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09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09화 / S#1 고은동 경자의 집 [낮] ————-
영은 머리와 옷을 대충 정리한 뒤, 소파에 앉았다.
영 : "오늘은 모른다. 몰랐다. 그런 식으로 넘어갈 생각 꿈에도 하지 마세요. 제 눈으로 다 봤고, 전 대답을 들어야겠으니까요."
경자 : "하하하"
경자는 영의 말에 이상하리만큼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영은 경자의 반응에 당황스럽기 시작했다.
영 : "뭐…뭐가 웃기세요? 왜 웃으시는 거에요?"
경자 : "뭐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진지해 보이는 네 표정이 너무나도 웃기는구나. 아 몇 년 만에 이렇게 크게 웃어보는지. 그래 나한테 뭐가 궁금하고 하고 싶은 말이 뭐니."
영 : "그럼 이 상황이 보통 상황이에요…? 지금 할머니 지하실에 작은 아빠가, 감옥 같은 곳에 사람이 가둬져 있는 걸 발견했는데 진지한 상황이 아니란 말씀이세요?"
경자 : "(표정이 굳어지며) 내 집에서, 내 아들이 있는데 뭐가 이상하다는 거니?"
영 : "지금 작은 아빠가 그냥 있는 거에요? 죄수처럼 지금 가둬져 있잖아요!"
그때였다.
지난번처럼 경자의 집에서 바람이 부는 듯한 울림이 울렸다.
영 : "전 이게 바람 소리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아니었네. 이거 지금 작은 아빠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는 거였네요. 소리가 울린 거였네. 할머니. 아들 아들 하시면서 어쩜 이렇게 잔인하세요? 작은 아빠가 불쌍하지도 않으세요?"
경자 : "저 녀석이 불쌍해 보이니? 스스로 저 안에 들어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고?"
영 : "네? 사람이 왜 저길 자진해서 들어가요. 저 감옥 같은 곳에?"
경자 : "네가 본 진성이 모습은 어땠니. 정상인처럼 보였니?"
영 : "…물론 옷차림도, 생김새도 엉망이긴 했지만"
경자 : "진성 이는 꽤 오래전부터 아팠다. 네가 나에게 진성이 대해서 물어보기 훨씬 이전부터 말이다."
영 :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경자 : "내가 왜 진성 이를 찾지도 말고, 연락도 하지 말라고 했는지 넌 이해를 못 했겠지. 그리고 지금 너와 진성이냐 만나는 걸 내가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리고 진성이의 소재를 알고 있음에도 말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배신감과 더불어 내가 밉겠지. 안 그러니?"
영 : "…네 맞아요."
경자 : "진성이냐 정신적으로 질환이 있었다는 건 나도 알게 된 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키우면서 정상이 아니라는 건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다. 엄마로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뿐이지. 성인이 되고 나서 혼자 벌어먹고 살 수 있는 능력 정도 되니 어렸을 때 잠깐의 주의력 결핍이었나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 보구나.
그래서 정신병원에 직접 내 손으로 넣을까 하다가 그건 차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지하실에서 이렇게 몰래 보살피고 있었다. 여기 우리 이 여사가 주사를 아주 잘 놓거든. 의사는 일주일에 2번 정도 직접 왕진을 오고, 그 외 시간에는 나와 내 직원들이 돌보고 있다. 너와 진성이냐 만나지 못하게 한 것은 이런 모습을 보면 그 누구라도 충격을 받을 테니 만나지 못하게 한 거다.
내가 처음부터 진성이냐 몸이 안 좋아 내가 몰래 보살피고 있다고 하면 그렇구나 하면서 넘어갔겠니? 내 생각엔 아닐 거 같은데. 저렇게 밤낮없이 소리를 지르고, 누가 누군지 사람 구별도 못 하는걸 보면 어느 정도 이해는 하겠지."
영 : "사람 구별을 못한다고요? 분명 저를 보고 살려달라고 이야기했다고요!"
경자 : "매번 하는 말은 똑같다. 머리가 아프다. 살려달라. 어떤 날은 차라리 죽여달라고도 하지. 직접 한번 보겠니?"
태석 : "같이 내려가시는 건 위험합니다."
경자 : "위험하여질게 뭐 있어. 따라와"
경자는 태석의 말을 무시하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도 경자를 따라 일어나 다시 계단으로 내려갔다.
경자는 진성이 있는 방을 지나, 문이 열려있었던 옆방으로 들어갔다.
카메라와 의자, 컴퓨터가 놓여있는 방은 진성의 방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한쪽 벽면이 투명하게 보였다.
경자 : "경찰서,검찰청에 시공하는 사람이 직접 만들어준 창이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적 있지? 여기선 다 보이지만, 건너편에서는 안 보이는. 소리 좀 켜볼까?"
경자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버튼을 누르자, 진성이 있는 방의 소리가 그대로 들렸다.
진성이 바닥에 주저앉아 흐느끼며 머리가 아프다고 계속해서 울부짖고 있었다.
그리고 문으로 다가가 두드리며 꺼내달라, 살려달라 하고 있었다.
영은 차마 계속 눈뜨고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경자 : "이런 상태인데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니. 세상에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식 아픈 꼴을 남들한테 보여주고 싶겠어. 그러니 너도 여기서 그만하고 돌아가라. 더는 진성 이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도 말고 찾아오지도 말고"
영 : "이야기…해볼수있을까요?"
경자 : "제정신 아닌 것과 이야기해서 무엇을 하게. 제대로 알아듣고 답하는 것도 아닌데 혹여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 뒷감당까지 나보고 하라는 이야기니? 난 그러기는 싫구나"
영 : "잠깐 이라도요. 단 5분 만이라도"
경자 : "안된다. 쟤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분별이 안되는 녀석이야. 말이 전혀 안 통하는데 무슨 고집을 이렇게 부리는지 모르겠구나"
영 : "그럼 어쩔 수 없어요. 작은 아빠가 제정신이든 아니든 전 확인해야 할게 있다고요! 작은 아빠를 찾아다니는…"
경자 : "찾아다니는? 우리 진성 이를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말이니?"
영 : "그…그건 하…말씀못드려요."
경자 : "잠깐 나가 있어"

경자는 태석을 향해 나가 있으라 지시를 하였고, 태석은 한마디를 덧붙이여 입을 열려고 했다가 포기하고선 방문을 닫고 나겠다.
태석이 밖으로 나가자 근처에 있던 의자에 경자는 털썩 앉았다.
경자 : "너 쫓아다니는 경찰이야기를 하나 보구나"
영 : "네? 그게 무슨…"
경자 : "이름이…양이음이라고 하던가. 이름이 특이해서 뇌리에 남는구나 젊은 사람이 끈기도 있고 말이다."
영 : "무슨 말씀인지 도통 모르겠어요."
경자 : "넌 꼭 순진한 얼굴을 하고선. 네가 입 다물고 있으면 상대방은 아무것도 모를 거라 착각하며 사는 것 같은데.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는단다. 내가 단순히 진성이냐 집에 찾아왔기에 여기 데리고 있는 줄 알고 있는 거니?
내 나이 정도 되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것들도 알게 되고, 마음먹고 알아보고 싶은 게 있다면 남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빠른 시간에 많은 양을 알게 되기 마련이란다.
내가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니 지금 네가 나에게 해야 할 말은 단순히 진성이와 대화하고 싶다가 아니라, 이런 일이 있는데 알고 있는지. 그것에 대해서 진성이랑 대화를 해본 적이 있는지 다시 물어야겠지? 한번 해보겠니?"
영은 경자의 갑작스러운 발언에 현기증이 나는듯했다.
영 : '할머니가 다 알고 있어. 작은 아빠가 아빠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것도, 경찰이 작은 아빠를 쫓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는 거야. 다 알고 있으면서 날 떠보는 건가? 내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하는 속셈인 걸까?
여기서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면 할머니는 곧 죽어도 작은 아빠를 경찰에 넘기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아빠의 죽음에 의문이 있다면 난 그것을 꼭 풀어 야만 해. 그래야 아빠의 억울함도 푸는 거니까. 아빠의 죽음만이라도 억울하지 않게. 깨끗하게 해줘야 해.'
영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경자를 한참이나 쳐다보다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
영 : "…경찰이 절 찾아온 건 맞아요. 작은 아빠를 찾고 있다고 말했었고요. 할머니께 말씀드리지 않은 이유는 충격받으실까 걱정…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할머니가 알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할머니가 재편이 아닌 것도 너무 잘 알고 있고, 작은 아빠와 제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