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의 달 – 106화 / 드라마 웹 막장 소설 추천

영의 달 – 106화 / S#1 고은동 J.U.자택 본관 [낮] ————-
양희 : "일찍 왔네? 물 한잔 올려다 줄까?"
집으로 돌아온 영은 살갑게 마주한 양희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급하게 계단을 오른 영은 방으로 들어와 휴대전화기를 찾았다.
윤혁의 문자와 부재중 전화표식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경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되돌아 오는 것은 끊없이 이어지는 신호음과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간다는 기계음 뿐이었다.
하지만 영은 계속해서 다시 전화버튼을 계속해서 눌렀다.
양희 : "얘, 너 왜 그래. 얘. 영아! 정신 좀 차려!"
양희가 영의 손에 들려있는 휴대전화기를 빼앗고 나서야 영은 정신이 들었다.
영 : "실장님…"
양희 : "(영을 침대에 앉히며) 그래 왜. 너 왜 그러는데. 귀신이라도 봤어? 식은땀 좀 봐 (영의 이마를 닦아준다.) 너 신발도 그냥 신고 들어왔어. 이리 와봐. 왜 이렇게 정신이 없어. 응? (영의 신발을 벗긴다.)"
영 : "실장님 죄송한데 저 무,물한잔만 마실 수 있을까요?"
양희 : "어? 어. 그래 잠깐만 기다려. "
양희가 그렇게 영의 신발을 가지고 나갔다.
영은 방금 본 게 무엇인지 정확히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영은 계속 방안을 서성거리며 윤혁이 퇴근해오길 기다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창밖만 계속해서 바라보던 영은 방문이 열리자마자 윤혁을 끌어당겼다.
윤혁 : "어, 영 이씨 왜 그래요."
영 : "(윤혁의 의자에 앉히며) 얼른 앉아봐요. 윤혁씨."
윤혁 : "할 말 있다더니 그것 때문에 그래요? 급한 거에요? "
그렇게 영은 심호흡을 한 뒤 오늘 낮에 보았던 것을 윤혁에게 설명했다.
윤혁 : "그게 정말이에요? 작은아버님이 확실해요? "
영의 이야기를 들은 윤혁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영 : "할머니가 진성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고, 할머니도 많이 당황하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전화도 받지 않으시고, 집에 찾아가서 계속 호출했는데 아무도 대답이 없었어요. 무슨 일인지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한데 연락이 안 되니까…윤혁씨 내일 주말이니까 괜찮으면 지금 같이 할머니 댁에 가볼래요? 안 좋은 기분이 드는걸 떨칠 수가 없어요. "
윤혁 : "혼자서 많이 걱정했을 텐데, 우선 잠깐은 진정하고. 아버지 계시니까 우리 저녁 먹고 움직여봐요. 우리가 갑자기 나가면 아버지도 무슨 일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실 거예요. 저녁 먹고 산책 다녀온다고 하고 나가 봐요 우리."
영 : "너무…늦는건 아니겠죠?"
윤혁 : "늦게 방문하는 게 실례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나은 선택일수도 있어요. 지금은 외출하셨을 수도 있잖아요. 걱정되고 궁금한 마음 아는데 내가 왔으니까 조금은 진정하고, 우리 조금 있다 출발해요. 알겠죠?"
윤혁의 대답에도 여전히 불안해하는듯한 영의 모습을 보며 윤혁은 안쓰럽다는 듯 영을 안아주고 다독여주었다.
이후 영과 윤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성호와 조용히 식사를 진행했다.
영은 거의 밥을 먹지 못했고, 윤혁은 성호가 눈치채지 못하게 요령껏 영의 눈치는 보며 밥을 먹는 척했다.
성호 : "내일 성아랑 교대하는 거지?"
윤혁 : "네? 아, 네. 집에서 챙겨올 것 있으시다고 해서 점심 이후에 잠깐만 봐달라고 하셔서 금방 올 것 같아요."
성호 : "이왕이면 집에 들른 김에 잠이라도 편하게 한숨 자고 오라고 해. 낮에 일정 있는 것 마무리되면 나도 병원으로 갈 테니까."
윤혁 :"그, 그럴게요. 경자에게 안 오셔도 괜찮아요. 제가 늦게까지 있죠! 뭐."
성호 : "그럼 오늘 저녁 먹고 일찍 쉬자"
윤혁 : "(기다렸다는 듯이) 밥 먹고 영이 씨랑 산책 좀 다녀오려고요! 가까운 공원이라도. 바람 좀 쐬어야 할 것 같아서요. 어휴, 저도 오늘 온종일 사무실에만 있었더니 몸이 좀 뻐근해서요"
성호 : "그래? 근처에 갈만한 공원이 있던가? 같이."
윤혁 : "내일 일정 있으신 거 아니에요? 금방 다녀올 거라 걱정 마세요."
윤혁은 혹시나 성호가 같이 나가잔 말을 꺼낼까 봐 다급하게 금방 나갔다 올 거라고 말을 덧붙였다.
성호는 아무런 말 없이 남은 식사를 마무리했고, 일어나 서재로 들어갔다.
가슴을 쓸어내린 윤혁이 영을 식탁에 두고선 2층으로 올라가 겉옷을 챙겨왔다.
그리고 문소리가 크게 들릴까,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왔다.

영의 달 – 106화 / S#2 고은동 경자의 집 [밤] ————-
한낮의 달리기로 기력이 모두 소진한 경자는 진성이 다시 지하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침실로 돌아가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악몽이라도 꾼 듯 기겁하며 일어났다.
창문 밖으로 해가 지고 있었다.
머리를 매만지고 자리에서 일어난 경자가 거실로 나가자 검은 양복을 입은 직원들이 소파에서 일어났다.
경자 : "아니야 앉아있어. 진성 이는?"
항상 경자의 곁에 있던 비서처럼 보이는 남자가 다가왔다.
태석 : "지하실에 있습니다. 사장님 낮에는…"
경자는 식탁에 있는 물컵에 물을 한가득 담아 벌컥 들이켰다.
경자 : "낮에는 내가 너무 방심한 모양이야. 밥 한술 제대로 못 뜨기에 올려와서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이려다 된통 당한 거지."
태석 : "저랑 있을 때 올라오시지, 만약 제가 때맞춰 오는 길이 아니였다면 정말 큰일 날뻔했습니다."
경자 : "잡았으면 된 거지 뭐. 그래. 그래서 지금은 다시 묶어놨나?"
태석 : "방문만 걸어 잠가놨습니다. 그나저나 사장님. 거처를 다시 경기도로 옮기는 게 났지 않을까요? 손녀분이 보신 것 같은데"
경자 : "저 녀석 그럼 수면제를 또 먹어야 할 텐데. 그러다 사고라도 생겨 병원으로 보내야 하면 그게 더 큰 일이야. 다행히 이 여사가 간호조무사 자격증이 있어 주사 놓는 건 가능하지만, 그 이상으로는 힘들어"
태석 : "그럼 그냥 두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경자 : "집에 찾아온 녀석을 잡으려다 다시 놓쳤다 둘러대면 그만이야. 눈치를 챈 것인지 무엇인지, 전화도 여러 번 했던데 내가 따로 만나서 이야기하면 되니 집 근처에서 혹여나 보이면 바로 이야기해"
태석 : "네, 알겠습니다."
띵동-.
그 사이 조용하던 경자의 집안에 인터폰 소리가 울렸다.
태석은 급하게 벽에 설치된 카메라 화면을 확인했다.
태석 : "…손녀 분이신 거 같은데요. 돌려보낼까요?"
경자 : "…"
태석 : "사장님?"
경자 : "…다들 지하로 내려가. 내가 직접 이야기하지"
그렇게 태석을 포함한 직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지하실로 내려갔다.

영 : "한 번 더 눌러볼까요?"
윤혁 : "아니에요. 조금만 더 기다려봐요. 집안에 누군가 있다면 대답은 할 거에요. 시간이 조금 늦긴 했지만 보통의 집이라면 이제 막 저녁 식사가 끝났을 시간이니까요. "
영 : "혹시 집에 아무도 없는 건 아닐까요?"
윤혁 : "정원에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니 아무도 안 계실 수도 있긴 한데, 밖에서는 안이 잘 안 보이니 확신이 서지는 않는데… 잠깐만요 영 이씨 카메라에 불이 들어왔어요. 누가 인터폰을 본 모양이에요."
윤혁이 인터폰 쪽을 향해 가까이 다가오려는 순간.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의 잠금장치가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윤혁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문을 슬쩍 손으로 밀자 느리지만, 대문이 열렸다.
윤혁 : "영 이씨 잠깐만요!"
대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한 영은 윤혁이 말릴 틈도 없이 대문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윤혁도 영을 따라 들어갔다.
영은 현관문 앞까지 도달해 열려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문 손잡이를 잡고 문을 벌컥 열었다.
다행히도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어두컴컴한 집안의 분위기가 영을 맞이했다.
거실에도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불이켜져있는곳은 주방 쪽이었다.
영은 윤혁이 집안에 들어왔는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방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역시나 주방에 경자가 서 있었다.
인덕션 위에는 찻주전자 하나가 증기를 내뿜고 있었다.
경자는 찻추전자를 천천히 들고 꽤 큰 머그잔에 뜨거운 내용물을 따랐다.
커피처럼 보이는 내용물이 머그잔 안으로 쏟아져 내리며 수증기와 함께 공기 중으로 무거운 냄새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경자 : "한약은 너무 뜨겁게도, 차갑게도 먹으면 안된다는 거 알고 있니? 몸에 열을 내는 성질의 약재가 들어있는 한약을 이처럼 뜨겁게 해서 마시면 두통이 심해진단다. 하지만 쌍화탕은 뜨겁게 먹을수록 좋지.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앉아라."
경자는 영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선 머그잔을 그대로 인덕션 앞에 두고선 거실로 나섰다.
뒤늦게 들어온 윤혁이 경자와 마주쳤다.
윤혁 : "밤늦게 죄송합니다 할머님."
경자 : "이쪽으로."
경자가 먼저 소파에 앉았다.
하지만 영은 소파에 앉지도 않고 선 채로 경자에게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영 : "전화는 왜 안 받으셨어요? 낮에 제가 본 사람. 작은 아빠 맞는 거죠? 찾으신 거에요? 찾으셨으면서 왜 연락 안 주셨어요? 제가 꼭 만나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지금은 어디 있어요? 집에 있어요? "
윤혁 : "영 이씨 우선 앉아봐요. 네?"
경자 : "한 번에 하나씩 하자. 나도 아직 정신이 없구나"