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달 – 130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 영의 달 – 130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30화
Photo by Jens Mahnke on Pexels.com

영의 달 – 130화 / S#1 구실동 한강대학성림병원 [낮] ————-

영 : "감사합니다."

태석은 자판기에서 음료 한 캔을 뽑아 영에게 건넨 뒤 영의 건너편 벤치에 앉았다.

지상 주차장 옆에 마련되어있는 벤치에는 분주한 로비와 다르게 한산했다.

태석 : "남편분?"

영 : "네?"

태석 : "입원하신 분이 남편분이신 가해서요"

영 : "아,아니요. 그냥 저 지인분…근데 병문안 온건 어떻게 아셨어요?"

태석 : "병원에 도시락을 싸들고 오는 거면 병문안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게 없죠. 평소에 외부음식을 안 먹는 사람이라 도시락을 챙겨 들고 다니는 사람이면 모를까. 그렇고 이 병원에서 근무하시는 것도 아니시잖아요."

영 : "그렇죠…제가 괜한 걸 물어봤네요. 혹시 할머니 어디 아프세요?"

태석 : "사모님 때문이 아닌 제 개인적인 일 때문에 왔습니다. 사모님은 지금 사무실에 계실 거고요."

영 : "그렇구나, 할머니 사무실은 어디에요?"

태석 : "사모님께서 직접 이야기하지 않으신걸 보면 알려주고 싶지 않으시다는 뜻 아닐까요? 사실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나오는 게 사무실 주소라 굳이 언급 안 하셨을 수도 있으시고요. 마치 'JU그룹 본사 주소'라고 검색하면 친절히 지도에 표시까지 해주는 것 처럼요."

영 : "제 질문이 참 모든 게 형편없네요. "

태석 : "자책하시거나 민망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딱히 크게 질문들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누구의 잘 못이냐 잘잘못을 따지자면 부딪혔을 때 저도 휴대전화기를 보고 있었었어 서로 잘못한 거라고 하죠. 전 그 음료수로 값 치르겠습니다."

영 : "아, 그럼 저도 뭔가를"

태석 : "아니오. 음료수를 받고 감사인사를 하셨으니 그걸로 되었습니다. 그럼 전 이만"

태석은 왜인지 모르게 영을 대하는 태도가 쌀쌀맞지는 않지만, 거리를 두는 듯했다.

영 : "다른 질문 하나만요"

태석 : "(벤치에서 일어나려다 영을 흘깃 보고선 다시 자리에 앉는다.) 모든 질문에 답을 해드릴 수는 없다는 것 먼저 말씀드릴게요. 저도 제 고용주가 있으니까요"

영 : "그날 호텔에서 절 부축해서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셨을 때, 어떤 여자를 봤어요. 오늘 병원에서도 스쳐 지나간 것 같고요. 할머니의 손님이신가요?"

태석 : "사모님께 실례되는 질문인 것 같은데요?"

영 : "그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는 건 아니에요. 다만 왠지 낯익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 제가 아는 사람인가 해서요."

태석 : "(한숨을 쉰다.) 순수하신 것인지, 순진하신 것인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이영씨가 아는 분이라도 대답해 드릴 수 없고, 모르는 분이라면 더더욱 답해 드릴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

영 : "작은 아빠는요? 집에 계세요? 뭐 하고 계세요?"

태석 : "작은 도련님은 잘…잘 계십니다. 집에요. 혹시나 작은 도련님을 핑계로 사모님께"

영 : "아니오. 그런 거 아니고 정말 궁금해서요. 이런저런 모든 일을 다 제외한다고 해도 가족이니까요. 눈에 안 보였으면 모를까, 살아있다는걸 알고 나니까 궁금한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너무 깊게 이야기는 안 해주셔도 괜찮아요. 그냥 잘 있는지만 궁금해서요."

태석 : "…사모님은 작은 도련님 때문에 지인 분들 만나시는 것도 모두 미루거나 취소하고 계신 상황입니다. 웬만하면 일도 모두 집에서 처리하길 희망하시고요.

제가 대신해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고 있긴 하지만 저나 사모님이 해결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죠. 보통 질병 같은 거요. 의사를 통하지 않고서는 병은 자가치료 하는 게 한계가 있잖아요.

한 달에 한번 기수복 씨가 집으로 왕진을 옵니다. 매달 세 번째 주 목요일이요.

언제까지 왕진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한두 번으로 끝날 것 같진 않네요. 그때만큼은 사모님도 외부일정을 보십니다. 기수복 씨가 약을 제대로 섭취하는지까지 확인하고 집을 나서면 3~4시간 정도 잠이 들거든요.

그때 다들 다 같이 한숨 돌리는 거죠. 그땐 후문이 열려있습니다. 그 시간에 맞춰 배달이 오는 것이 있거든요.

이 정도까지만 답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전 다음 일정이 있어서 이만"

영 : "이런 이야기를 왜 저한테… 잠시만요!"

태석은 영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먼저 자리를 벗어났다.

영은 태석을 뒤따라 가려고 하였으나 걸음이 너무 빨라 중간에 멈추고 말았다.

태석이 영에게 보였던 행동들을 생각해보자면 경자가 영을 밀어내듯, 태석도 영을 밀어내고 거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말투와 표정을 보자면 전혀 얽히고 싶지 않다는 뜻이 정확히 표현되고 있지만 말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은 영에게 도움이 될만한 내용 밖에 없었다.

진성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영이 태석에게 들을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중요한 정보다.

어쩌면 경자 없이 진성과 대면 할 수 있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moon in heaven
Photo by Diego F. Parra on Pexels.com

영의 달 – 130화 / S#2 송화경찰서 [낮] ————-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넣은 이음이 터덜터덜 경찰서 안으로 들어서고 있을 때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음 : "어, 나 지금"

여수 : '예, 팀장님 아~ 갑자기 민원이요? 어쩐지 지금 저도 막 서장님 방에 왔거든요. 얼마나 걸리세요? 5분요? 아, 예 알겠습니다'

이음 : "무슨 소리야 야,고여수"

그렇게 전화는 끊어졌다.
이음은 한숨을 내쉬고는 서장실로 향했다.

아무래도 이음이 자리를 비운 사이 서장이 여수를 불러다 오늘 JU그룹에 다녀온 일에 대해서 말해보라며 닦달하고 있는듯했다.
이음은 본인의 자리에도 들르지 못하고 계단을 올라 서장실 문을 열었다.

서장 : "너는 진짜, 내가 너를 찾으러 다녀야겠어?"

여수 : "아휴 서장님 민원인과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민원인분의 말을 충분히 듣고 공감도 해주고 그래야 저희 이미지도 좋아지고"

서장 : "내가 진짜 너희 때문에 늙는다 늙어. 저놈 하나로도 내가 뒷목이 뻣뻣했는데 고 여수 너까지 와서는 내 속을 더 긁네 긁어. 이러다 내가 제 명에 못 살겠어. 오늘 거기 가서 뭐했는지 이야기나 빨리해봐. 범인은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여수 : "네 뭐, 근데 좀 까다로울 것 같더라고요. 사건 당시에 CCTV도 모두 꺼져있고"

이음 : "전 직원 1:1 면담까지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장 : "그게 무슨 소리야, 면담이라니"

이음 : "주변 공용 CCTV는 여수가 담당할 거고요. 내부자 소행이 아니라는 법 없으니 우선 개인면담 진행일정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협조는 요청해놓은 상황이라 일정 잡히는 데로 저는 다시 들어갈 예정입니다."

여수 : "예? 아니 갑자기 무슨"

이음 : "높으신 양반들께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주십쇼. 어영부영 넘어갈 생각도 없고 확실하게 사건 마무리해서 재벌집 눈치 안 보게 해드리겠다고요"

서장 : "야 양 이음!"

여수 : "아휴 저 형님 진짜. 서장님 걱정하지 마시라는 뜻이니까요. 너무 노하지 마시고. 제가 보고 꼬박꼬박 드릴게요"

서장 : "넌 내가 시킨 일이나 잘해. 저 녀석 감시하는 거 게을리 하지 말라고"

이음은 서장에게  기분나쁘다는 듯 큰소리를 내고선 밖으로 나와버렸다.
화가 난 서장을 달래는 것은 여수의 몫이 되었다.

형사1 : "(자리에서 일어서며)다녀오셨습니까"

자리로 돌아온 이음은 자신에게 인사하는 사람들을 무시한 채 자리에 앉아서 안대를 눈 위에 올렸다.
곧이어 여수가 들어섰다.

여수 : "형님, 아니 팀장님 그냥 그렇게 가시면 어쩌자는 거에요. 예? 아무 말씀 안 하실 거예요?"

이음 : "너는 그냥 주변 CCTV 확인하고 뭐 나오는 거 있으면 알려줘"

여수 : "아니 뭐 수사를 같이 하자는 거에요 말자는 거에요. 서장님한테 다 이야기하실 필요 없다고 치자고요. 저한테는 뭐라도 말씀해주셔야지 면담이야기도 저는 처음 듣고. 저한테 이야기를 안 하시면 제가 중간에서 도와드릴 수도 없잖아요."

이음 : "(안대를 책상에 던지며) 너라도 좀 조용히 할 수 없냐? 아니 수사 처음 해봐? 내가 가닥을 세워줬으면 그냥 하면 되는 거잖아. 이 사건이 다른 사건들하고 다를 게 뭐가 있다고 뭘 말해달라는 거야.

내부인원 소행일 수 있으니 확인해보겠다는 거고, 내부 영상자료가 없으니 외부 영상자료 확인하고 의심될만한 차량이나 사람 없는지 확인해달라는 건데 그게 어렵냐?"

여수 : "아니 뭐…섭섭해서 그렇죠! 섭섭해서! 같이 수사하는 사건인데 공유해주시는 게 없으시니까…"

이음 : "지금 공유했으니까 된 거지 그럼? 이거 그냥 일반 사건들이랑 똑같이 보자고. 말처럼 국회의원이 어쩌고, 구청장이 어쩌고 한다고 범인이 알아서 기어들어와? 그렇다고 다른 사건들보다 두 건을 중요하게 해야 할 의무 있어? 없잖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발 똑같이 수사하자 똑같이"

이음은  여수의 어깨를 몇 번 두드리고선 밖으로 향했다.

지상주차장 한쪽에 놓여있는 자판기에서 가장 저렴한 믹스커피 한잔을 뽑고선 뜨거운 김이 피어나는데도 불구하고  한입에 털어놓고선 종이컵을 구겨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이음 : "돈 대 돈이구먼, 돈 대 돈이야. 이거 돈 없는 사람 서러워서 살겠나 이거. 어휴 더러운 세상"

이음은 가만히 서 있는 쓰레기통을 발로 한번 차고선 자판기 앞에 있는 벤치에 털썩 앉았다.

full moon
Photo by Diana ✨ on Pexels.com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