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23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23화 / S#1 구실동 한강대학성림병원 [낮] ————-
허미의 옆에서 신문을 읽고 있던 성아는 병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열린 문을 통해 영을 안고 있는 성호가 들어섰고, 그 뒤로 물건이 가득 들어있는 듯한 봉투를 손에 든 수현이 들어왔다.
성호는 영을 간호인 침대에 뉘이고선 자신의 외투 또한 덮어주었다.
성아 : "이게 무슨 일이야?"
성호 : "어, 잠깐만"
수현은 성아에게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한 뒤 병실을 다시 나갔고, 성호는 영의 손에 쥐어진 휴대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윤혁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다.
윤혁 : '여보세요?'
성호 : '나야'
윤혁 : '아버지? 아니 아버지가 왜'
성호 : '병원인데 피곤해서 잠이 든 모양이야. 일어나면 집으로 데려갈 테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윤혁 : '아, 병원 간다고 전화를 했었나 보네요. 네 알겠습니다.'
성호는 윤혁과의 전화를 끊고 성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성호 : "저기, 봉투에 먹을 것 들어있으니까 봐바"
성아 : "(봉투를 열어보며) 아니 무슨, 요즘 제과제빵이라도 배우는 거야? 세상에 무슨 빵을 이렇게… 영이는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성호 : "수현이랑 외출하는 길에 만났는데, 피곤했나 봐"
성아 : "아니 그럼 애를 깨워서 올라오지 뭐 한다고 들쳐 안고 들어와? 남들이 보면 뭐라 생각하겠어"
성호 : "뭐라고 할게 뭐가 있어?자는가 보다 하겠지"
성아 : "오빠, 진짜 이상하다. 아니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아무리 안강주랑은 사랑 없고,애정없는 결혼생활이었다지만 처음 보는 사람 같아. 쇼윈도 부부라도 밖에서는 애정전선이 있는 척이라도 하는데 오빠는 척도 안 했잖아."
성호 : "조용히 해. 자고 있잖아"
성아 : "진짜 그놈의 핏줄이 뭔지, 아주 그냥 사랑이 넘쳐 흐르십니다. 안 봐도 손주 바보야. 분명히 나중에 아기 태어나고 나면 출근도 안 하겠어.
우리 윤혁이는 돈 굳었다. 나중에 시터 안 구해도 되겠네, 여기 이미 시터가 준비되어있었어. (봉지를 뒤적이며) 근데 무슨 빵이 죄다 허 여사 입맛이네"
성호는 성아의 말을 무시한 채 잠들어있는 영의 곁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러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수현을 마주쳤다.
수현 : "어? 지금 가시게요? 영 이씨 아니 작은 사모님은요?"
성호 : "내려가자, 윤혁이이게 연락 남겨줘 퇴근하는 길에 영이 데리고 집으로 가라고"
그렇게 성호는 수현과 다시 차에 올라 병원을 떠났고, 영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일어나 성아와 눈을 마주치곤 어색해하다가 금세 빵을 나눠 가지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윤혁이 병원으로 왔고,
성아의 배웅을 받으며 윤혁과 손잡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1층에 도착하니 윤혁이 차를 타고 온 것을 알 수 있었다.
영 : "집에 다녀온 거에요?"
윤혁 : "아니요 회사 차. (보조석 문을 열어주며)언른 타요"
윤혁은 영이 안전띠를 한 것까지 확인하고서야 차를 출발시켰다.
윤혁 : "그 옷은 누구의 것인데 그렇게 손에 꼭 쥐고 있어요?"
영 : "어머 어쩌죠. 고모님 것 인가, 저도 모르게 챙겨 나왔나 봐요 어쩌지"
윤혁 : "괜찮아요. 나중에 돌려 드리면 되죠! 뭐. 우리 차 타고 나온 김에 드라이브나 하고 들어갈까요?"
영 : "저녁 먹어야 하잖아요."
윤혁 : "배고프면 어디 들어가서 저녁 먹죠! 뭐. 그럼 드라이브 출발합니다~"
그렇게 영과 윤혁은 서울 시내를 한 바퀴 돌고서야 집에 들어왔고, 영은 들고 있던 옷을 양희에게 드라이클리닝을 부탁했다.
늦은 저녁,
양희가 드라이클리닝을 맡길 옷가지들을 현관문 옆에 쌓아두었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자신의 옷을 발견한 성호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돌아갔다.

영의 달 – 123화 / S#2 고은동 경자의 집 [밤] ————-
모두가 잠든 늦은 시각.
그 누구도 마음대로 들어설 수 없고 들여다볼 수 없는 곳.
그곳에서 분주한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가 가득 메워졌다.
태석 : "소란스럽지 않게 최대한 조용히 움직여 주세요. 절대 대문 쪽으론 가지 마세요 노출될 수 있으니까. 무조건 뒷문으로만 옮기고 이동하세요."
인부1,2,3,4,5 : "네"
경자의 지하실에 있던 모든 집기와 부속 자제들이 외부와 지하실과 연결된 문 앞에 널브러져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혹여 누군가 듣기라도 할까 봐 그 흔한 바퀴 달린 수레 하나 없이 일일이 손으로 많은 쓰레기와 집기들을 옮기고 있었다.
정원에도 보조 등만 켜 놓은 채 아무 일도 없는 척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경자는 거실불 하나 켜지 않은 채 창밖으로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 경자가 고개를 돌렸다.
진성 : "(기지개와 하품을 하며) 시간이 몇 시인데 거기서 뭐 하세요? 불도 안켜고? "
경자가 대답이 없자 진성은 그대로 주방으로 들어갔다.
진성 : "뭐 전기세 아끼고 좋네요. 아 배고프다. 뭐 먹을 거 없나 (콧노래를 부르며 냉장고 문을 연다.) 반찬들 상태가 영… 진짜 절간이라고 해도 믿겠는데 아야! "
냉장고 속에 머리를 넣고 선 반찬 투정을 하는 진성을 경자가 쫓아와 뒤통수를 손으로 내려쳤다.
진성 : "아이 참, 나. 나 아직 두통 있다니까 왜 이러세요 진짜"
경자 : "두통? 얼어 죽을 놈의 두통"
경자가 진성의 팔목을 휘어잡고선 소매를 팔꿈치까지 올렸다.
서식이 큰 옷을 입고 있던 탓에 큰 힘 들이지 않고 진성의 소매는 올라갔다.
진성의 팔 안쪽에는 진하지는 않지만, 모기에 물린듯 붉은 반점들이 가득했다.
경자 : "(진성의 반점들을 보며 화가 난 듯 씩씩거리며 진성의 뺨을 친다.) 도박에 마약에. 그게 그냥 두통이니? 금단현상이지 네 녀석한테는 처음부터 두통에 좋은 약 주지도 않았다. 그저 해독하는 약만 들이 부은 것 뿐이지"
진성 : "아, 이거 이 여사 아줌마가 수액 놔준 주사 자국인데 진짜 나한테 왜 이래요!"
경자 : "이 여사가 주사 놔준 팔은 반대쪽 팔이다. 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길바닥에 버려진 휴짓조각 같은 놈"
진성 : "싱가포르에서는요 그 휴짓조각 때문에 벌금으로 수백,수천만원이 깨지는 수가 있거든요? 뭘 알고서 말씀하세요."
경자 "그래서, 지금 네가 뭐 하나라도 잘 났다고 말하는 거냐?"
진성 : "아니 제가 뭐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배고파서 밥 좀 먹겠다는데 이게 그렇게 엄마를 화나게 하는 일이에요? 반대로 제가 뺨까지 맞아야 하고요? 우리 같은 편 하기로 한 거 아니었나?"
경자 : "같은 편? 이 세상에 누가 너 같은 인간이랑 편을 하고 싶겠니. 그리고 분명히 내 허락 없이는 2층에서 내려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왜 기어나와. 누가 보기라고 하면 어쩌려고. 너는 이 집에 있지만 없는 거라는 거 모르겠니?"
진성 : "사람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어떻게 이렇게 버젓이 있는데 없는 척을 해요. 그리고 시간이 지금 몇 시인데 누가 집에 찾아온다고요.
그리고 저기 창밖에 보세요. 저 담벼락때문에 훤한 대낮에도 누가 저를 보기라도 할거나 같으세요? 나도 밖이 안 보이는구먼. 애초에 내가 여기 있는 걸 밝히고 싶지 않았으면 의사 선생님도 집으로 부르지를 말지. 거의 뭐 나 여기 있소 하고 현수막 걸어놓은 꼴 아니에요?"
진성은 입을 삐죽 내밀고 뺨을 어루만지며 주방 이곳저곳을 뒤진다.
경자 : "그만 하고 올라가"
진성 : "진짜 배고파서 그래요. 라면 하나 끓여 먹고 올라갈게요."
경자 : "하, 집에 라면 같은 게 있을 리가 있어? 내가 집에 그런 거 사다 두는 거 본적이나 있어?"
진성 : "그럼 어떻게 하라고요. 편의점도 한참 걸어나가야 하는데다가, 중요한 건 집 밖을 못 나가는데!"
경자 : "태석이 불러다 먹을 것 챙겨주라고 할 테니 올라가"
진성 : "(경자를 곁눈질하며 주방을 빠져나간다.) 태석이 좀 그만 괴롭히세요. 엄마 직원이기 전에 제 중학교 동창이거든요? 아들 같은 애를 밤낮 안 가리고 일을 시키니 애가 연애를 할 수 있기를 해, 개인 시간이 있기를 해. 아휴 불쌍하다 불쌍해"
경자 : "온갖 구설수 만들면서 사방에 적을 만드는 네놈보다 너무 올바르게 잘 살고 있으니까 눈곱만큼이라도 태석이 걱정할 생각은 하지도 마.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네 놈은 인생 어찌 살아갈지나 고민해"
진성 : "(계단을 오르며) 네네 알겠습니다 사모님"
경자 : "아휴…"
경자는 계단을 오르는 진성의 뒷모습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정원으로 나가 일 처리를 하고 있는 태석에게 다가갔다.
경자 : "여긴 잠시 내가 보고 있을 테니 밖에 나가서 저 못난 놈 배 채울 것 좀 사다 줘라"
태석 : "지금이요?"
경자 : "그래, 굶겨 죽일 순 없으니 미안하지만 좀 다녀오렴"
태석 : "혼자 계셔도 괜찮으시겠어요?"
경자 : "내가 직접 일하는 것도 아니고, 오래 걸리지도 않을텐데 상관없으니 다녀와"
태석 : "네, 알겠습니다."
태석은 마음이 놓이진 않았지만, 현장에 경자를 남겨두고선 인부들이 이동하고 있는 뒷문을 통해 집 밖으로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