으로 넘어간다면 경자는 영을 더욱더 미워하고 자신이 평생 죽을 때까지 영을 보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자신을 찾는다면 영은 경자를 찾아가고도 남을 것이다.
진형을 잃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정말 진심으로 공감하고,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존재는 어쩌면 경자와 영.
서로밖에 없을지도 모르니까.

영의 달 – 159화 / S#3 경기도의 주택가 [낮] ————-
이음 : "에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안 열리냐"
이음은 인적이 드문 주택가에서 사람의 손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듯 먼지와 거미줄이 가득한 한 집의 대문을 힘을 주어 열고 있었다.
잠겨있지는 않았지만, 너무 녹슨 탓에 삐걱 거리는 소리만 날 뿐 문의 시원하게 열리지 않았다.
쾅-.
혹시나 누가 쳐다보기라도 할까 조심스럽게 연다는 것이 결국 온 동네에 메아리가 들릴 정도로 큰소리를 내버렸다.
이음 : "크흠"
이음은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자신의 집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대문을 열고난 이후 마주한 유리로 된 현관문은 크게 힘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열렸다.
한두번 와본 것이 아닌 듯, 신발을 신고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그리고 안방으로 보이는 곳의 화장대에서 눈에 보이는 빗이며 화장품들을 모두 종이봉투 안에 쓸어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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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음이 도착한 곳은 국과수였다.
이음 : "(종이봉투를 건네며) 여기 있는 물품들이랑 꼭 같이 분석 부탁드리겠습니다."
연구원 : "네 알겠습니다. 근데 형사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기다리신 만큼 너무 큰 기대를 하셨다가 실망하실까 봐 미리 드리는 말씀이에요. 저희도 온 힘을 다할 테지만 시간이…많이 지났잖아요"
이음 : "어려운 부탁 들어주신 것만으로도 전 감사 드립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지만 개운하게 좀 마무리 좀 하고 싶어요. 그것만 해도 전 더는 바라는 것 없습니다."
차로 돌아온 이음은 휴대전화를 꺼내 지난 몇 년간 신호음 말고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 없는 번호로 문자를 보냈다.
지금껏 이음이 수없이 문자도 보냈지만, 답장이 없는.
이음이 보낸 메시지들로만 가득한 번호였다.
이음 : '이진성을 처벌할 단서를 잡았고, 증거품도 확보했습니다. 마지막입니다. 이제 더는 연락 안 드릴 겁니다. 충분히 고민해보시고 연락해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이음은 보조석으로 휴대전화를 던지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지이잉-.
그때였다.
영원히 전화를 받지도, 문자메시지를 받지도 못할 것 같았던 그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이음 : "결정 잘하셨습니다. 지금 만나 뵙죠. 어디로 가면 될까요. 제가 어디로든 가겠습니다!"
한참이나 전화통화를 하던 이음은 한층 상기된 표정으로 차를 출발시켰다.

영의 달 – 159화 / S#4 구실동 J.U.그룹 32층 [밤] ————-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성호와 수현이 내렸다.
이미 비서팀 책상은 비워진 후였고,창밖엔 노을이 지고 있었다.
수현 : "아흐 허리야, 그나저나 홈쇼핑을 성아 대표님께 맡기는 게 맞을까요? 안 그래도 아직 디자인이며 행사며 직접 주관하시려고 하셔서 의류 쪽 일만 해도 산더미이신데 걱정이네요"
성호 : "(회의실 문을 열며) 홈쇼핑 런칭 하자마자 우리 의류 쪽 매출이 가장 높게 매출이 나오고 있어. 성아도 만족스러워 하고 있고, 직접 하고 싶다니 맡겨보는 수밖에 그리고,(수현을 돌아보며) 아직도 안중주 이름 거론되는 거 보면 성아가 적임자이지 않겠어?"
수현 : "네, 그것도 그러네요. 아직 그 이름이 나올 줄이야. 이래서 학연,지연이 무서운 거라니까요? 연락도 안되는 거 보면 '아, 이제 끝이구나' 생각하면 될 텐데 끝까지 재기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니. 그동안 받아먹은 돈이 적지는 않은가 봐요."
성호 : "얼마나 주고받았는지는 내쫓으면서 감사실 통해 확인했으니 알 것 아니야. 나라도 그만한 돈 손에 쥐여주며 내 편이 되라고 하면 의리 지키겠어"
수현 : "거짓말. 얼마를 가져다줘도 신의에 안 맞는 일이라면 승낙안하실꺼잖아요."
성호 : "그 사람들한테는 그 금액이 신의에 맞지 않아도 마음을 돌릴 만큼의 천금이겠지. 대표이사 변경 건 공표하라고 이야기하고, 믿을만한 사람들도 성아 주변 다시 꾸려줘 "
수현 : "사실상 잠정적으로 이혼이나 다름없는데, 차라리 이혼공표를 하시는 게 어떠세요. 아직도 여기저기 곳곳에 안씨 집안과 연결되어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성호는 말없이 소파에 앉아 정면만 응시했다.
수현 : "뭐가 내키지 않으셔서 그래요. 어차피 더는 두고 볼 것도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성호 : "…어머니 깨어나시고 처리해도 늦지 않아."
수현 : "늦었을지도 몰라요. 지금 이 순간에도 이혼 진행할 때 어떻게 해야 자기네들한테 유리할까 준비를 하다못해 모든 걸 다 계획해 놓을지도 모른다고요. 회장님처럼요"
성호 : "무엇을 준비하던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어. 용서해서도 안 돼. 그 형사는 아직 연락 없어?"
수현 : "사건당사자가 안강주씨가 아닌것도 전 불안해요.흠… 네 아직요. 곧 연락이 오겠죠. 소식전해오면 바로 말씀드릴게요. 오늘도 호텔로 가세요?"
성호 : "응"
수현 : "그럼 같이 스파나 하시죠? 저도 운전을 오래 해서 그런가 몸이 뻐근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