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48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48화 / S#1 구실동 J.U.그룹[낮]————-
영을 회장실에 두고 나온 수현은 지하주차장으로 다시 돌아가 차를 타고 경자의 집 근처로 가 한참을 주변을 서성거렸다.
집안에서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대문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하고 검은 양복을 입은 수많은 사람이 집 주변을 수색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미 얼굴을 알고 있는 경자까지 대문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피다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이제 집안에서 나오고, 들어가는 사람이 없어지자 수현은 다시 회사로 차를 출발했다.
방지턱을 넘어가다 영이 두고 내린 가방이 의자에서 떨어졌다.
수현은 갑자기 몸에 소름이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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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 "지금 보고서를 이렇게 써내오는 임원진들을 제가 데리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임원은 직원이 아닙니다. 저랑 같이 모든 계열사를 이끌어가야 하는 오너의 입장으로써 자리에 계셔야 한다. 계셔달라 제가 오늘 처음 말하는 겁니까? 무능력한 오너는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 다시 상기시켜 드려야 합니까?"
이른아침부터 임원회의로 정신없이 시작한 하루는 최근 들어 한층 더 예민한 성호 때문에 점심시간을 훌쩍 넘기고서야 끝났다.
성호는 요 며칠 수현이 보기에도 두 눈이 퀭한 게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사람처럼 보였다.
영이 도시락을 들고 회사로 찾아온 이후로, 영이 떠난 그 시간 이후로 성호는 다른 사람처럼 행동했다.
분명히 모든 일의 마무리는 수현이 마쳤음에도 새벽녘이 다되어서야 회장실을 비웠고,건물에 그 누구보다 가장 먼저 출근했다.
수현에게 퇴근한다. 출근했다. 연락도 없었고 윤 기사도 없이 혼자 이동을 반복했다.
휘파람을 불며 회장실 문을 벌컥 열었다가 자리에 앉아있는 성호를 보고 기겁한 게 하루 이틀이 아녔다.
수현도 성호에게 함부로 말을 걸지 못했다.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평소와 다르게 저승사자 같은 검은색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성호의 앞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수많은 사람이 한 명씩 자리를 떠나고서야 성호는 맨 마지막으로 회의실을 나섰다.
수현은 융통성 있게 비서팀 직원들을 교대로 식사를 보내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회장실로 발걸음을 옮기는 성호의 뒤편에서 수현은 넌지시 말을 건넸다.
수현 : "회장님 오늘 목요일입니다. 저 지금 출발해도 될까요?"
성호가 우뚝 멈춰 섰다.
성호 : "몇 시야"
수현 : "15시입니다."
성호 : "내 핸드폰은"
수현 : "책상 위에 두고 오셨겠죠? 회의실에 들고 들어오시지는 않으시니까요"
성호는 빠르게 걸음을 옮겨 회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휴대전화기부터 확인했다.
수현은 조용히 회장실 문을 닫으며 성호의 곁에 섰다.
성호 : "영이는요…며,몇시에요…왜,왜 전화를…아!"
수현 : "회장님!"
성호는 통화 중이던 휴대전화기를 그대로 바닥으로 던졌다.
수현이 급하게 성호의 휴대전화기를 들어 올렸다.
통화는 종료되어있었고 수많은 부재중 전화 알람이 떠있었다.
수현 : "양희 실장님이 흠 100번은 넘게 전화하셨네요. 잠시만요 (자신의 휴대전화기의 전원을 켠다.) 아 저한테도 전화하셨었네요. 저라도 회의실에는 전화기를 켜놓고 있어야…회장님! 잠시만요! 회장님!"
성호는 분에 못 이겨 폭주하는 사람처럼 주먹을 쥔 손으로 책상을 내리치고,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물건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수현도 처음 보는 성호의 모습에 급하게 몸으로 막을 수 밖에 없었다.
수현 : "진정 좀 하세요 제발! 왜 이러세요!(힘으로 성호를 밀어 의자에 억지로 앉힌다.)"
성호 : "(의자에서 일어나며)강경자 씨 댁으로 가야 해. 지금 당장"
수현 : "예, 알겠어요. 제가 갈게요 제가! 여기 계세요! 어차피 제가 다녀오려고 했던 거니까요. 아무 일 없을 거니까 좀 진정하고 계세요. 아시겠어요? 저 지금 출발합니다? 휴대전화기도 가져가고요. 전화하세요 궁금하면. 근데 자리 비우진 마세요. 따라나오지도 마시고요. 지금 당장에라도 사고 치시겠어요!"
수현은 성호에게 처음으로 고함을 지르며 회장실을 떠났다.
수현은 경자의 집에 설치했었던 CCTV를 성호와 이음과 같이 확인한 날
포장마차에서 성호와 이야기를 나누다 성호가 결전의 날이 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첫 시도는 곧 있을 목요일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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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 '목요일…아무일도 없었으면 좋겠지만 첫 번째 시도는 무조건 목요일이야'
수현 : '아 잠깐만요! 그럼 영이 씨가 강경자 씨. 그 사돈댁으로 직접 간다고요?'
성호 : '무조건이야. 막을 순 없어. 막으면 원망할 테니까. 그러니 같이 들어가던지 들어가는 타이밍을 놓치면 다치지 않고 무사히 나올 수 있도록 해줘야 해'
수현 : '직접 가실 건 아니죠?'
성호 : '왜 아닐 거라 생각하는 거야? 내가 말했잖아. 남들이 왜? 라고 해도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건 하겠다고'
수현 : '제가 할게요.'
성호 : '수현이 네가 왜? 네가 나서는 게 그림이 더 이상하지 않나?'
수현 : '제 직업. 회장님 보필이에요. 회장님의 손발이 제 직업이라고요.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날지 모르는데 회장님은 두고 영이 씨만 무사히 나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럴 리 없겠지만, 혹여나 무슨 일이 생기면.곧 바로 윤혁이나 성아 대표님한테 회사 물려줄 준비 다 하시고 들어가실 거예요? 그거 아니잖아요. 무슨 일이 있든 없든 제가 영이 씨랑 가는 게 맞아요.'
성호 : '…영이가 다치면 난 널 원망할지도 몰라'
수현 : '원망하세요. 대신 이건 약속해 드릴 수 있어요. 만약 영 이씨 팔이 하나 부러져있다면, 전 사지가 다 부려졌을 거에요. 어쩌면 목도요. 그만큼 제 몸보단 영이 씨를 보호할 거라고 약속 해 드릴게요. 무조건'
성호 : '참…넌 말을 꼭…그래 내가 널 안 믿으면 누굴 믿겠어'
수현 : '근데 목요일인 건 어떻게 아셨어요? 통화하는 거 들으셨어요?'
성호 : '……달력을 봤어'
수현 : '달력에 적어놨어요? 영이 씨가?'
성호 : '달력에 아무것도 적혀져 있는 게 없는데 손톱으로 계속 긁은 듯 깊은 자국이 있었어. 지난달 달력에 볼펜으로 꾹꾹 눌러 표시한 게 있나 싶어서 달력을 다 뒤졌는데 그날에 맞게 표시되어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
수현 : '쓰읍. 그건 너무 추상적이라고 해야 하나? 신빙성이 좀? 저는 믿음이 안 가는데? 진짜 어쩌다 생긴걸 수도 있잖아요. 시간은요? 시간도 모르잖아요.'
성호 : '달력을 손에 쥐고 그 날짜를 계속 손톱으로 눌러봤다는 뜻 인 거야. 두 번째 표시는 다음 달 마지막 목요일이었고, 세 번째는 두 달 뒤 마지막 목요일이었지…시간은 나도 모르겠어. 그래서 마음 같아선 아침부터 지켜보고 있고 싶어'
수현 : '아, 전 반대에요.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영이 씨 옆에 붙어서 염탐을 좀 해볼게요. 아님 양희 실장님께 도움을 구하던지요. 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목요일에 임원회의도 있어요. 아침부터 영 이씨 지키고 있는 거? 불가능이에요.'
성호 : '(술잔을 채우며) 아니. 난 확신해'
수현 : '그럼 양희 실장님께 별말 안 하고 목요일에 영이 씨가 할머님댁에 간다,잠시 외출한다 하고 집을 나서면 곧바로 연락 달라고 할게요. 회장님께 바로 직접요. 그리고 한 시간 뒤에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 저 나 회장님 할 것 없이 또 연락 달라고 하구요. 몇 시인지도 모르고 달랑 목요일이라는 거 하나만 알고 있는데 저희 회의 중이면요? 어쩔 수 없네 회의에 회장님이 빠지실 순 없잖아요. 제가 다녀와야겠네요. 중간에 저 없어지면 그 댁으로 간 줄 알고 계세요.'
수현은 성호의 말을 믿지 않았다.
달력에 손톱자국으로 날짜를 예상한다고?
모든 일에 냉철하고 빈틈이 없어서 기업인 중에서도 능력과 두뇌로 인정받는 주성호 회장이?
거기다 시간도 모르면서 뭘 어쩌자는 건지.
하지만 오늘 결과를 보고서 수현은 후회했다.
정신이 반쯤 나가 보이는 성호를 옆에서 더 살폈어야 했다.
성호가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 보았기에 더욱더 후회스러웠다.
수현은 자신을 질책했다.
자신이 목요일이라는걸 인지하고 있었기에, 회의 중 휴대전화기를 켜놓았더라면
오늘이 목요일이라고 성호에게 아침 일찍부터 한 번 더 언지를 했더라면 성호의 마음이 조금은 더 편안하지 않았을까.
평소처럼 냉철한 모습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결과를 지켜보지 않았을까.
수현은 괜히 자동차 핸들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영을 무사히 회사까지 인도했으니 성호가 조금은 진정하고 있기를,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있기를 수현은 바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